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FC, 희망의 전술로 써내려간 승격 신화…K리그1이 받은 뜨거운 도전장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부천FC 선수단 벤치에선 고함과 눈물이 엇갈렸다. 2025년 12월 8일, K리그2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부천FC가 마침내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1 승격을 이뤄냈다. 세월의 무게만큼 간절했던 승격의 감동은 그라운드에 뿌리를 내린 치열한 전술 싸움의 결과였다. 감독 이영민의 지휘 아래 부천FC는 시즌 내내 촘촘한 포백과 강도 높은 압박, 그리고 역습 전개에서 탁월한 경기력을 보였다. 이들의 승격은 단지 구단의 역사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프로축구의 구조와 지형까지 흔드는 굵직한 변곡점이다.

이번 승격은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첫째, 부천FC는 K리그2 내에서도 비교적 낮은 규모의 예산과 선수층으로 꾸준히 상위권 경쟁을 펼쳤다. 2024시즌 시작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단단한 미드필더진과 특유의 조직력, 그리고 유연한 전술 운용을 부천의 최대 강점으로 꼽았던 바 있다. 실제로 부천은 포지션별 움직임을 극대화하는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하되, 상황에 따라 3-4-3 변형을 쓰며 공격과 수비 전환 속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스탯적으로도 볼 점유율과 유효 슈팅, 타이트한 라인업 운영 등 숫자 이상의 조직력을 보여준 시즌이었다.

둘째, 이영민 감독은 시즌 내내 상대 팀의 전력 분석에 강점을 보이며 매 경기 맞춤형 전술 적용을 선보였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의 전술적 유연성은 압권이었다. 결승전에서 부천은 상대 수비수의 빌드업 패턴을 완전히 꿰뚫는 하이 프레싱, 그리고 미드필드에서의 짧고 굵은 2선 연계 플레이로 기회를 창출했다. 후반 교체 카드 역시 승격을 결정짓는 승부수였다. 13분 만에 터진 선제골 이후, 부천은 라인을 조금씩 내리면서도 역습 상황에서 전방 압박에 공을 들였다. 이는 상대 수비진의 실수를 유도함과 동시에, 짧은 템포의 교체 전술로 체력 분배까지 세세하게 챙긴 결과다.

다른 구단들과 비교해볼 때, 부천FC의 전술적 특징은 더욱 두드러진다. 시즌 내내 보여줬던 강등권 구단들의 뚜렷한 수비 지향성과 달리, 부천은 점유율과 패스 완성도를 중시하는 축구로 화끈한 플레이를 유지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이나 서울이랜드FC 등 경쟁 구단들 역시 공격적인 전개를 시도했지만, 결정적 순간에서 세트피스 활용과 히든카드를 찾아내는 데는 부천이 앞섰다. 선수단 내부적으로도 기동성과 체력을 겸비한 미드필더 라인—대표적으로 주장 박한빈과 신예 이규혁의 헌신적인 움직임—, 그리고 압박 타이밍을 리드하는 주된 수비수들이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이런 전반적 특성은 전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K리그2의 완숙한 모델’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부천FC의 승격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한 시즌의 업적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기반 시민구단이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 명 한 명의 선수들이 전술적 조직력과 팀워크로 개개인 능력치를 극대화했다. 구단 운영진 또한 신중한 영입과 유소년 육성, 재정적 균형을 맞추는 데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K리그 전체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더불어, 승격 후 K리그1에서 펼쳐질 부천의 도약은 기존 판도에 흥미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승격 구단인 광주FC, 김천상무 등의 성공적 안착과 비교할 때, 부천 역시 체계적인 전술과 선수단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K리그1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화려한 승격 이면에는 과제도 남아 있다. K리그1의 벽은 단단하다.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보다 큰 스케일의 플레이, 효율적인 외국인 선수 영입, 기존 자원의 가치 극대화 등 다층적 전략이 동반되어야 한다. 부천이 보여준 팀플레이와 전술적 유연성은 강점이지만, 상위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한 또 다른 전투 준비가 절실하다. 결국 ‘승격’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부천FC가 K리그1에서 또 다른 신화를 쓸 수 있을지, 팬들은 물론 K리그 전체가 주목할 시점이다.

이번 부천FC의 승격을 하나의 전술적 모범 사례, 그리고 지역 축구의 새로운 모델로 기억할 필요가 있다. 조직력과 체계, 선수단 전체의 성장 가능성이 집약된 2024~2025시즌의 드라마. 이제 부천은 또 한 번 자신들의 이름을 한국 축구판에 굵게 아로새기게 됐다. — 김태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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