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계엄’ 발언의 파장: 지지율 변동성과 정치 양극화 지표 분석
2025년 12월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정례 브리핑에서 특정 정치세력을 겨냥해 “계엄을 위해 전쟁을 유도한다”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의 직접성과 강도는 즉각적으로 국내 정치 지형의 각종 계량 지표를 급격히 변동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발언 직후 넥스트리서치가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전국 성인 1,008명, 무선 RDD,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결과는 현 상황의 단면을 수치로 보여준다. 대통령 발언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물은 결과, ‘동의한다’ 38.7%, ‘동의하지 않는다’ 55.1%로 부정 여론이 16.4%p 높게 나타났다. ‘잘 모름/무응답’은 6.2%였다.
주목할 지점은 응답의 극단적 분포다. 스스로를 진보 성향이라 밝힌 응답자의 79.2%가 ‘동의’를, 보수 성향 응답자의 88.5%가 ‘부동의’를 선택해 이념 성향별로 응답이 거의 완벽하게 분절되는 현상이 관측됐다. 이는 우리 연구소가 산출하는 정치 양극화 지수(Political Polarization Index, PPI)를 전주 대비 0.07포인트 상승한 0.85로 끌어올렸다. 이 수치는 22대 총선 직전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0.81)를 경신한 것으로, 정치적 대화와 타협의 공간이 사실상 소멸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정치 지형의 키를 쥔 중도층에서는 ‘동의’ 24.5%, ‘부동의’ 61.3%로 부정적 기류가 뚜렷해, 발언의 외연 확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도 호남(동의 75.1%)과 영남(부동의 79.8%)의 응답이 첨예하게 갈렸다. 수도권에서는 ‘부동의’가 59.5%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이번 발언은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1월 4주차 한국갤럽 조사에서 39%를 기록했던 긍정 평가는 ‘핵심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이탈’이라는 상반된 두 힘의 충돌에 직면했다. 과거 20년간의 대통령 발언과 지지율 변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모델에 따르면, ‘안보 위기’와 ‘내부의 적’ 프레임을 결합한 강성 발언은 2주 내 핵심 지지층(40-50대, 수도권 거주)의 지지율을 평균 4.3%p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중도·무당층(20-30대 및 60대 이상, 비수도권)에서는 평균 6.8%p의 지지율 하락을 유발했다. 이번 사안의 경우, 발언의 강도를 고려할 때 변동폭은 이보다 클 수 있다. 본 모델은 향후 1개월간 대통령 지지율이 단기 급등 후 36-38% 범위에서 재조정될 확률을 65%로 예측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경제 지표로 즉각 전이됐다. 2일 KOSPI 지수는 장중 1.5% 하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으로 전일 대비 7.2원 상승 마감했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한국의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역시 4bp(1bp=0.01%p) 상승하며 최근 18개월 내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전략연구원(KESI)은 긴급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로 인한 ‘정치 리스크’가 2026년 1분기 GDP 성장률을 최대 0.15%p 하락시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회 운영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접어들었다. 현재 22대 국회는 여당 169석, 야당 128석 구도로, 여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으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요건인 180석에는 미치지 못한다. 대통령의 발언은 야당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하며 2026년도 예산안 및 28개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 채널을 전면 중단시켰다. 3분기 45.1을 기록했던 국회 협치 지수(Legislative Cooperation Index, LCI)는 4분기 잠정 38.2로 급락, 22대 국회 개원 이래 최저치 경신이 확실시된다. 향후 정국의 최대 변수는 이번 발언에 대한 대통령실의 추가 입장 표명과 중도층 여론의 최종적인 방향성이다. 데이터상으로 뚜렷하게 관측되는 중도층의 정치 혐오 심화가 내년 4월 재보궐선거 투표율에 미칠 영향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현재 예측 모델은 중도층 투표율이 기존 전망치보다 5%p 하락할 경우, 수도권 3개 경합 지역에서 여당의 패배 확률이 15%p 이상 높아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결국 향후 2주간 발표될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35% 선을 방어하는지 여부가 단기 정국의 흐름을 결정할 핵심 지표가 될 것이다.
— 정우석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