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차관 직권면직의 배경과 제도적 허점 진단

이재명 대통령이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직권면직했다. 직권면직이란 공무원의 징계 사유가 발생했을 때 인사권자의 직권으로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대통령실은 강 차관의 법령 위반 내용에 대해서는 감찰 관련 사실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등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결단의 사유는 ‘부당 권한 행사’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 사안은 대통령실이 나서 직접 언급할 만큼 이례적이었으며, 명확한 위법성과 별개로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이 집중 조명된 사건이기도 하다. 면직된 전 차관은 내부 감찰 결과 현행 법령이나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혀졌으나, 여러 구체적 사례에서 위계질서와 적정 권한 범위를 일탈한 정황이 적발됐다. 다수 매체와의 교차 취재 결과, 관계자의 증언과 내부 자료에서는 인사 개입ㆍ업무 지시 과정에서의 비정상적 요구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이번 인사 조치의 실질적 쟁점은 행정조직에서 고위직에게 기대되는 ‘암묵적 신뢰’와 ‘모범적 행태’로, 단순 공무집행의 합법성만으로 공직 유지가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현 정부의 인사 원칙이 재확인된 셈이다. 과거 정부 역시 유사 사례에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을 들어 소극적 경고에 초점을 맞춘 적이 있으나, 이번엔 즉각적이고 공개적인 조치가 실행됐다. 다만, 대통령실이 직접적으로 ‘부적절’이란 수사를 선택하며 언론 공개까지 병행한 것에는 정치적 시그널 관리 또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함의는 조직 내 기강 확립을 넘어, 대외적 신뢰 회복과 차기 인사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임을 시사한다.

더 살펴보면 이 사건이 보여주는 구조적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집약될 수 있다. 첫째, 정부 조직 내 수평적ㆍ수직적 권력배분의 미묘한 균형 붕괴다. 정책 집행자 그룹이 실질적 영향력을 사적ㆍ자의적으로 행사할 때, 공식 규정의 테두리 밖에서도 조직 문화와 신뢰의 균열이 발생한다. 이번 사례에서 드러난 ‘적절하지 않은 업무 지시’나 ‘개입 시도’ 등은 단순 인사행정의 미숙함이 아닌 공직 내부 견제구조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의 중앙부처 고위공직자 비위 보고 건수를 보면, 단순 범죄형 비위보다 도덕성ㆍ권한남용 관련 문제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해 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농식품부 차관 면직은 개별의 일탈이라기보다는, 거버넌스 내부 감시와 자정 기준이 후퇴하고 있음을 적시하고 있다.

둘째는, 인사권 행사의 투명성과 성과관리 체계의 불일치 문제다. 대통령실은 “국무위원 및 정부 고위직에 대한 엄정한 책임 있는 기준”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감찰 권한과 면직 기준의 모호성이 지속적으로 도마에 오른다. 공직윤리법과 국무위원 관련 법령은 ‘사회적 신뢰’와 ‘공적 책임’을 광범위하게 규정하나, 세부 행위를 둘러싼 사후 모니터링과 평가시스템이 구시대적 프레임에 머무는 사례가 많다는 공통된 외부 평가가 있다. 이번 사건도 감찰과 판단, 면직 명령까지 불과 며칠 만에 집행되었으며, 이에 대해 ‘법령 위반 없음’과 ‘부적절 처신’ 사이의 간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았다는 전문가 평가가 이어진다. 즉, 대통령실의 신속한 판단과 강경한 원칙이 일견 조직 정비의 신호처럼 비치지만, 근본적으로는 내부 컨트롤타워와 감시체계, 행정 지도력의 역할 재정립이 선결 과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외적으로 이번 면직 사태는 정부 고위직 전체의 책임윤리, 나아가 국민 신뢰 회복 문제와 직결된다. 반복되는 도덕성 논란 속 공직사회 기강 확립의 메시지는 매번 강조되나, 실질적 운영 과정에서 견제-감시-평가의 유기적 연결 고리보다 부분적·사후적 대응이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인사 실패 논란, 위법성과 별개인 품위 논쟁, 짧은 재임 기간의 돌연 교체 등 유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은 권력구조 내부의 자정 능력 결여와 정보 비대칭성, 실적 중심 평가 체계의 파행을 동시에 드러내는 측면이 있다. 실질적 해법은 면직 같은 강제적 조치에 머물지 않고, 권한 행사 원칙의 구체화, 인사정보 공개의 투명성, 실효성 있는 내부고발 및 감찰 시스템 확립에 있다.

정치사회적 관점에서 농식품부 차관 면직은 한 개인의 비위 처벌에 그치지 않는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공직자 도덕성과 직업윤리 강화, 권한 오용 억제는 그 자체로 고위bureaucracy의 전반적 역량과 신뢰 회복을 좌우한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원칙과 기준”이 실질적으로 매뉴얼화되고, 국민이 확인할 수 있는 공개성과 검증 시스템이 정비될 때만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외견상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겉을 넘어 구조적 진단과 미래 지향적 대안을 구체화하지 못한다면, 유사한 충격은 언제든 반복될 것이다. 구조적 해법이 법제화와 인사시스템 혁신으로 이어질 때, 단순 일탈 사례가 아니라 시대적 전환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 유상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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