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환경 문제해결의 새로운 동력: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지역 실험과 국제적 시사점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2025년 12월,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의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경기도 내 사회적경제기업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프로젝트 진행 내용을 공유하고, 상호 학습 및 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기회로 조명되었다. 제조, 서비스, 환경, 복지 등 다층적 영역에서 자생적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사회적경제조직의 구체적 성과가 발표됐고, 경기도 내 지역현안에 대한 창의적 접근 방식들이 제시됐다. 특히, 사회적가치의 창출과 지역문제의 지속가능한 해법 개척이라는 두 개의 축을 동시에 겨냥하는 모델들이 도출되었다는 점에서, 이 회의는 단순한 성과 조명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2022년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의 주요 핵심은 행위주체로서의 지역 내 사회적경제조직 활성화에 있다. 구체적으로 이는 친환경 도시 프로젝트,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공동체 기반 복지 확대 등 다양한 영역에 실험적으로 적용됐다. 올해 공유회에서는 각 사업이 직면한 난관, 그 과정에서의 네트워킹, 제도적 뒷받침의 한계와 가능성이 투명하게 검토됐다.
이와 같은 경기도의 움직임은 국제사회 전반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사회적경제의 공공정책화’ 흐름과 맥락을 같이한다. EU와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사회적경제섹터를 공공문제 해결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 지역정부들이 이와 유사한 접근법을 현장에 올려놓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지원사업은 국제 경향을 반영한다는 데 자체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제무대에서 사회적경제가 실질자립구조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재정지원이나 네트워크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책 통합, 제도 혁신, 기업-시민사회-공공 부문의 삼자 협력구조 정착이 결정적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국내 사회적경제 현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성장과 한계를 반복해 왔다. 2010년대 초반부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탄생했으나, 지속가능성과 자생력 면에서 매번 제도적 장벽에 부딪혀 왔다. 자금, 시장접근, 전문성 역량, 판로 등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 또한 이러한 한계를 명확히 인식했다. 공유회에서는 관련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 브랜드 개발, 정책연계, 지역 네트워크 강화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최근 유엔, OECD 등 국제기구가 강조하는 ESG와 지속가능경영 프레임에도 부합하는 접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성과공유회에서 거론된 ‘주민 참여형 문제해결’ 모델은 단순 복지에서 나아가 지역주민의 역량 강화를 통한 사회문제의 근원적 해결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는 사회적경제 섹터가 장기적으로 정책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경기도와 인근 수도권의 도시문제(주택, 환경, 일자리, 돌봄 등)는 중앙정부 주도의 표준화된 솔루션만으로는 한계를 드러내왔다. 그러므로 현장맞춤형 실험과 정책 피드백이 반복되는 이 ‘탄력적 실험구조’가 사회적경제 풀뿌리 실천의 동력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비판적 시각에서 볼 때, 지원사업의 생태계가 자칫 행정의존적, 시혜성 구조에 머물 가능성은 경계할 일이다. 실제로 본 사업과 유사한 여러 지역 지원사업들이 단기 성과 위주로 치우치고, 장기적 자립 방안이 미흡해 비효율을 낳았던 국내외 사례가 적지 않다. 촘촘한 성과평가 체계, 현장 중심의 역량 강화, 정책과 시장 간 건전한 긴장관계 조성이 향후 핵심 과제로 남는다. 동시에, 급변하는 국제경제 환경과 도시화·고령화·청년실업 등 ‘글로벌 사회문제의 현지화’ 추세에 대응하는 사회적경제전략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계층 간 갈등, 지역 간 불균형,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 등 거시적 변수는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실험을 둘러싼 지정학적 맥락이다. 지방정부 단위의 사회적경제 실험은 개별 지역 하위구조에 머물지 않고, 결국 국가 전체의 사회통합과 국제 경쟁력 재정렬 과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경기도의 사례에서 보이듯 동일 모델이 타 지역, 나아가 해외 현장에 어떻게 변용되고 있는지 체계적 비교·분석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지역 수준의 혁신은 국가 단위의 도시정책, 복지정책, 지속가능발전 전략과 유기적 결합을 이루어야만 현장성과가 제도적 변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 성과공유회는 한국 사회적경제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비춰보는 거울임과 더불어, 동아시아 및 글로벌 ‘사회적경제 뉴웨이브’ 흐름에 대응할 혁신적인 지역 거버넌스 실험이다. 앞으로도 이 성과가 지역 단위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효율성의 균형을 국제적 수준에서 실현하는 지렛대 역할로 확장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 오지훈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