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지역사회와 기업, 유한양행의 3년 연속 ‘S등급’이 남긴 의미
유한양행이 올해 ‘지역사회공헌인정제(Community Contribution Recognition Program)’에서 3년 연속 최고 등급인 ‘S’를 획득했다는 소식은 최근 기업-사회 관계성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 인증제는 기업이 지역사회 내에서 실질적으로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남기는지를 다면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유한양행이 2023년에 이어 2025년까지 변함없이 참가기업 중 최고 등급을 유지했다는 사실은, 수치 이상의 가치 변화와 인식의 전환이 기업계에 어떻게 확산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유한양행의 사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 기업이 단순히 물질적 기부를 넘어 지역사회에 밀착한 사회적 보호망, 그리고 자원 순환과 책임 있는 경영을 실행한 기업이라는 점에 있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지역 노인복지시설과 아동센터 후원, 중소 보건업체와의 협업, 지역기반 환경보전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천해 왔다. 이는 그간 대기업의 사회공헌이 소수 인물의 기탁이나 일회성 기부에 머무르던 관행에서 한발 더 나아간 모델로 평가할 만하다.
이와 함께 시장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의 확산도 유한양행이 3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은 배경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2023년 이후 투자자, 소비자 모두가 기업의 재무적 실적 외 사회적 책임 이행 및 지속가능 성장 여부를 중요한 평가 잣대로 삼는 인식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300개 중 70% 이상이 ESG 지표를 경영 기본방침에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S등급’에 도달한 기업군은 여전히 6% 내외에 머무를 만큼 실천과 계획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존재한다.
지원의 규모와 대상, 전략적 기여의 심도 등에서 유한양행이 보인 특징은 기업-지역사회 관계의 패러다임 변화와 그 속도의 실체를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유한양행의 ‘소통 중심의 지원’ 전략은 지역사회복지관 현장 의견 청취, 지역 어르신의 헬스케어 수요 조사, 청년 자립지원 등 실제 수요 반영에 무게를 둔다. 이렇듯 기획단계부터 수혜자, 현장 실무자의 목소리가 녹아든 접근은 단순 후원이나 홍보성 지원 사업과는 구별되는 차별점이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유한양행은 현장 맞춤형 지원을 위한 산업계-공공기관 연계의 대표모델”이라 인정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기업 이미지 제고에만 치중하는 대다수 기업들과는 방향과 깊이 모두 뚜렷이 다르다.
다만 올해 제도의 전반적인 운영방식과 심사 방침에 대해 일각에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사회공헌 인증이 실제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평가 항목 및 가중치, 장기적 성과 추적체계가 더욱 정교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대형 상장사의 경우 단위 행위가 지역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지원의 질과 사회적 파급 효과 모두에 대한 엄밀한 검증이 필수적이다. 이에 비해 유한양행은 현장과 소통하는 중간단위를 체계적으로 두어 사업별로 효과 검증과 제안 회수, 성과 재투입이 원활하게 연결된 구조임을 강조해왔다.
사회적 책임 실천을 둘러싼 기업의 태도 또한 과거와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기업의 사회공헌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일종의 ‘이미지 세탁’ 성격이 강했고, 사회적 신뢰 위기가 확산될 때마다 위기 관리용으로 동원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안전망과 복지 체계, 기업의 기여 구조에 대한 시민사회의 기대치는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지속 가능성’과 ‘포용적 성장’이라는 사회적 키워드는 기업 활동의 본질적 기준이 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수년 동안 사회공헌 활동 내부에 다중 이해관계자 협의기구와 피드백 체계를 도입,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높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올해 발간한 ‘2025년 지역사회공헌인정제 평가보고서’를 보면, S등급 기업군은 대체로 ①사회안전망 구축 ②청년·노인 맞춤 지원 ③지속가능 동반성장 등 세 가지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유한양행은 청년 스타트업 지원, 여성암 환자 돕기, 지역 환경정화 사업 등 복수의 프로그램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어 지표별 평가에서 ‘모범 사례’가 됐다. 현장에서는 “단순 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결과를 데이터화하여 지역사회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온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처럼 사회공헌의 전략화, 체계화는 결국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그에 따르는 신뢰 자산 구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궁극적으로 지역사회 공공성과 민간의 자원, 그리고 현장성과 평가의 객관성이 보완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는 원칙 역시 재확인된다. 앞으로 이 제도가 지닌 한계를 최소화하기 위한 투명성 강화, 민간-공공의 협의구조 발전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한 유한양행의 사례는 사회 전체에 건강한 자극과 상생의 가능성을 던지고 있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