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 폭탄, 코스닥은 누구의 놀이터인가: 끝나지 않는 구조적 취약성

조선비즈가 보도한 ‘외국계 순매도 수량 상위 20선’ 기사는 단순한 시장 지표를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구조적 병폐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경고등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떤 종목을 대규모로 팔아치웠는지를 나열하는 이 기사 뒤에는, 왜 우리의 시장이 반복적으로 외풍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그 피해는 결국 누가 떠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숨어있다. 강서준 탐사보도팀은 이 현상이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며, 깊이 뿌리박힌 시스템적 문제의 발현임을 추적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은 그 자체로 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심각한 경고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대한민국의 혁신 성장 동력을 상징하는 동시에, 정보 비대칭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취약한 시장 규제로 인해 투기적 자본의 놀이터로 전락하기 쉬운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기사에서 언급된 매도 상위 종목들을 면밀히 분석하면, 한때 과도한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던 바이오, 이차전지, IT 섹터의 중소형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차익 실현’이라는 피상적 해석을 넘어, 외국계 자본이 한국 시장의 ‘테마 장세’에 편승해 단기 고수익을 추구한 뒤, 시장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자 언제든 뒤돌아설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냉정한 현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패턴이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수년간 우리는 비슷한 시나리오를 수없이 목격했다. 특정 산업군에 대한 과도한 정부 지원 정책이나 미디어의 무분별한 띄우기가 반복되고, 이에 편승해 투기적 자본이 유입되어 주가를 끌어올린다. 그리고 거품이 한계에 다다르면 외국인 투자자를 필두로 한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며, 그 뒤에 남겨지는 것은 고점 매수 후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은 개미 투자자들의 눈물이다. 이러한 ‘추적 타임라인’을 따라가 보면, 시장의 안정성을 담보해야 할 금융당국과 정책 입안자들의 무능력 혹은 방임이 구조적 비리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과연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 물량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는지, 그 배경에 불법 공매도나 시장 교란 행위는 없었는지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가? 매번 시장 안정화를 외치지만, 정작 실효성 있는 대책보다는 단기적 봉합에 급급한 행태는 권력 감시의 사각지대를 만든다.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강화, 소액 주주 권익 보호 장치 마련, 그리고 시장 교란 세력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개혁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의 이해관계에 얽혀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자본시장의 디스카운트는 고착화되고, 자본의 선순환 구조는 왜곡된다.

결국, 이번 외국계 순매도 상위 20선은 한국 자본시장이 여전히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거리가 먼, 후진적인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성장 동력을 상실하고 해외 자본에 휘둘리는 코스닥 시장은 더 이상 ‘혁신의 산실’이 아닌, 예측 불가능한 도박장으로 변질될 위험에 처해 있다. 금융당국은 탁상공론식 대책에서 벗어나,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강력하고 지속적인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야말로 외국 자본 이탈을 막고, 진정한 가치 투자를 유치하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땅의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영원히 ‘봉’으로 남을 것이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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