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넉넉한’ 아산시: 기업실적과 도시개발이 이끈 재정 풍요의 명암

아산시의 곳간이 두둑해졌다. 2024년 상반기, 아산시는 역대 최대 수준의 세입 성장을 기록하며 자치단체 재정자립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직전 연도 대비 15% 내외 증가한 세입규모는 두말할 나위 없이 지역경제의 활력을 방증하는 동시에, 기업투자 유치와 지속적인 도시개발 효과가 실체화됐음을 시사한다.

거시적으로 살펴보면, 아산시는 현대자동차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굵직한 제조업 대기업의 재투자 및 공장 신·증설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올랐다. 실제로 2023~2024년 사이만 놓고 봐도, 기업소득세, 법인지방소득세, 취득·재산세 등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올해 아산시의 지방세 수입은 5730억 원에 달하며, 전년 동기의 4950억 원에서 크게 도약한 수치다. 기업 실적의 ‘선순환’이 지역 재정에 미친 파급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라 할 것이다.

도시개발의 낙수효과도 주목할 대목이다. 아산 탕정2지구 등의 신도시 인프라 확충, 복합물류 및 산업단지 개발 가속화는 아파트 공급 증가와 인구 유입을 동반하고 있다. 지난해 아산시 인구는 순증세(약 6000명)로 전환됐으며, 2030년 인구 40만 명 달성 목표가 한층 현실성 있게 다가왔다. 연구에 따르면, 도시개발은 단순한 부동산 시장 가치 상승에 그치지 않고, 임대료, 교통수입, 각종 서비스 소비 확대 등 일련의 관련 산업 성장을 견인한다. 결과적으로, 아산시는 지속적인 재정 투입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 즉 ‘투자-재정 확충-사회기반 확장-경제 활성화’의 고리를 형성 중이다.

그러나 풍족한 곳간 이면에는 구조적 과제 또한 공존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우선, 대기업 위주 고용 및 세수구조의 편중은 특정 기업이나 업종의 경기 변동, 혹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지역사회가 맞을 수 있다는 위험 신호다.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차 등이 예상치 못한 글로벌 생산차질이나 인건비 압박, 투자 둔화를 맞을 경우 아산시 재정 기초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날 수 있음은 최근 신성장산업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여타 지방자치단체들의 선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부동산 중심 도시개발 또한 교통망, 환경오염, 원도심 공동화 등 중·장기적 경고음을 울린다. 도시외곽 위주 택지개발과 물리적 인프라 확장에 집중할 경우, 기존 시가지의 침체 그리고 전입 인구와 서비스 수요 불일치가 행정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미 아산시 남부권 일부 구도심에서는 소상공인 폐업률 상승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도서지역 소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곳간이 두둑하다’는 인식 하에 공공사업 무분별 확대, 보조금 과다 지원 등 정책적 루즈니스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경계 대상이다. 실제 최근, 일부 시·군에서는 세입 증가에 취해 합리적 배분보다는 지역 정치적 계산이나 단기 실적 부풀리기에 치중한 사례가 관찰됐다. 자칫 투명한 재정운용과 성과기반 정책이 실종되고, ‘선심성 복지’, 정치성 행사 예산 등이 늘어날 경우 세입 성장의 본질적 가치는 퇴색한다.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아산시는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중소·벤처기업, 신성장 서비스업, 녹색산업 등으로 산업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장기 전략을 다급히 모색해야 한다. 둘째, 재정수입 증대 부문을 주민 복지, 환경질 개선, 디지털 인프라 등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선투자’로 연계하는 중장기 예산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셋째, 개발로 인한 이익을 원도심 재생,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구축 등 균형발전에 우선 할당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담보해야 한다.

더 나아가 아산시 사례는 ‘지방재정 선순환’의 대표적 모델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 도사린 위험 요인 관리는 무엇보다 정밀한 시각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업실적과 도시개발의 가파른 상승 곡선 뒤에서, 아산시가 추구해야 할 궁극의 목표는 ‘우리 모두의 삶이 나아지는 도시’, ‘균형 있고 지속가능한 곳간’임을 재차 강조한다. 2024년, 아산의 경험은 대한민국 지방재정 혁신의 성패가 구체적이고 치밀한 관리와 미래지향 전략에 달려 있음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 서지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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