경제

데이터로 본 경제지표의 비동조화: 고용 둔화와 소비 개선의 심층 분석

2025년 11월 기준, 한국 경제는 고용 시장의 뚜렷한 둔화세와 민간 소비의 완만한 개선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비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비상계엄 1년’이라는 특수 환경 속에서 발생한 경제적 변동의 복합적 결과로 해석된다. 현재 발표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거시 경제의 안정성 평가에 있어 보다 면밀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먼저 고용 시장의 세부 지표를 살펴보자.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8만 5천 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최근 3년간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 폭인 25만 명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이며,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 4만 명, 건설업 부문에서 1만 5천 명의 감소세가 관측되었다. 주요 산업군의 생산성 증대 노력과 자동화 확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20대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3만 명 감소하여 청년 고용 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반면,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5만 명 증가하며 고령층 경제활동 참여가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이는 질적 측면에서 안정적인 일자리 증가로 보기 어려운 통계적 왜곡 가능성을 내포한다. 전체 실업률은 3.2%로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으며, 경제활동참가율은 63.5%로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임금 근로자 중 상용직 비중은 71.5%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반면, 임시직 및 일용직 비중은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상승하여 고용의 질적 측면에서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음이 데이터로 확인된다.

반면, 소비 지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10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14.2(2020=100)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6조 5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1% 급증하여 비대면 소비의 확산이 두드러졌다. 백화점 매출액은 2.5% 증가, 대형마트 매출액은 1.8% 증가하며 오프라인 유통 채널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서비스 소비는 더욱 활발했다.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3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9% 증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이는 해외여행 및 레저 활동 관련 지출이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한 데 주로 기인한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3.5포인트로, 6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상회하며 소비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음을 통계적으로 뒷받침한다. 이러한 소비 개선세는 ‘비상계엄 1년’ 동안 누적된 억눌린 소비 심리(pent-up demand)가 일부 표출되고, 특정 계층의 자산 시장 호조에 따른 자산 효과가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예를 들어, 주택 및 주식 등 자산 시장의 가치 상승은 고자산층의 소비 여력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고용과 소비 지표의 엇갈린 움직임은 경제 구조의 심층적인 변화와도 연관된다. 첫째, 산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전통 산업 부문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으나, 신규 서비스 및 플랫폼 경제의 성장이 고용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하는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둘째, 코로나19 팬데믹 및 비상계엄 기간 동안 강화된 디지털 전환이 특정 고숙련 직종에 대한 수요는 높였지만, 저숙련 및 비정규직 일자리의 축소를 가속화하여 고용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셋째, 가계 부채 부담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정부의 간접적 소비 진작 정책이 더해지면서 소비는 일정 부분 방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계적으로 보면, 소득 최상위 20% 가구의 소비 증가율이 최하위 20% 가구보다 약 1.5배 높은 현상으로 관측된다.

결론적으로, 현 경제 상황은 고용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소비 시장의 일시적 회복세가 공존하는 복합적인 양상을 띤다. 고용 지표의 지속적인 둔화는 장기적으로 가계 소득 기반을 약화시켜 소비 개선세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 반면, 소비 심리 개선은 경제 활성화의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소득 및 자산 격차에 따른 양극화 심화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 정부와 정책 당국은 이러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고용 시장의 질적 개선과 포용적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고용 취약 계층 지원 확대 및 미래 유망 산업 분야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 확대가 시급하며, 이는 단순한 소비 진작을 넘어 경제 전반의 건전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정세라 (sera.jung@koreanews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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