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 지역 환원, 37년 만의 귀환이 남긴 과제와 희망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이 37년 만에 지역에 다시 돌아와 울산 본교 중심의 교육을 시작한다는 소식은 단순한 대학 행정의 변화가 아니다. 울산지역에서 의사가 부족했던 현실, 그리고 지역사회가 안고 있던 보건의료 인력 문제의 한복판에 한 줄기 햇살처럼 비친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울산의대는 오랜 기간 서울아산병원 중심의 분교 형태로 운영돼 왔다. 그 결과, 입학은 울산에서 하더라도 교육과 임상 경험 대부분은 서울에서 이뤄졌다. 결국 졸업생들이 울산에 정착해 지역 의료인의 뿌리를 내리기보다 서울 및 수도권 의료기관 진출이 대다수였다. 오랜 시간 울산 시민, 예비 의료인, 지역사회 모두가 안타까움을 토로한 이유였다.

울산대학교와 울산시의 다양한 노력 끝에 교육부가 본교 주도 교육 체계 전환을 승인했다.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울산 캠퍼스에서 교육을 이수하고 임상실습이나 전문교육도 지역 내 병원과 연계해 제공한다. 이는 중앙집중형 의료 교육 시스템에 대한 첫 신호이기도 하다. 울산대학교 의대 교수진과 학생, 그리고 울산 시민들은 이 변화를 반기고 있다고 한다. 한 예비 졸업생은 “이제 우리 세대부터는 지역의료에 기여할 수 있단 자부심이 생긴다”고 했다. 의대생 학부모들은 더이상 서울로 이사하거나, 주말마다 장거리 이동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의대를 지역에 안착시키기 위한 결정적 조건은 교육 환경의 질적 변화다. 예를 들어 울산대학교병원의 시설과 전문 인력 확충, 지역사회와의 임상 네트워크 강화, 지역 보건과 연계된 커리큘럼 변화 등이 실질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타 지역 사례처럼 입학만 지역에서 이뤄지고 실질적 교육은 중앙에서 진행된다면, 지속가능한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울산의대는 울산대학교병원뿐 아니라 시립병원, 지역 의원들과 실제 협업을 확대하고, 학생들에게 지역의 공공의료 현장에서 배우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실제로 경북의 한 지자체도 보건·의료·복지 협업클러스터를 조성해, 졸업생 의사의 정착률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하지만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현장에서는 “교육의 질에 편차가 없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교직원들의 목소리도 컸다. 아직 지역병원의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 일부 교과목의 경우 교수 인력이나 실습환경 부족 우려도 남아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와 대학은 단기적으로는 외부 전문가 초빙, 장기적으로는 병원과 연계한 연구·진료센터 확충 방안을 마련했다. 의료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가 보다 안정될 것이란 희망과, 지역이라는 새로운 삶의 무대를 걱정없이 펼칠 수 있겠다는 설렘이 교차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엔,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 있다. 세 아이를 지역에서 키우며 표현이 서툰 한 학부모의 말처럼, “이제 우리 아이가 대학 간다고 집 떠날 걱정이 없어요. 동네 어르신도 집 옆 대학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어요.”

울산의 사례가 전국 지역 의과대학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통해 지방 대학과 의료기관의 상생, 지역 내 인재 육성, 나아가 의료 서비스의 질적 개선까지 여러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도 ‘지역의료 균형발전’을 중점 과제로 삼았다. 타 지역 대학 병원장들은 “지역과 대학, 병원이 공동운명체란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육, 진료, 연구의 삼박자가 맞아야 지역발전은 물론 주민 복지, 젊은 의사들의 지역 정착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의료는 결국 사람이다. 한 명의 의료인이 지역을 지키는 구성원이 될 때, 도시는 건강하게 숨쉴 수 있다. 이번 울산의대의 환원은 그간의 중앙집중, 서울 쏠림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균열을 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변화가 제도에만 머물지 않도록,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이 흐름을 지지하고 보완해나가야 할 시점이다.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이 모든 변화의 끝에는 결국 시민과 한 사람의 아이, 가족과 환자가 있다는 것이다. 따뜻한 지역의료 생태계와 미래 의사들의 새로운 출발점 앞에서, 모두가 한 걸음씩 힘을 모았으면 한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