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육청 국제교류 예산 5년 새 120% 급증, ‘성과’ 측정 데이터는 제자리
수원교육지원청의 캐나다 교육 정책 교류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교육 국제화 트렌드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교육부 및 17개 시도교육청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글로벌 인재 양성’ 및 ‘국제 교류 활성화’ 명목의 예산은 2020년 약 4,100억 원에서 2025년 잠정 9,020억 원으로 5년 만에 12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된다. 같은 기간 관련 프로그램 수는 183개에서 315개로 72.1% 증가했다. 프로그램 유형별로는 교원 연수 및 파견이 58%, 학생 단기 캠프 및 교류가 31%, 정책 포럼 및 행정 교류가 11%를 차지한다.
문제는 투입되는 예산의 규모와 증가 속도를 성과 측정의 객관성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전국 315개 국제교류 프로그램 중 2024년 결과보고서가 제출된 150개 프로그램을 무작위 추출하여 분석한 결과, 사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성과지표(KPI)로 계량화된 수치를 제시한 경우는 전무했다. 대부분 ‘글로벌 역량 강화’, ‘교육 현장 만족도 제고’ 등 정성적 표현에 그쳤다. 참가자 만족도 설문조사를 포함한 보고서는 28%(42개)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평균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점으로 자기보고식 조사의 통계적 편향성을 고려할 때 객관적 성과 지표로 보기 어렵다. 정책 도입 전후의 학생 학업성취도, 교사 직무만족도 변화율 등 구체적인 데이터 변화를 추적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여론은 이러한 프로그램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다. 데이터분석기관 ‘폴리틱스데이터’가 2025년 11월 전국 학부모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녀의 국제교류 프로그램 참여 기회 확대’에 대해 73.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성과가 불분명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대한 세금 투입 확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68.2%로 ‘찬성'(21.5%)을 압도했다. 특히 응답자의 81%는 ‘프로그램의 성과를 학업성취도, 진학률 등 객관적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고 답해, 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 수준이 높음을 시사한다.
해외 사례와의 비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OECD의 ‘Education at a Glance 2025’ 보고서에 따르면,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 상위 5개국의 교육 예산 지출 우선순위는 ‘교사 전문성 개발을 위한 장기 국내 연수'(평균 38%)와 ‘디지털 교육 인프라 구축'(평균 25%)에 집중되어 있다. 단기 국제 정책 교류에 대한 예산 비중은 평균 5% 미만으로, 한국의 예산 증가 추세와는 대조적이다. 지난 10년간(2015-2024) 한국의 국제교류 예산 지출과 국내 학생의 PISA 점수 사이의 상관계수는 0.15로 통계적 유의미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예산 투입이 곧바로 교육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등식을 성립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현재의 ‘투입 중심, 성과 미검증’ 모델이 지속될 경우,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자체 예측 모델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재정 압박이 심화되는 향후 3년 내에 명확한 성과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는 사업의 예산 삭감 확률은 현재 대비 최대 45%까지 증가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교육 국제교류가 단순한 외유성 행사라는 비판을 넘어 실질적인 교육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객관적이고 표준화된 성과 측정 시스템 도입이 시급한 과제로 분석된다.
— 정우석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