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환상과 마술의 문, 한국 관객들은 왜 ‘나우 유 씨 미3’에 가장 먼저 빠져들었나

극장이 문을 열고 영롱한 스크린 위에 첫 마법이 무대를 펼칠 때, 관객의 가슴도 함께 뛴다. 어느새 겨울바람이 깊어진 12월 초, 극장가에는 북미보다 한 발 앞서 ‘나우 유 씨 미3’(Now You See Me 3)의 마술이 시작되었다. 미주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국내에서 이 영화의 예매율이 동시기 개봉작들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놀라움과 설렘, 그리고 현혹이 한데 어우러진 시간, 이 마술 영화의 비밀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마술은 어느 시대에나 예술의 한 귀퉁이에서 기적을 꿈꿔온 존재였다. 탄성 가득한 박수가 흐르는 마술 쇼처럼, ‘나우 유 씨 미’ 시리즈는 영화라는 무대 위에서 ‘속임수 이상’의 감정을 안겨준다. 스크린 너머의 관객들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경험을 하도록 매번 새로운 환상을 던진다. 2013년, 그리고 2016년을 거쳐오며 ‘사기꾼이지만 영웅인 마술사들’이라는 이중적 실루엣을 반복했던 이 시리즈가 3편이 되어 돌아온 지금, 우리는 무엇이 새로워졌고, 또 왜 이토록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붙들게 되었는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예매율 1위. 그 두 글자는 숫자보다 뜨거운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함께 개봉하는 다른 대작–블록버스터나 화제 한국 영화–을 제치고 이 미스터리 매직 무비가 1위에 오른 건 단순한 우연을 넘어선 ‘집단적 기대’의 무게를 반영한다. 수많은 익숙한 시리즈와 프랜차이즈 속에서도, ‘나우 유 씨 미3’가 주는 마술적 신뢰, 혹은 예감은 무엇일까.

이 시리즈는 스토리텔링 그 자체가 마술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전편에서 이어진 ‘호스맨’들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신비로운 범죄 해결의 여정이 새로운 위기와 반전, 또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라인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그려진다. 중요한 건, 관객 스스로도 영화가 던지는 미끼에 기꺼이 걸려드는 ‘동참적 착시’의 경험이다. 이는 단순한 팝콘 무비와는 다른 결의 몰입감이다. 현실의 피로와 답답함,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빠져나와 진짜 세상이 흔들리는 듯한 해방감을 역설적으로 제공하는 것. 어쩌면 한국 관객들은 지금, 가장 ‘비현실적인’ 감정 해방구를 갈망하고 있는지 모른다.

실제로, 글로벌 박스오피스와 현지 관객 반응을 비교해보면 두드러지는 대목이 있다. 북미는 기존 프랜차이즈 영화에 다소 피로감을 보이는 최근 경향이 있는 반면, 한국은 장르의 변주와 신선한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관객들이 많다. 기사 원문은 물론, 최근 주요 영화 커뮤니티와 영화 전문지 시네21, 영화진흥위원회의 통계에서도 ‘나우 유 씨 미3’ 관련 기대치가 유독 높게 나타난다. 예매율을 끌어올린 요인으로는 전작이 남긴 심상치 않은 여운, 시리즈 특유의 ‘신선한 트릭’에 대한 향수, 그리고 배우들의 쿨하고 감각적인 팀워크와 서구적 미스터리의 독특한 색감이 있다. 돌이켜보면 1, 2편 모두 한국에서 동시기 해외 개봉작 중 이상하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아마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거짓말’이 주는 해방과 해학, 그리고 이번 겨울이 유난히 삭막했기에 더욱 강렬한 ‘환상’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이번 3편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단서는, 한껏 세련된 시각효과와 진일보한 액션 시퀀스다. 제작진도 이전 시리즈의 성공 공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최신 기술과 더욱 촘촘한 플롯 구성으로 ‘관객의 예상을 더 교묘하게’ 비껴가기 위해 공을 들였다. 마술이 현실의 법칙을 뒤흔드는 짜릿함은, 영화적 상상력과 기술적 진보의 만남에서 더욱 깊어진다. 영상미와 서스펜스의 완급 조절,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마법’이라 부를 만한 거대한 반전의 미학. 이런 세련됨은 최근 ‘스펙타클보다 서사에 집중’하는 국내 영화 트렌드와 미묘히 어긋남으로써 도리어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탄탄한 서사 중심을 매번 강조해 온 한국 관객들이, 가끔은 이런 ‘순수한 트릭과 놀라움’에 목마를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마술의 본질이 ‘속임수’임을 자각하는 순간, 영화가 남기는 질문은 제법 의미심장해진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탈출구, 누군가 짜놓은 거대한 판 위에서의 작은 파문, 그리고 결국 우리가 믿고 싶어 하는 것은 진실인가, 환상인가. ‘나우 유 씨 미3’는 그걸 집요하게 묻는다. 어쩌면 영화가 성공한 진짜 이유는, ‘보고도 믿기지 않는’ 세계를 통해 현실의 불안과 무거움을 잠시 덜어내려는 관객의 무의식적 소망을 가장 잘 읽어냈기 때문일지 모른다.

개봉주를 앞둔 극장가는 단숨에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마술처럼 설레고, 판타지처럼 현혹되는 이 겨울 밤의 한 조각이 무대 위로 떠오른다. 동시기 할리우드 대작들과 나란히, 또 여느 한국 영화와도 다르게, 결국 ‘나우 유 씨 미3’가 전하는 마술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오래도록 잔상을 남길 것이다. 한 장의 예매권, 한 번의 트릭, 그리고 단 한번의 엔딩. 관객들은 또다시 속아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실제보다 더 진짜 같은 거짓말에 마음을 내어주며, 다시 한번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체험을 기다린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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