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안전,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경계의 감각
인천공항의 긴 복도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방송, 늘 따뜻하게 마련된 한 켠의 커피향. 여권의 낡은 자국마다 우리는 설렘을 숨기고 떠나길 기다린다. 그러나 세계 곳곳을 누비는 발걸음마다 움트는 또 다른 감각이 있다. 바로 ‘안전’에 대한 본능적 경계다. 최근 몽골, 태국, 인도네시아 등 이국의 낯선 시간이 익숙한 일상으로 밀려오는 지금, 마약 범죄에 대한 경계와 정보는 여행자의 필수 수칙이 되고 있다.
하이몽골리아뉴스에서는 마약 예방을 중심으로 한 안전한 해외여행의 지침을 차분히 짚는다. 기사 속 여행자의 풍경은 조금 더 예민해진다. 수많은 이국의 풍경만큼 다채로운 마약의 그림자. 최근 몽골, 필리핀, 태국 등지에서 우리 여행객들이 얽힌 사건이 연일 보도되는 배경엔 더 세밀해진 국제 마약 범죄 조직의 손길이 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그리고 관세청이 지속적으로 해외 여행객에게 ‘낯선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것’, ‘지인 혹은 모르는 이의 부탁에 소포, 수하물 등을 무심코 옮기지 않을 것’ 등의 경계심을 당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단순히 위험을 경고하는 수준을 넘어 최근에는 여행문화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어느새 숙소를 예약할 때부터 여행지의 약국이나 의료기관 위치, 주재국 대사관 연락처를 점검하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준비가 아니다. 그리고 미지의 골목을 성큼성큼 들어서기 이전, 우리는 여행이 우리 삶의 일상임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각국 공항과 호텔, 그리고 버스터미널이나 전통시장 그 어딘가엔 언제나 우리와 닮은 여행자들이 있다. 그들은 가끔 자신의 짐가방을 ‘잠깐만, 들어줄래?’라고 할 뿐인데, 단 한 순간의 가벼운 믿음에 인생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음을 뉴스는 조심스레 일러준다.
최근 들어 미성년자를 포함한 해외 여행객이 급증함에 따라, 수많은 안전 매뉴얼이 발간되고 있다. 기사에서는 특히 마약에 대한 안전 의식 교육이 단순히 법적 위험의 경계에 머물지 않고, 현지 문화와 음식에 대한 이해, 미지의 사람과 상황에 대한 열린 호기심, 그리고 그 속에 베인 낯섦의 경계를 동시에 안아야 함을 언급한다. 위험과 매력을 동시에 지닌 여행, 늘 햇살처럼 투명할 수 없기에 우리는 한 번 더 주변을 살핀다.
취재와 조사 과정에서 마주한 실제 사례들―유럽 어느 한인 유학생이 모르는 동양인에게 받은 소포가 호의의 선물처럼 다가왔지만 어느새 마약 운반책이 되어버린 슬픈 이야기, 동남아 배낭여행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와의 짧은 동행 끝에 본의 아닌 범죄에 연루된 사례 등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여행의 경계란, 그런 예기치 못한 함정을 돌아보는 예민함에서 출발한다. 아울러, 최근 비슷한 사례를 다룬 연합뉴스, 한국경제, SBS Biz 등의 다양한 언론 보도에서도 우리 사회 전반에 ‘해외여행 안전’이란 주제가 거듭 강조되고 있다. 정부당국의 정기적 예방 캠페인과 SNS 등을 통한 실시간 경고 시스템도 그 연장선에 있다.
사실 여행을 준비할 때 우리는 테이블 한 켠에 소박하게 모아둔 여행 가이드북과 지도, 통역 어플, 그리고 미지의 맛집리스트를 펼친다. 그러나 이제 그 목록에는 반드시 ‘현지 법률’과 ‘마약 예방 수칙’이라는 현실적 준비물이 자리잡았다. 누구에게나 닿는 햇살과 바람, 그리고 낯선 감정들을 더 단단히 누릴 수 있도록, 사소해 보이는 경계가 삶과 여행을 지키는 울타리가 되어준다. 안전의 감각은 결국 삶을 더 넓게 열어주는 또 하나의 여행법이다.
조심스러운 두근거림, 그리고 진중한 자기 점검 속에서 우리는 다시 길을 떠난다. ‘여행’이라는 단어에 담긴 무한한 설렘과 책임, 그 모든 무게를 짊어진 채로. 마음속 여행 가방에는 이제 마약예방 수칙과 함께 한 뼘 더 따뜻하게 다듬어진 경계가 새겨져 있다. 그러니 이국의 거리, 낯선 골목에서 마주치는 모든 순간, 삶의 아름다움과 함께 작은 경계심을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의 여행은 더 깊어진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