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 국제안보의 전략적 함수: 조지메이슨대 국제안보 심포지엄의 진단

조지메이슨대 안보정책연구소가 주최한 제6차 국제안보 심포지엄은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동아시아, 특히 한중일 삼국을 둘러싼 안보 구조의 민감한 변화를 점검하는 의미 있는 무대로 자리잡았다. 다양한 국적의 전문가들과 정책 결정자들이 집결한 이 심포지엄은 기술 경쟁, 경제 안보, 북핵, 신냉전 등 동시다발적으로 얽힌 변수들을 고해상도로 조명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의 거듭되는 패권적 움직임 속에서 이들 각국은 자신의 국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략적 행보를 치밀하게 조율하며 동북아의 전략적 판도에 중층적인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한미일 안보 협력의 심화와 미중 전략경쟁의 격화는 동북아 정세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정교화하며 중국 견제의 파이를 확장하고, 중국은 경제·군사 양면에서 안보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헌법해석을 통한 방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한국 역시 3축 체계 강화와 대북 확장억제 논의에 현저한 무게 중심을 실었다. 이는 단순한 국가 간 대응을 넘어, 첨단기술·경제안보·에너지 패권까지 유기적으로 얽히는 다차원적 게임의 연속이다.

심포지엄의 한 축은 ‘신기술과 안보의 접목’이었다. AI, 양자컴퓨팅, 사이버전 영역에서 국가간 협력·경쟁이 한층 더 노골화되고 있음이 공론화됐다. 산업과 군사기술의 경계가 흐려진 가운데, 첨단기술에 기반한 비정형 위협이 국가안보 담론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IT 굴기 및 양자컴퓨팅 투자, 미국·일본의 반화웨이 반도체 동맹, 한일 간 반도체 공급망 협력 등이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었다. 이는 안보 문제에 산업정책, 그리고 외교 전략까지 복합적으로 결합시키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시사한다.

동아시아의 미묘한 균형감각은 북핵 문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북한의 군사행동 양상은 한미일에 대한 위협 수준을 끌어올리고, 중국·러시아는 북한을 완충지대로 활용하며 전략적 협상 카드를 쥐고 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북핵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와 맞닿아 있다. 이런 다자적 역학 속에서 한국은 스스로의 국방역량 강화뿐 아니라, 미중 양대국 간 외교적 재량폭을 넓혀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동북아 안보구조의 불안정성은 에너지, 식량, 고급 인재 등 보이지 않는 안보 자산을 둘러싼 경쟁에도 반영된다. 최근 일본의 반도체 투자 강화, 중국의 희토류·전기차 배터리 독점, 한국의 2차전지 핵심소재 개발 등은 단순한 경제정책을 넘어 안보 전략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복합안보의 흐름 속에서 한중일 3국 간 갈등-협력의 변곡점은 유동적이라는 것이 중론이지만, 각국이 안보를 근거로 한 내셔널리즘을 정치적으로 동원할수록 상호신뢰 기반의 전략적 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중미일 3각 구도의 지속 가능성과 동북아 각국의 현실적 선택지 변화이다. 미중 간 신냉전이 장기화되고, 일본과 한국의 군사·산업 협력이 동시에 진전될 경우, 중국은 북한·러시아와의 유대 및 내재적 역량강화로 대응할 것이며, 이는 동아시아 안보환경을 더욱 복잡다단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한 변환기는 자국 중심적 대응만으로 위기 해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대외정책 다변화와 실용주의적 안보전략 마련이 점차 필수로 대두되고 있다.

결국 국제안보 심포지엄이 보여준 논점은 ‘불확실성의 시계’ 속에서 안보·경제·기술이 동종교배하듯 결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국은 미세한 전략조정과 다각적 협상을 병행하며, 단순한 동맹이나 대립 구도로 설명할 수 없는 변수가 곳곳에 잠재된다. 이 모든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한국, 중국, 일본은 각자의 경로 의존성과 현실주의적 유연함을 동시에 시험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감정적 대응이나 단선적 전술 대신, 장기적 시계와 다층적 협상 역량이 곧 국익의 관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심포지엄은 단호하게 시사한다. — 천유빈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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