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동문’ 인사 청탁 논란, 정치권 신뢰의 균열과 구조적 부패성 진단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된 현 시점, ‘중앙대 동문’이라는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인사 청탁 의혹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양측 인사로 확산되며, 한국 정치 시스템 내 고질적 ‘연고주의’와 투명성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최근 드러난 문진석 대통령실 기획비서관과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인렬된 ‘인사 청탁’ 의혹 사안은, 정치권의 도덕적 해이와 내부 감시 체계의 실패를 명확하게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먼저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대통령실과 민주당 양 진영, 각각 문진석 비서관과 김남국 의원이 법무부 주요 인사에 특정인을 ‘중앙대 동문’이라는 공동 분모를 내세워 추천 및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실제 인사개입의 실체 여부와 의도가 특정 문서, 통화기록, 제3자 진술 등에서 일정 부분 규명되어가면서, 양측 모두 감찰 및 조사 요구의 압박을 받고 있다. 당사자들은 ‘관행적 추천’ ‘절차 준수’ 등을 변명했지만, 여론과 언론은 유착 구조와 권력의 불투명성을 날카롭게 추궁하고 있다.
‘인사 청탁’의 본질은 단순 인맥 추천을 넘어서, 정부 주요 인사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 감시·통제 하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정실 인사ㆍ연고주의가 아직도 견고하게 잔존하는지를 보여준다. <경향신문>은 이 사안을 시작으로 정치권 전반의 인사운영 실태, 특히 학맥ㆍ지연ㆍ동문 간의 유착관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다양한 증언과 기록을 인용해 연쇄적으로 파헤쳤다. 또한 문진석 비서관의 ‘추천 문건’이나 김남국 의원의 ‘지원 요청’이 실제 임명권과 예우, 영향력 행사에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법조 및 행정관계자 분석을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이는 2018년 대법원 사법농단 사태, 이미선·김남국 판사 논란 등 과거 사례와 유사한 권력 내 사적 이익 대입 구조의 전형적 예로 해석한다.
경우에 따라, 동문 추천을 ‘관행’으로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문화적 인식 역시 문제다. ‘추천했다’는 사실과 ‘인사 청탁’의 실질적 범죄 성립 사이에는 법리적 간극이 있다. 형법상 부패방지법, 직권남용죄 등 해당 혐의 적용의 엄격성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최고권력 기관이 사적 이익을 위해 직위를 남용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중대한 도덕 및 공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공적 인사제도의 도덕적 불감증을 넘어, 정치 시스템 전반의 투명성 위기를 가리키는 심각한 신호다.
정치권 내부 반응 또한 주목할 만하다. 대통령실은 “이러한 청탁 시도는 용납되지 않는다”며 경고를 날렸고, 민주당도 내부 진상조사를 예고했다. 그러나 정작 실질적 조사와 처벌 의지가 있는지, 혹은 급격한 여론 악화를 떠넘기려는 ‘엄중경고’ 용어 남용에 그치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시민단체와 다수 법률전문가들은 현 조직문화가 인맥추천과 은밀한 밀실 인사의 고리를 차단하지 못한다고 진단한다. 법조계 내부에서도 “사적 채널을 통한 추천은 권력 집중과 각종 범죄의 경로로 악용될 수 있다”며, 독립적인 상시 감찰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사한 정치 인사 청탁 논란은 한국 정치사의 반복적 고질병이었다. 박근혜·이명박 정부시기 국정원·검찰 고위 인사 밀실 추천, 노무현정부 때돌았던 서열 중심의 학맥 인연 인사, 문재인정부의 참여연대·사시동기 네트워크 활용 등이 대표 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감시장치의 한계, 내부고발 보호 미비, 정치권력의 자신에 대한 ‘관용’이 계속 도돌이표처럼 등장하고 있다. ‘엄중경고’만으로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부패 고리를 끊지 못한다는 경고다.
궁극적으로 이번 ‘중앙대 동문 인사 청탁’ 논란은 단 한 사람의 일탈을 넘어, 권력자 주변 네트워크가 행정·사법 시스템 속에 얼마나 교묘하게 침투하는지를 보여준다. 연결망이 곧 특권의 경로이자 권력 안정장치로 변질될 때,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의 신뢰와 민주적 제도 자체에 심각한 균열을 초래한다. 이 사안이 피상적으로 ‘엄중경고’ 수준에서 넘어갈 것인지, 아니면 정치권과 사법기관의 근본적 재정비로 이어질지, 무엇보다 제도적 대응과 공적 윤리의식 회복 여부에 정치사회 전반의 향방이 달려있다. 더 이상 사적 유착과 투명성 붕괴를 관성적으로 둔감하게 바라볼 수 없는 시대, 각자의 입장에서 책임 있는 검증 및 변화가 요구된다.
— 서지현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