꿔바로우 값이 만든 밥상의 풍경 – 배달음식이 불러온 소비 패턴의 진화

꿔바로우 5조각에 1만2000원이란 가격표, 이제는 어느 배달 앱을 들어가도 낯설지 않다. 그러나 지난 며칠간 이 가격이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다’는 온라인의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배달 음식 가격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기사에서는 한 이용자가 받은 꿔바로우의 실물을 사진으로 공개하며 “조각당 2400원꼴”이라는 현실감 넘치는 설명을 더했고, 이에 네티즌들은 ‘비싼 외식물가’와 ‘배달의 사치’라는 두 키워드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과연 2025년의 우리의 밥상, 어떤 소비 심리와 시장의 흐름에 놓여 있는가.

패션이나 뷰티 이상의 속도로 트렌드가 바뀌는 분야가 있다면, 단연 ‘음식 소비’다. 팬데믹 이후 집밥의 대체재로 급부상한 배달 음식은 이제 ‘편리함’에서 ‘경험 소비’까지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깊이 스며들었다. 하지만 현실에선 고물가와 인건비, 배달 수수료가 가격 파동의 뿌리가 되었고, 꿔바로우 한 접시에 담긴 ‘비싼 조각’은 그 복합적인 시장 구조의 상징처럼 소비자 앞에 놓인다. 최근 통계청과 부동산114 등 외식 시장 동향 보고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부터 배달 메뉴 평균 단가는 작년 대비 약 9~13% 추가 상승했다. 이미 2023년에도 소비자 10명 중 8명은 ‘배달앱 주문비가 원래 가게 가격보다 비싸다’는 데 공감한 바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폭등이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라면, 쌀, 육류 등 ‘서민 밥상’의 주요 식재료 가격은 수입단가 변동과 유가, 물류비 인상에 따라 연이어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월간식품산업통계(2024.12.)에 따르면 주류·볶음류·튀김 요리 등 배달 주력 카테고리의 식자재 단가가 전년 대비 최소 12%, 많게는 23%까지 올랐다. 꿔바로우의 주재료인 돼지고기와 감자전분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배달 앱의 중개수수료와 마케팅비, 포장비까지 덧씌워지면 결과적으로 ‘식사’가 아닌 ‘경험’의 가격이 된다. 취향에 따라 어쩌면 한 끼에 1만2000원은 ‘작심한 사치’일 수 있다. 하지만 안정적 공급망이 불안한 시대, 생활 반경을 벗어난 신메뉴 시식은 ‘콘텐츠’의 가치로 전환됐다. 더불어 배달 음식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편리함’이라는 명분 이상, ‘집에서의 오마카세’ 같은 문화적 체험의 감각도 포함한다. 이 지점에서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튜버 먹방 따라하기’와 배달 미식회 인증이 넘쳐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푸드테크 플랫폼‘요기요’와 리서치 전문기관 트렌드모니터의 공동조사(2025년 8월)에서도 만18~39세 응답자 중 62%가 ‘비싸도 독특한 메뉴나 유명 맛집 음식을 집에서 먹고 싶은 욕구’를 솔직하게 밝혔다.

그렇다면 가격 논란이 이어지는 분위기 속에서도 배달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남들과는 다른 경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포지셔닝 때문이다. 배달음식의 개별화와 프리미엄화는 결국 ‘내부 만족’이라는 키워드와 궤를 같이 한다. TV 예능, SNS, 유튜브 라이브 환경에서 타인의 맛집 후기는 오래 남는 밈(meme)이 되었고, 이는 곧 실시간 소비 트렌드로 직결된다. 사회적 존재로서 소비자는 더 이상 단순한 ‘가격’이 아닌, 가치를 산다. 그 가치는 포장용기, 빠른 배송, 라이브 리뷰 인증샷이라는 ‘행위’에서도 느껴진다.

또한, 높은 가격에 불만을 토로하던 소비자층에서도 ‘공동구매’ ‘친구나 가족과 셰어링’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메리츠자산운용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외식시장 보고서(2025년 10월)에서도 “1인분 소량 주문”에서 “단체 주문 후 분배”로의 주문 방식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따라서 ‘꿔바로우 조각 논란’은 오히려 배달 시장의 진화, 그리고 소비 라이프스타일 패턴의 전환 지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배달 음식은 이제 단순히 배불리기 위함이 아닌, 자신의 소비 성향을 보여주는 ‘나만의 테이블’이자 ‘경험의 장’이 되고 있다. 물론 폭등하는 가격에 일차적 불만이 쏠리는 건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변수는 동시에 ‘음식=서비스 경험’이라는 인식의 확장, 그리고 집안에서 경험하는 일상적 오마카세 트렌드라는 새로운 흐름을 가시화한다. 소비자의 미각과 감각은 고도화되고, 그만큼 ‘내가 왜, 어떻게 먹는가’에 대한 질문도 치밀해졌다. 배달 시장을 둘러싼 논란 뒤에는 결국, 시대가 바꾼 음식 소비의 풍경과, 변화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자문이 서려있다.

오늘도 꿔바로우 5조각 앞에 놓인 우리는, 그 조각에 ‘가격’뿐 아니라 ‘내 식탁과 일상의 감도’까지 담아낸다. 경험을 소비하고 일상을 디자인하는 시대, 배달 음식은 더 이상 단순한 ‘먹는 것’이 아니다. 그 한 조각에는 누군가의 미식 취향, 혹은 오늘의 라이프스타일이 오롯이 담겨 있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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