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셀 코리아’ 코스닥, 성장주 밸류에이션 재조정 신호인가

조선비즈가 보도한 코스닥 시장 내 외국계 순매도 상위 20선은 단순한 수급 이슈를 넘어 국내 성장주 시장의 근본적인 밸류에이션 재평가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특정 종목의 개별 악재보다 광범위한 산업 및 거시경제 요인과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코스닥 시장의 특성상 고성장 기대감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던 섹터들이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주요국 경제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리스크 회피 성향을 강화하며, 당장의 수익성보다 미래 성장성에 베팅하는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제약·바이오, 이차전지 소재, IT 소프트웨어 등 성장주 비중이 높아, 이러한 매크로 환경 변화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일부 성장주 기업들은 고성장세를 지속하지 못하거나, 신규 투자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 도출이 지연되면서 실적 기대치를 하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성장 ‘잠재력’보다 성장 ‘현실’에 더욱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외국인 순매도가 두드러진 섹터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차전지 소재 산업의 경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 둔화 우려와 핵심 광물 가격 변동성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폭발적인 성장 기대감으로 높은 멀티플을 받았던 관련 기업들은 이제 실제 생산능력 증대,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 그리고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일부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은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재고 조정 및 판가 하락 압력으로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전방 산업의 수요 변화가 곧바로 소재 기업의 실적으로 이어지는 산업 구조적 특성을 보여준다.

또한, 국내 증시에서 오랫동안 성장 동력으로 여겨졌던 제약·바이오 산업 역시 외국인 매도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신약 개발은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장기간의 임상 기간을 요구하며,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투자 심리 위축은 이러한 고위험·고수익 산업에 대한 외국인 자금의 유입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임상 결과 발표 지연이나 파이프라인 경쟁 심화 등 개별 기업의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바이오 기업들은 지속적인 R&D 투자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증대 및 수익성 개선이 더딘 경우가 많아, 외부 환경 변화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IT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기업들 역시 글로벌 IT 경기 둔화, 경쟁 심화, 그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의 어려움에 직면하며 밸류에이션 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과거 사용자 수 증가와 플랫폼 확장만으로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으나, 이제는 실질적인 수익 모델 구축과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예를 들어, 일부 플랫폼 기업은 신규 서비스 투자 비용 증가 대비 매출액 성장세가 둔화되며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결론적으로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도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닌, 국내 성장주 시장 전반에 걸친 ‘옥석 가리기’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 높은 성장 기대감만으로 프리미엄을 부여받던 시기는 끝나고, 이제는 실질적인 재무 성과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갖춘 기업만이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을 것이다. 기업들은 단순한 미래 비전 제시를 넘어, ▲기술 경쟁력 강화 ▲신규 시장 개척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코스닥 시장 전체적으로도, 기술 혁신을 통해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으며, 이는 시장의 전반적인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 조민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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