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신규 개발 자회사 ‘딜로퀘스트’ 출범, 변화의 신호탄인가 판 흔들기 시동인가
국내 게임 시장에 또 한 번의 진동이 온다. 넥슨이 신규 개발 자회사 ‘딜로퀘스트(Delloquest, 이하 딜로퀘스트)’를 세우며 신작 개발에 착수한다고 12월 1주차에 공식 발표했다. 이번 소식은 이미 대형 게임사들의 글로벌 진출 러시와 개발 파이프라인 확대 흐름 위에 넥슨 특유의 ‘분산→집중 전략’이 반응하면서, 업계 전체의 생태계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 실제 기사 내용에 따르면 딜로퀘스트는 창의성과 개발 역량 강화를 키워드로, 새로운 게임 IP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신작 프로젝트 역시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대형 게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흐름을 곧바로 리딩하는 건 ‘기존 시장에서의 더 치열한 메타 경쟁’이라는 신호와 동일하다.
넥슨이 자회사를 통해 개발 경쟁에 팔을 걷어 붙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대 들어 자체 IP 강화와 글로벌 출시에 방점을 찍으며 ‘민트로켓’ ‘넥슨게임즈’ 같은 독립 개발 스튜디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딜로퀘스트는 이 연장선상에 있지만, 이번엔 더욱 파격적인 개발 권한의 분산, 그리고 조직 내 실험정신에 중점을 둔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단순히 ‘새 회사를 하나 더 만들었다’는 알리바이성 전략과는 전혀 결을 달리한다. 이번 행보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기존 인기 IP 반복 재생산이 아니라, 신생 IP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최근 3년간 실패작 분석 패턴을 보면,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MMORPG 집중에서 과감히 탈피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매번 따라다녔다. 반면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중심이던 구식 메타에서 이탈, 미드코어/캐주얼 장르와 신개념 시스템 개발에 적극 도전하며 리스크 테이킹을 실행 중이다.
딜로퀘스트의 설립은 대외적으로는 ‘신작 라인업 다변화’지만, 내부적으로는 스타트업적 R&D 조직의 슬림화와 실전 적용 능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작 매출 상위권에 올라서는 국내 타 게임사 사례를 보면, 펄어비스 ‘붉은사막’,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등은 모두 독립적 개발 스튜디오 기반, 즉 유연한 의사결정과 빠른 시제품 출시 스피드가 강점으로 평가받아 왔다. 여기에 넥슨이 합류함으로써, 내년 게임 신작 지형에 무시하지 못할 변수와 파이를 키웠다.
경쟁 구도 역시 뜨겁다. 기존 국내 대형사들은 신작 실패 시 브랜드 데미지와 주가 급락의 높은 리스크가 뒤따르기 때문에 보수적 접근을 택하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최근, 라인게임즈,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다수의 경쟁사들이 실험적인 IP, 자체 개발 신작으로 메타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닌텐도가 ‘스플래툰’이나 ‘링 피트’ 등 B급 장르를 통해 대중 공략에 성공한 케이스 역시 국내 대형사의 실험을 자극했다. 넥슨 역시 정적인 스타트업형 개발 자회사 체계를 고도화하는 중이다.
그렇다고 아직 제2의 ‘던전앤파이터’급 신작 탄생을 단정하긴 이르다. 게임 업계 패턴을 보면 R&D 자회사가 곧장 성공 신화를 쓰는 경우는 드물었다. 조직 DNA의 유연함, 창의력, 그리고 IP 기획력의 총합이 ‘탑-다운’식 라인업보다 성과가 더뎠던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올해 초 라이엇게임즈, 텐센트, EA 등 글로벌 메이저들이 각각 독립 스튜디오 파생-실험 프로젝트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상업적 성공을 거둔 만큼, 넥슨 식 신생 자회사 전략 역시 확실한 주목을 받을 만하다. 결국, 딜로퀘스트는 이제 넥슨 전체 신작 메타의 실험실이자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다.
결국, 새로운 개발 자회사 설립은 단지 조직 확장에 머물지 않는다. 트렌드에 맞춘 메타의 변화, 원천 IP에 대한 과감한 도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초반 R&D 투자 집중이 맞물린 통합 액션이다. 게임 생태계는 메타의 변동성을 흡수해내며 1~2년 주기로 트렌드를 재조정한다. 딜로퀘스트의 등장은 또 한 번의 방향타 변화로, 기존 기득권 IP 유지와는 별도의 움직임. 넥슨이 앞으로 ‘창의적 실험’과 ‘실질적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아니면 도전의 대가로 단기적 성과 지연을 감수하게 될지 판가름할 시간이다. 신작을 기다리는 모두에게, 지금은 레디업, 딜로퀘스트 게이지 채워지는 그 순간을 주목해야 할 때다. — 정세진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