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의 집회 참석 취소…’계엄 1년’ 정국, 권력과 국민의 파장

이대통령이 계엄령 선포 1주년을 맞아 국회 앞 대규모 집회 참석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청와대는 ‘신변 위해 우려’를 공식 이유로 내걸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드물었던 대통령의 대국민 현장 행보를, 이번처럼 중대 정치 국면에서 철회한다는 건 이례적이다. 정치권 해석과 파장은 일파만파다. 실제 대통령의 집회 참석이 의미하던 것은 단순한 행보 이상이었다. 여당은 계엄 1년 국면의 민심 다잡기와 반대 진영에 대한 무언의 힘 과시를 도모했다. 국회라는 공간적 상징성, ‘위기 극복’ 프레임 강조, 국민 통합 메시지 등 복합적인 의도가 얽혀 있었다. 하지만 취소 결정에 따라 프레임 전쟁 주도권은 오히려 야당과 비판 세력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 보수 진영에서는 ‘신변 안전’ 내세운 청와대의 공식 설명에 고개를 갸웃한다. 최근 정부의 강경한 통제정책과 이에 맞서는 대규모 사회 저항, 경찰력의 예외적 동원 등 전형적인 권위주의 통치 패턴이 반복되는 가운데 이번 결정이 오히려 집권 세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있다. 이 현상은 계엄 체제의 내부 기반이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다는 점, 정권 내 핵심부 역시 일선 충돌에 자신이 없음을 시사한다는 논평으로 연결된다. 권력의 외연 확장, 재집권 명분 확보를 노렸던 청와대의 구상은 이번 건으로 다시금 시험대에 올랐다.

야권과 시민사회 단체들은 즉각적으로 공세를 강화했다. 대통령의 집회 취소를 ‘민생과 소통의 회피’, ‘현실로 드러난 정부의 취약성’이라고 규정하며 대대적인 프레임 전환 시도에 돌입했다. 이들은 ‘국민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는 대통령’, ‘책임 있는 지도자의 실종’ 이미지를 강조하며, 집회 현장과 온라인에서 ‘계엄 1년 재심판’ 여론몰이에 몰두하는 중이다. 이는 정권심판론, 권위주의 프레임과 정책 무능론까지 한 번에 엮이는 효과를 낳는다.

무엇보다 현 상황은 ‘계엄’이라는 특별 통치 수단의 본질적 의미를 다시 확인시킨다. 권력의 직접 행사가 자주 일어날수록 통치 정당성과 국민적 신뢰 기반이 동시에 요구된다. 집권세력이 현장 정책 행보를 신변 문제 혹은 불확실성으로 접을 경우, 사회적 긴장은 오히려 장기화되고, 프레임 주도권은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넘어간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 주요 정치 선진국 사례를 비교해 봐도 대통령 등 최고지도자의 ‘공개 일정 취소’는 강력한 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다수다. 우리의 야당과 시민진영도 이 점을 놓치지 않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는 향후 전략 수정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권 차원의 실용적 국정 운영, 사회 통합 이미지 부각이 절실해졌다. 장기 계엄정국 속 피로 누적된 여론, 침체된 내수경기, 각종 정책 논란 등 리스크를 감안하면, 대통령의 소통 리더십 회복 없이 집권 안정은 불가능에 가깝다. 집권세력 내 일각에서는 현행 계엄령의 단계적 완화, 제한적 야권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청와대 상층부의 기존 ‘강력한 질서 회복’ 기조와 충돌한다. 이견과 이슈 분출은 향후 여권 권력지형 재편의 신호탄이 될 공산이 크다.

사회 전반의 긴장감도 감지된다. 지난 1년간 계엄 조치 하에서 체감한 자유 위축, 경제활동의 경직, 표현의 제약이 누적됐다. 경제계 역시 집회 취소 및 집권세력의 즉각적 소통 거부 움직임에 불만을 제기한다. 결국 이번 대통령 집회 참석 취소는 단순한 일정 변경이 아니라, 정국의 중대 변곡점이자 권력의 민심 대응능력에 대한 정치적 시험이다. 야권이 촛불집회 등 대대적 장외 투쟁 수위를 예고하며 정국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거는 와중, 여권은 체제 내 결속을 강화할지, 유연성을 보일지 중차대한 갈림길에 섰다. 2025년 연말, 정국의 다음 페이지 역시 결국 ‘권력과 국민의 거리’가 좌우할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윤태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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