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카타 국내 허가, CAR-T 시장의 확장과 지속 가능한 혁신을 향한 과제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의 CAR-T 세포치료제 ‘예스카타(악시캅타진 실로루셀)’가 국내 허가를 획득하며 한국 항암 치료 영역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노바티스의 킴리아, BMS의 브리얀지에 이어 세 번째로 등장한 이 혁신 치료제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성인 환자들에게 강력한 치료 대안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 눈부신 과학적 성과 이면에는 환자 접근성, 막대한 비용, 그리고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이라는 복합적인 질문들이 놓여있다.

CAR-T 치료는 환자 자신의 T세포를 채취,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하도록 유전적으로 재설계한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고도로 정교한 면역 세포 치료법이다. 기존 항암 화학 요법이나 표적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던 난치성 혈액암 환자들에게 완치에 가까운 드라마틱한 반응률을 보여주며 ‘꿈의 치료제’로 불려왔다. 예스카타 역시 2차 이상의 전신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하거나 반응하지 않는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들에게 완전 관해율을 높이고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임상적 유용성을 확실히 입증했다. 이는 말기 암 환자들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임에 틀림없다.

국내 CAR-T 치료제 시장은 2021년 킴리아의 첫 허가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으며, 브리얀지의 합류로 선택지가 확장되었다. 여기에 예스카타의 등장은 경쟁 구도를 심화시키고, 나아가 치료 옵션의 폭을 넓히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동일 질환군 내 복수의 혁신 치료제가 존재한다는 것은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시장 경쟁을 통해 약가 합리화를 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내포한다. 글로벌 CAR-T 시장은 2023년 기준 40억 달러를 넘어섰고, 2030년에는 2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 역시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성장할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혁신의 빛 뒤편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단연 ‘비용’이다. 예스카타를 포함한 CAR-T 치료제는 1회 투여에 수억 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의약품이다. 이는 개인의 경제적 부담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이며, 사회적, 국가적 차원의 지원 없이는 대다수 환자에게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킴리아의 경우, 국내 허가 후 급여 적용까지 2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었고, 이 기간 동안 수많은 환자들이 절망 속에서 치료 기회를 기다리거나 결국 상실해야 했다. 예스카타 역시 유사한 급여 심사 및 협상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치료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부와 제약사의 노력이 절실하다.

더욱이 CAR-T 치료는 단순한 약물 투여가 아닌, 고도의 전문 인력과 첨단 설비를 요구하는 복합 의료 행위이다. 환자 T세포의 채취, 해외(또는 국내 위탁) 운송, 유전자 조작 및 배양, 품질 관리, 그리고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일련의 과정은 극도의 전문성과 세심함을 요한다. 또한,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나 신경독성(ICANS)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숙련된 의료진과 특수 병상, 집중 치료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에는 소수의 상급종합병원만이 이러한 CAR-T 치료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지역별 치료 접근성 불균형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혁신 신약의 가치를 인정하고 신속하고 합리적인 급여 결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제한된 재원 내에서 최대한 많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국내 바이오 기업의 CAR-T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여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제조 단가를 인하하며 치료의 문턱을 낮추는 장기적인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동종유래 CAR-T(allogeneic CAR-T)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통해 개인 맞춤형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범용성을 높이는 연구 지원도 필수적이다.

예스카타의 국내 허가는 분명 한국 의료의 진보를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그러나 이 승리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그 혜택이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필요한 환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야 한다. 첨단 바이오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그 혜택을 향유할 환자들의 절박한 요구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혁신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환자 중심의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 최민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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