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권력, 허위뉴스의 부메랑—법정에 선 기자와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
거짓은 언론의 이름을 탈 때, 민주주의의 신뢰에 균열이 생긴다. 총선 후보자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허위기사를 쓴 기자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24년 총선을 목전에 두고 사회는 다시 한 번 언론의 부패와 진실 왜곡이라는 고질병 앞에 직면했다. 법원이 명시한 허위보도 사건의 타임라인을 추적하면, 기사 생산, 유포, 여론 조작, 정치적 오남용까지 한 치의 오차 없이 ‘구조화된 비리 시스템’이 웅크리고 있었다.
법정은 단순한 기사 하나를 문제 삼지 않았다. 해당 언론인이 거짓을 알고도 출처를 조작하고 내부 검증 시스템을 철저히 무시한 과정, 정치세력과의 커넥션, 혹은 취재 윤리의 붕괴 등 일련의 ‘부패 사슬’을 신랄하게 지적했다. 기사 하나가 공당 후보의 명예와 경선 분위기를 짓밟았다. 언론의 이름으로 횡행하는 허위사실, 여기서 누가 이득을 챙기는가? 언론사 경영진의 방조, 지면 조회수와 광고 수익을 앞세운 선정주의, 정치 진영과의 이익교환—이 모든 사슬이 반복된 결과였다.
이번 판결은 표면적으로 한 개인 기자의 일탈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은 훨씬 넓고 깊다. 단일한 책임으로 한정시키는 전략은 언제나 구조의 교묘한 자기보전술이다. 2020년대 이후 한국 언론의 허위·왜곡 보도 적발 건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인다. ‘팩트체크’라는 허울 좋은 명칭 아래 언론사는 여전히 내부 감시 시스템을 교묘히 회피하고 있다. 포털 실시간 검색어 조작, 위장 취재원 개입, 정치 공방과 결탁된 단독 보도, 일부 기자들의 비선 취재로 인한 사법 처리 사례들은 수십 건이 넘는다. 그러나 경영진, 데스크의 책임 인정은 드물고, 일선 기자들이 ‘희생양’이 되는 패턴이 반복된다.
인터넷의 폭증, 1인 미디어의 확산으로 언론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졌다. 신뢰의 붕괴가 가져오는 사회적 손실은 상상 이상이다. 이번 사건은 ‘한 명의 기자’를 떠나, 누구에게 정보 권력을 허용할지가 민주적 통제의 핵심임을 일깨운다. 허위뉴스가 생산·유통된 이후 시정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역시 이 기회를 틈타 각종 음해공작과 정보전 유포를 공식적으로 ‘언론의 자유’로 포장한다. 법원이 반복해서 ‘징역형’을 경고하는 것은 단순한 사법적 처벌을 넘어, 언론생태계 전체에 정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KBS, MBC, YTN 등 방송3사의 최근 5년간 허위·왜곡 보도 재발 사례를 보면, 구조적 문제는 개별 기자의 일탈을 넘어 편집 과정, 조직 문화, 자본-정치 결탁에까지 뿌리를 두고 있다. 실질적 윤리감시기구의 독립적 권한, 언론사 내부 고발시스템의 실효성, 정치자금 및 광고 수위에 대한 법적 투명성—the 숙제는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이제 언론인 개인의 명예 실추를 넘어서, ‘사회적 진실’이 오염되고 한국 민주주의가 퇴보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아들여야 할 때다.
허위기사는 더 이상 일탈이 아니다. 선거의 공정성, 사회 신뢰, 시민의 알 권리 그 자체를 잠식하는 구조적 질병이다. 언론은 권력에 대한 견제자여야 하며 동시에 스스로의 부패에 대해서도 가장 먼저 냉혹해야 한다. 선거 국면, 날선 이익 앞에서 우리는 늘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누가 이득을 보았고, 그 구조는 왜 교정되지 않는가?”
허위뉴스 심판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첫 단추는 실체적 진실에 대한 집요한 추적, 감춰진 커넥션 해체, 은폐된 구조적 이익의 낱낱이 드러내는 투명한 탐사보도에 있다.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는 언제나 시민의 눈과 비판적 언론에 있다. 모두가 묻고, 모두가 들여다보아야 한다. 언론의 혁신은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의 과제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