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에 도입되는 생성형 AI, 업무 자동화와 변화의 실질적 전환점
조달청이 ‘생성형 AI 업무지원 서비스’를 차세대 업무 혁신 방안으로 공식화하면서 업스테이지가 그 공급사로 선정됐다. 이번 결정은 인공지능 기반 자동화가 공공 부문의 행정 효율화, 내부 프로세스 개선에 미칠 수 있는 실제적 영향을 보여준다. 조달청은 문서 작성, 회의록 정리, 기안서 초안 작성, 데이터 분석 등 파편화된 반복 업무의 자동화에 방점을 찍으면서, 생성형 AI 솔루션 도입이 객관적 업무 생산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기대하고 있다.
업스테이지가 제안한 AI 플랫폼은 GPT-4 및 자체 개발한 LLM(대형언어모델)을 기반으로, 실시간 국문 자연어 처리, 기관별 보안·준법 프레임워크 통합, 사용자 맞춤형 워크플로우를 제공한다. 업스테이지는 이전에도 카카오·신한은행 등 민간 대기업 환경에서 자연어 처리, 자동 응대, 콘텐츠 생성 등 구체적인 성과 사례를 다수 입증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이 정부기관으로 확장됨으로써, 생성형 AI의 활용 케이스가 금융·미디어·법률 영역에서 행정·공공 IT 시스템 분야로 확장되는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정부 업무에 AI 챗봇, 문서 자동 생성, 정책 요약 등의 솔루션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조달청이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 특징적이며, 산업통상자원부·문화체육관광부·국세청 등 타 기관에서도 시범 적용 혹은 검토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공공 데이터를 다루는 환경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나 보안, 투명성, 의사결정 책임성 등 다양한 규범적·기술적 과제도 상존한다. 이 때문에 업스테이지는 온프레미스(기관 내부 서버 구축형) 또는 폐쇄망 전용 AI 설계, 로그 자동 비식별화, 사용 권한 세분화, 대화 기록 자동 암호화 등 공공기관 전용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강조한다.
이번 사업의 선정 배경에는, 실제로 지난해부터 점증해온 행정 자동화 수요와 함께 현재 AI 기술의 성숙도가 있다. 일례로 2024년 상반기 행정안전부 산하 기관 만족도 조사에서, 자동 문서화 시스템을 도입한 부서가 업무 처리 속도와 품질에서 20% 이상 향상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최근 자료도 정부기관 및 지자체의 60% 이상이 향후 2년 이내에 생성형 AI 도입 계획을 수립했으며, 주요 활용 분야로는 문서 작성·검토(85%), 질의응답 자동화(78%), 보고서 요약(72%) 등이 꼽혔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사한 추세다.
다만 단순 효율화 이면에는 여러 위험요소가 상존한다. 행정 특성상 단일화된 관행, 법적 절차, 신뢰성 관리 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AI의 ‘할루시네이션(사실과 다른 허위 생성)’, 데이터 오류, 맥락 파악 실패, 개인정보 유출 등이 필요 이상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업무 자동화 과정에서 인간의 검증 소홀이나, 추후 AI가 생성한 자료에 의존한 결과로 정책 왜곡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업스테이지는 이러한 취약점 대응으로 ‘사전/사후 인간 검증 프로세스’와 ‘AI 출력 데이터 표준화’, ‘윤리 가이드 내장’ 등 다양한 제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급사 선정 과정과 기술평가 절차의 투명성도 업계에서 주목하는 대목이다. 업스테이지는 ‘국산 대표 LLM’ 위상을 강조하고 있으나, 글로벌 벤더와의 경쟁, 조달·심사 과정에 있어 실제 AI 성능과 국산화 효용성 간의 합리적 평가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국산 LLM이 공공부문에서 실효성, 보안성, 확장성 모두 충족한다면, 일자리 창출 및 기술 내재화, 후속 R&D 투자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외산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면, 데이터 주권과 장기적 비용 효율성에 대한 문제는 재차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번 조달청-업스테이지 협력 모델은, 국내 생성형 AI 산업의 신뢰 수준과 기술 실현력을 보여주는 척도다. 공공기관의 업무 자동화 흐름은 이제 실험적 도입을 넘어,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기술 내재화’가 이뤄지는 국면으로 진입한 셈이다. 향후 성공적인 레퍼런스 구축 여부에 따라, 대한민국의 AI 공공행정 혁신 모델은 점진적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남은 과제는 기술적 편의성과 규범적 안전성, 그리고 서비스 확장성 간의 균형점 찾기다. 지속적 데이터 갱신과 철저한 관리, 개방형 검증체계 구축이 병행될 때, 공공 영역 내 AI 혁신은 사용자-시민 모두에게 실질적 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된다.— 유재혁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