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의 진화, 10주년 탐나오 프로모션이 호출한 소비 심리와 여행 트렌드의 변화
제주 여행 시장이 다시 한 번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제주여행 최대 50% 할인’—탐나오가 10주년을 맞아 실시하는 대규모 동행 이벤트가 그것이다. 이번 이벤트는 12월 한 달간 항공권, 숙박, 렌터카, 체험 등 제주 전반의 주요 여행 상품을 최대 50%까지 할인하여, ‘누구나’ 쉽게 제주를 주말만의 휴양지에서 일상 속의 ‘현실 탈출’ 장소로 끌어내린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탐나오 플랫폼은 그동안 제주 여행 예약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해왔고, 이번 프로모션은 팬데믹 이후 주춤했던 국내 여행 수요를 다시 촉진하는 스위치의 역할을 노린다.
탐나오 10주년 이벤트의 본질은 대중 소비자의 심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여행 업계의 최신 전략이자, 최근 몇 년간 변화된 휴가 트렌드의 총결산이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관광의 붐이 한창이던 시기를 지나, 올해는 재택·원격근무, 재유행하는 ‘워케이션’, 그리고 각종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제주 러시까지 맞물리면서 ‘경험 소비’와 ‘가심비 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커진 상태다. 탐나오 할인은 단순한 가격 인하를 넘어,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고, 향수와 힐링, 그리고 자유를 동시에 팔아내는 감각적인 제안으로 다가온다.
이번 프로모션이 트렌드 분석가의 시선에서 특별한 이유는 두 가지. 첫째, ‘항공권~렌터카~숙박~액티비티’까지 제주 여정의 모든 접점을 묶어 파격적으로 할인하는 방식이 국내 여행 플랫폼 간의 차별화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각 카테고리별 개별 할인 전략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원스톱 패키징과 플랫폼 연동을 통한 종합 경험 설계가 소비자를 사로잡는 핵심으로 부상했다. 둘째, 제주 관광 시장 내부의 구조적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제주도는 그동안 과도한 인기로 인한 관광객 포화, 플랫폼 수수료 논란, 지역 상생 미흡 등의 한계를 안고 있었다. 탐나오가 10주년을 기점으로 ‘동행’이라는 명분을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홍보 차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순환과 의미있는 소비로의 방향 전환을 꾀하는 신호다. 제주관광공사도 이번 기획전에서 체험상품과 농특산물 연계 프로모션을 언급하며, ‘관광-지역경제-로컬라이프’의 선순환을 내세웠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더 넓게 보면, ‘여행 플랫폼 대전’이 한층 더 가속하는 국면이다. 최근 야놀자, 여기어때, 트립닷컴 등 대형 여행 플랫폼 역시 각종 겨울시즌 제휴 할인전, AI 기반 맞춤 추천, 호텔과 액티비티 연계 상품 등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팬데믹 이후 여행 소비가 “즉흥성”과 “가치소비”로 급물살을 탄 가운데, 탐나오의 이번 이벤트는 지방관광공사가 직접 관여하여 플랫폼 독립성과 공공성을 앞세우는 케이스라는 점에서 산업 전반에 신선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여가 소비자의 여행 소비 패턴도 더욱 섬세하게 분화되고 있다. 기성세대의 ‘가족 단위 대형 수요’에 더해, MZ세대가 주도하는 소그룹, 혼행(혼자 여행), 코리빙 하우스 숙박, ‘경험 중심’의 애드온 상품 소비가 급증한다. 제주 여행의 브랜드는 이제 아름다운 경관이 아니라, 로컬 민트, 제주 EAT, 포근한 감성, ‘살아보는 여행’ 같은 라이프스타일 체험 그 자체가 된다.
다만, 이번 탐나오 이벤트가 수요 예측과 현장 대응, 지역 상생 실행에서 일정 부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제주 내 일부 업체의 경우 일시적 할인과 플랫폼 내 과다수수료로 인해 실질적 혜택이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지에 의문부호가 달린다. 또한, 겨울철 제주 관광의 계절 변동성과 교통·기상 리스크, 초과 관광객으로 인한 환경 부담 등 구조적 문제 역시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다. 소비자는 합리적 소비와 동시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고려해 선택해야 하며, 플랫폼 또한 단순한 할인 경쟁을 넘어 지속 가능한 제주 여행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결국, 이번 탐나오 10주년 이벤트는 단순한 판촉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소비자 행동의 섬세한 변화, 여행 플랫폼 생태계의 진화, 그리고 ‘지역과의 동행’을 새로운 여행의 미학으로 삼는 트렌드가 한데 어우러진다. 진정한 제주 여행의 가치는 잘 짜여진 플랜 이상의 감각적 경험—일상 탈출로부터 진짜 ‘나’를 만나는 순간의 설렘—에 있다. 일상을 떠난다는 그 자체가 이제는 유행이 아닌, 우리 삶의 한 문장으로 자리할 때, 제주와 탐나오는 그 트렌드의 정점에 우아하게 서 있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