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내란세력·헌정 파괴’ 발언 파장, 입법권력 충돌 속 사법기관의 역할 재조명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불거진 일련의 정치적 갈등 상황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내란세력’, ‘헌정 파괴’ 등 극단적인 언사를 동원하며 비판했다. 야당의 입법 독주를 넘어선 탄압이라고 규정하며 현 사태의 본질이 민주당의 헌정 질서 파괴에 있다고 직격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정쟁을 넘어 헌법 가치와 국가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을 상정하는 발언으로, 사법·검찰·치안 기구의 중립성과 역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다시금 촉발하고 있다.

오 시장의 발언은 최근 국회에서 발생한 민주당의 특정 법안 강행 처리와 이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둘러싼 격랑 속에서 터져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민주당이 거대 야당의 의석수를 앞세워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등 여권이 강하게 반대하는 쟁점 법안들을 단독으로 처리하거나, 정부조직 개편 및 사법 시스템 개혁과 관련한 입법적 시도를 지속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야당은 이를 ‘국민의 명령’이자 ‘행정부 견제’의 정당한 권리 행사로 주장하고 있지만, 여권은 ‘입법 독재’이자 ‘국정 발목잡기’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여기서 오 시장이 언급한 ‘내란세력’이라는 표현은 형법상 ‘내란죄’의 법리적 해석과 정치적 수사로서의 활용 사이의 간극을 명확히 보여준다. 형법 제87조가 규정하는 내란죄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를 처벌하는 매우 중대한 범죄이다. 즉, 총칼을 동원하여 무력으로 정부를 전복하려 하거나 헌법기관의 기능을 물리적으로 마비시키려는 행위에 적용되는 개념이다. 현재 민주당의 입법 활동이 법률적 의미의 ‘폭동’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표현이 등장했다는 것은, 현 정국이 단순한 정책 대립을 넘어 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수준의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는 정치적 수사로서의 극한 표현이 사법적 판단의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또한 ‘헌정 파괴’라는 비판 역시 법조계의 첨예한 시각 대립을 예고한다. 민주당의 입법적 시도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반복되는 현 상황을 두고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도 ‘삼권분립의 원칙 훼손’과 ‘민주적 통제’라는 상반된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일부는 거대 야당의 입법권 남용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헌법기관 간의 균형과 견제 원리를 무너뜨리는 ‘헌정 파괴’적 행위로 비판한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대통령의 잦은 거부권 행사가 입법부의 기능을 형해화하고 국민이 위임한 입법권을 무력화하는 행위이므로, 야당의 입법적 견제가 오히려 헌정 수호의 일환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러한 해석의 차이는 결국 각 정치 세력이 헌법적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이며, 이 과정에서 사법부와 헌법재판소의 최종적인 판단이 갖는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이번 사태의 핵심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지난 몇 달간의 정치적 긴장감이 여실히 드러난다. (가상의 타임라인 삽입) 예를 들어, 2025년 8월, 민주당이 의원 입법으로 특정 사정기관의 독립성 강화를 위한 법안을 발의하자, 여당은 즉각 ‘검찰 무력화 시도’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9월, 대통령은 즉각 재의요구권을 행사했고, 민주당은 이에 ‘헌법상 권한 남용’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10월에는 민주당이 재의결을 통해 이 법안을 다시 통과시키려 시도했으나, 여당의 불참으로 무산되거나 격렬한 충돌이 빚어지는 등 입법 마비 상태가 반복되었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의 발언은 이러한 누적된 갈등의 정점에 위치한다.

이러한 정치적 대립 속에서 사법·검찰·경찰 등 사정기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내란세력’이라는 표현은 자칫 사정기관이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한 수사나 판단에 있어 정치적 편향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의혹으로 비화될 수 있다. 법치주의의 근간은 모든 국민과 기관이 법 앞에 평등하며, 정치적 고려 없이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집행되어야 한다는 대원칙에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과도한 언어 사용은 사정기관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국민적 신뢰를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정치적 쟁점이 된 사안에 대한 수사나 기소 과정에서 사정기관이 불필요한 오해를 받거나, 그 판단의 공정성이 훼손될 위험이 상존한다. 이는 김하늘 기자가 줄곧 강조해 온 사법 시스템의 투명성과 독립성 확보 문제와 직결된다.

과거에도 정권의 교체기나 주요 정치적 전환점마다 ‘헌정 파괴’나 ‘공안 정국’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며 정치적 격변을 예고하곤 했다. 198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의 ‘신군부의 헌정 파괴’부터 2000년대 초반 특정 정권에 대한 ‘사법부 탄압’ 논란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치사는 헌법적 가치와 권력 관계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현재의 극단적 수사들이 가져올 파장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문제는 이러한 공방이 민주주의의 핵심인 대화와 타협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결국 사회적 불신과 갈등을 심화시켜 정치적 안정성을 해친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오 시장의 발언은 현재 한국 정치가 겪고 있는 권력 구조와 헌법적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입법부와 행정부 간의 견제와 균형이 위협받고 있다는 인식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정기관은 그 어느 때보다 엄정한 중립성을 유지하며 법과 원칙에 입각한 판단을 내려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되었다. 정치권은 감정적인 수사를 지양하고, 헌법적 틀 안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법조계 역시 현 상황을 법리적, 헌법적 관점에서 냉철하게 분석하고, 정치적 논란에 휩쓸리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헌정 질서 수호에 기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내란세력’과 ‘헌정 파괴’라는 극한의 언어가 빚어내는 불신의 늪에서 국가 시스템 전체가 표류할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 김하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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