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국가안보전략과 한일 국방비 증액 요구의 배경과 파장

미국 행정부가 최근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하며 ‘자국 우선주의’ 기조를 재차 강조하고,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국방비 대폭 증액을 공식적으로 촉구했다. 발표된 내용을 보면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정과 자국 이익 수호를 위해 동맹국들의 안보 책임 분담을 강조하겠다는 실질적 방향전환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이 명시적으로 언급됐으며, 미측은 역내 군사·전략 환경 변화와 중국·북한의 군사적 위협 고조를 근거로 방위비 증액 필요성을 전면화했다. 이 같은 분명한 요구는 단순한 협의 요청 이상의 압박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수년간 ‘상호 신뢰’에 입각한 동맹 강화 메시지를 내왔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동 분쟁 심화, 국내 재정 부담 가중 등 복합적 상황에서 ‘아메리카 퍼스트’ 원칙을 재정립하는 기류가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략에서 드러난 핵심은 미국이 자국 안보 이익을 최우선에 놓고, 그 비용을 동맹국들에게 실질적으로 전가하려는 현실적 변화라고 분석한다. 제임스 앤더슨 전 국방부 차관은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사회 부담이 커질수록 동맹국들은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한국 역시 최근 미 국방부가 주도하는 공동훈련, 첨단무기 도입, 방위비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그 압력을 이미 체감하고 있다. 일본도 자위대 예산 증액과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에 대한 내외부 비판이 팽배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는 “정치적 소모 논쟁을 넘어선 동맹 현실 재조정”임을 강조했다.

국내 정치권의 반응 역시 엇갈리고 있다. 여권은 “동맹 강화와 자유민주 질서 수호를 위한 합리적 대응”이란 입장을 고수하며, 국방 예산 증액의 정당성을 부각하고 있다. 반면 야권, 특히 일부 진보 성향 의원들은 “국방비 증액이 국민 복지와 미래 세대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며 재협상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내년도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일정이 본격화된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관련 예산, 전략적 협력, 동맹 구조 등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뜨거운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제계 역시 국방예산의 급격한 확대가 재원 배분, 민간 경제 활성화 등 복합적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한 예산 논의가 아니라,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구조 변화, 미·중 전략경쟁 지속, 남북관계 및 북핵 리스크 관리, 한미일 군사협력의 미래 등에까지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국내 경제·정치 상황 변화에 따라 동맹관리 방식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며,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방위비 문제로 한미동맹에 위기 신호가 강화됐던 역사적 경험을 상기시켰다. 이번 국가안보전략 역시 표면적 압박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내 동맹 정책의 구조적 전환 신호로 볼 여지가 크다.

한국 정부는 향후 유연한 협상 전략과 국내적 컨센서스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할 경우 국민적 피로감과 정치적 분열을 초래할 수 있지만, 정당한 안보 분담 논리와 국가 이익 수호 원칙 내에서 최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여야 정치권 또한 안보·외교·경제의 복합적 시각에서 정책 논쟁과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궁극적으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동맹국들에 미치는 구조적 압력 속에서 우리 외교·국방 전략의 독립성과 실리 추구, 그리고 한미동맹의 미래 구상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요구된다.
— 최은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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