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수험생의 마음을 어루만지다: 옥천군 힐링 콘서트, 치열한 교육현장에 번지는 온기
차가운 겨울의 초입, 수능이라는 이름 아래 침묵과 긴장에 갇혔던 수험생들의 마음에, 옥천군이 펼친 힐링 콘서트가 따스한 파동으로 내려앉았다. <정안뉴스>가 전한 현장, 관객석을 가득 메운 젊은 얼굴 위로 은은하게 깔린 조명과 부드럽게 흐르는 음향은 일상의 중압을 잠시나마 녹였다. 피아노 건반과 현악기의 떨림이 무대 위를 넘어 객석까지 스며들 때, 공부라는 단어에 갇힌 하루가 음악이라는 마법 아래에서 천천히 풀려나갔다.
옥천군이 준비한 이 특별한 음악 행사는, 단순한 공연의 의미를 넘어선다.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음악은 멀어진 시간의 사치가 되기 쉽다. 그러나 이날 평범한 체육관이, 작은 콘서트홀로 변주된 순간, 소리가 선사하는 해방감은 학생들 각자의 내면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발화시켰다. 지역 예술인과 청소년 연주단까지 아우른 라인업은 단순한 관객-연주자의 구도를 무너뜨리고, 모두가 공감과 위안의 파장을 체험하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최근 문화예술정책 동향을 살펴보면, 지방자치단체들이 정서복지 차원의 문화 사업에 점차 전폭적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옥천군의 힐링콘서트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청소년 문화복지의 역동적인 사례로 읽힌다. 문화부의 정책보고(2024.11)와 다수 지방음악회 자료를 참고할 때, 음악이 청소년 정서 안정과 자존감 유지에 미치는 영향은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재능 있는 예술가를 초청하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지속하는 이유 역시, 문화와 예술이 지역사회 정체성과 심리적 복원력의 바탕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수도권 일부 학교와 지역사회에서도 수험생 대상 힐링공연이 증가하는 흐름이 포착되었다. 서울 송파구의 ‘고3 응원 뮤직 토크’, 부산의 ‘수험생을 위한 밤의 재즈 콘서트’ 등 예술치유가 교육현장의 새로운 키워드가 되고 있다. 정형화된 위로의 말이 아니라, 음악이라는 언어가 학생 개별의 심장에 다가서며 각자만의 색채로 해석된다. 옥천군의 선택 역시 이 흐름의 연장선이자, 동시대 교육과 문화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와 소망을 대변한다.
음악의 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풍경에 촉각적으로 남는다. 수험생들의 얼어붙은 표정, 굳게 다문 어깨가 한 곡 한 곡의 선율 속에서 천천히 풀려간다. 한 관람 학생은 “음악 너머에 내가 잠시 머물 곳을 찾았다”며 잠깐의 휴식을 누린 소감을 밝혔다. 이는 공연기획자와 연주자 모두에게, 단순한 쇼가 아닌 정서적 진동이 현장에서 ‘공존’했음을 증명하는 목소리다.
근래 대중음악계에서도 사회적 메시지와 힐링 코드를 결합한 공연 프로그래밍이 늘고 있다. 뮤지션 류이치 사카모토가 음악과 인간의 고통을 탐구하며 쌓아온 ‘치유의 미학’처럼, 우리 공연예술계 역시 ‘경청과 배려’에 음악적 서사를 접목하는 시도가 확산 중이다. 이번 옥천군의 공연에 참여한 지역예술인들은 재능기부의 형태로, 청소년과의 구체적인 소통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둔다. 단순히 정서적 진정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 구성원의 적극적 참여와 참관, 예술의 일상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장면이다.
공연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를 바란다. 음악이 한 순간의 위안에 그치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에게 잔잔한 잔향으로 스며든다면, 입시와 경쟁의 시대에서 문화예술이 열어놓는 또 하나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 냉정한 현실에서 예술의 온기가 시민 모두의 일상으로 확장될 때, 비로소 도시와 시골, 세대와 신분을 넘어선 진짜 ‘공감사회’가 가까워질 것이다. 오늘, 옥천군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진 멜로디의 결이, 내일 더 많은 이들의 마음으로 번져가길, 기대한다.
— 서아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