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 교수의 명사 특강, ‘자녀 마음건강’을 다시 묻다
최근 영등포구에서 열린 윤대현 서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자녀 마음건강 특강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윤 교수는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강연에서는 아이들의 정서 문제와 사회적 변화 속에서의 부모 역할에 대해 깊이 있는 진단과 구체적 조언을 전했다. 특강 현장에서는 불안이 높아진 아이들과,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본인의 양육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윤 교수는 ‘아이들은 위험을 피하는 본능이 강하나, 불안에 대한 지나친 통제는 오히려 성장의 기회를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교육계와 사회복지계에서는 아동 청소년의 정서 문제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 심각해졌다는 우려가 깊다.
윤 교수의 특강이 지목한 가장 큰 화두는 자녀의 마음건강을 지키기 위해 부모가 먼저 자신의 감정과 불안을 인식하고 조절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는 최근 내놓은 정신건강 연구결과 및 여러 현장 교육전문가들의 주장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예컨대 지난 2024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의 불안정 정도는 부모의 양육 태도, 대화 빈도, 부모의 스트레스 수준과 확연히 연결되어 있었다. 여기서 학부모들의 자기관리 능력과 감정표현이 곧 자녀의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윤 교수 역시 강연에서 ‘부모의 감정이 흔들릴 때, 자녀도 불안정해지기 쉽다’고 강조했다.
이와 유사한 부모교육 현장은 전국 곳곳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2025년부터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한 마음건강 챌린지 프로그램을 예고했고, 경기 지역에서는 교육청 주도로 ‘학부모 힐링캠프’가 꾸준히 열린다. 한 엄마의 경우 “내가 불안하면 아이에게도 그 감정이 전염되는 게 느껴진다. 강연에서 구체적인 감정관리법을 배운 점이 큰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모가 자녀와 소통하는 방법이나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태도 변화가 아이들의 불안지수 하락, 학교 적응력 향상, 대인관계의 긍정적 변화로 이어졌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나온다.
하지만 자녀 마음건강 관리에서 부모 책임만을 강조하는 접근에는 한계도 존재한다. 현장의 상담교사나 청소년 복지 전문가들은 마음건강 이슈를 가정 내 문제로만 한정하지 말고, 학교·지자체·지역사회가 보완적으로 개입하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학급에서 교사가 발견하는 미시적 변화나, 또래 관계에서 발생하는 정서적 위기들이 부모의 통제 밖에서 발생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아동센터·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연계해 다중지원체제를 시도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 부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크다. 영등포구의 이번 특강은 바로 이런 제도적 보조장치의 필요성을 한 번 더 곱씹게 한다.
윤대현 교수의 사례처럼, 공신력 있는 전문가의 안내가 세대 간 감정 격차, 불안 확산 문제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촉매제가 되고 있다. 자녀 마음건강이라는 주제는 단순한 개인 문제로 치부하기엔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대면 소통의 기회가 줄고, 디지털 환경의 급속한 변화로 정체성 혼란을 겪는 오늘의 아동·청소년들에게, 부모는 감정 안전망이자 첫 번째 상담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사회구조적 변수들을 무시하지 않는 균형 잡힌 정책적 접근이 병행되어야만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마음건강에 대한 이 시대 부모와 사회의 역할, 그리고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 모두가 혼재하는 현장에서, 사회 각계의 관심과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더 건강한 양육과 성장의 환경을 위해 지역사회, 정부, 가정이 함께 책임지는 안전망이 더욱 촘촘하게 작동하길 기대해본다. — 최현서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