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금리 다시 3%…은행 금리인상의 원인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이은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3%대 정기예금 상품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이는 수개월간 하락세를 보였던 예금금리가 반전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대형은행과 온라인 전용 은행까지 일제히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했다. 이로써 한때 2% 초중반까지 떨어졌던 일반 예금 상품들조차 연 3%대 금리로 예치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이 금리 인상에 나서는 데에는 몇 가지 구조적 원인이 있다. 첫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기준금리 역시 변동성이 커졌고, 국내 시중 시장금리와 은행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예금 금리의 점진적 인상이 불가피하게 작용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예대마진(대출과 예금금리 차이)을 둘러싼 비판도 거세다. 금융당국과 정치권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배당 확대, 실적 이익의 민간 귀속 등 ‘금리 장사’ 구조에 대해 공정성 논쟁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유동성 리스크와 연말 대규모 자금 수요를 감안할 때, 예금 유치 경쟁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지금 진행되는 금리 인상은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와 동시에 건전성 관리라는 두 목표가 복합적으로 적용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4분기는 금융회사의 대차대조표상 예수금 비중 확대와 연말 결산 실적 제고를 목표로 하는 시기다. 이러한 관점에서 은행 금리 인상은 생존전략인 동시에 고객 확보전이다. 비은행권(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역시 연 3%를 넘어서는 고금리 상품 출시로 맞불을 놓고 있어, 단기 유동자금의 쏠림 현상도 주목된다. 다만 최근 예금금리 인상 흐름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연준의 실제 기준금리 변경, 한은의 내년 통화정책 방향, 국내 경기 회복세 등 불확실 요인이 가득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예금금리의 이례적인 반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보다는, 단기 돈의 이동(머니 무브)과 유동성 관리 차원의 제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 정기예금 유치 경쟁은 한편으로 은행의 실리 추구와 리스크 완화, 반면 시중 유동자금의 은행권 집중에 따른 소비위축, 자산시장 경색 등 부정적 효과도 지적할 수 있다. 미·중 경제긴장, 국내 부동산 경기둔화, 가계부채 부담 등 경제 전반의 하방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은행 예금금리의 급속한 축소와 신용 경색 소지도 남아 있다.
반면 가계 입장에서는 고금리 예금 상품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지난 해, 올해 연속적인 생활 물가 상승과 실질 소득 감소 속에 예금 이자 수익은 사실상 위험 없이 자금을 지킬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금리 인상 국면은 저축 선호 확산의 신호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예금금리 인상의 이익이 특정 세대·계층에 집중될 경우, 금융 불평등 심화라는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은 이자율 결정의 투명성, 공정성 강화와 금융 취약계층 대상 정책적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더불어 한은 및 금융당국은 유동성, 신용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함과 동시에 예·적금금리의 동향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할 것이다.
예금금리 반등은 단순한 금리 변동 이상의 복합적 신호다. 금융시장 불확실성, 유동성 확보, 소비·투자 위축, 실질 소득 방어, 소비 심리 변화 등 복잡하게 얽힌 다양한 요인이 배경에 놓여 있다. 따라서 현재의 3%대 정기예금 상품 재등장은 시장의 단기 흐름임을 인식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금융시장 전반의 안정과 실물경제와의 균형적 조율이 필요하다. 신중하고 균형 잡힌 정책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 김도현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