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매쉬 펜타킬로 판이 갈렸다: 디플러스 기아, KeSPA CUP 전승 행진의 의미와 KT전 심층 분석

롤 e스포츠의 겨울 정기전, KeSPA CUP. 그 중심에서 디플러스 기아가 넘치는 에너지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특히 9일 열린 KT 롤스터와의 맞대결은 종목 팬들 사이에서 이미 탑티어 매치업으로 평가받으며, ‘스매쉬 펜타킬’이라는 비정상급 하이라이트를 만들어 냈다. 디플러스 기아는 KT를 상대로 전승 가도를 이어가며 메타 적응력과 젊은 패기의 진수를 보여줬고, 전장에는 단순 승부 이상의 패턴 변화가 있었다.

이번 경기는 초반 라인전부터 격렬했다. KT의 상체 중심 운영, 고전적인 한타 진입 방식에 맞서 디플러스 기아의 신진 선수들은 ‘빠른 싸움, 순식간에 각을 본다’는 e스포츠 신트렌드의 전형을 청사진처럼 그려냈다. 특히 경기 중후반부, 바론 앞에서 이뤄진 한타에서 ‘스매쉬’가 기록한 펜타킬은 게임의 무게를 강제로 돌려놨다. 스코어보드 상으론 한 타이밍밖에 안 되는 데미지 교환이었지만, 실제론 게임 내 밴률·픽률 변화, 최근 LCK/LPL 챔피언 설계, 케스파컵 돌풍팀들의 밴픽 키워드 모두를 압축·집약한 순간이었다.

디플러스 기아의 픽밴 패턴엔 확실한 색이 있다. 이번 시즌 전체적으로 미드-정글 주도권, AP와 AD 비율의 균형, 초반 오브젝트 설계에 신경쓴다는 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타 팀들이 올해 들어 카이사·나미, 바루스-밀리오 같은 음직임 위주 팀파이트 조합을 근간으로 삼는 데 비해, 디플러스 기아는 ‘스킬 연계와 한타 연쇄’에 최적화된 조합을 반복하며, 신생 선수들과 기존 베테랑의 합을 하루가 다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KT는 여전히 개개인의 피지컬과 운영에선 탄탄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선 라인 주도권 상실, 기습적인 시야 장악 미흡, 그리고 한타 구도에서 탈진·점멸을 통한 포커싱 손실이 뼈아팠다. 특히 KT의 바텀듀오가 단 한 번의 무리한 진입 이후 라인 관리 및 시야 장악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모습은, 현 e스포츠 메타에서 “기본 스킬 발동 타이밍과 팀 단위 연계”가 왜 중요한지를 방증했다. 디플러스 기아는 순간적으로 벌어지는 전투에 강해진 e스포츠 환경에 완벽히 적응했다.

이전 시즌까지 ‘클린 게임’보단 ‘클러치 능력’이 중요한 메타였다면, 최근 메타는 분명 조직력과 계획성이 주목받으며, 디플러스 기아는 그 트렌드에 동기를 부여하는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KeSPA CUP에서 판을 흔들고 있는 이들의 비결에는 연습 과정에서의 피드백 문화, 데이터 중심의 전술 설계(특히 최근 경기 로그 분석 반영), 그리고 신인 육성 시스템의 효과적 작동이 있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경기 중 보여준 카메라워크와 옵저버의 각도만 봐도 객관적 자료에 기반한 움직임이 많았음을 알 수 있을 정도.

팬들은 디플러스 기아가 오너십 전환 이후 보여온 ‘디테일 강화’, 즉 드래곤/바론 셋업 타이밍, 사이드 라인 장악 유형 변화, 픽밴 리스크 관리 등 현재 LCK를 넘어 글로벌 밴픽 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평가한다. 최근 해외 주요 리그(LPL, LEC)의 밴픽이라든지, MSI/롤드컵 이슈마저 반영할 정도다. 이번 KT전의 펜타킬 장면은 전략적 판단, 스킬쿨 계산, 딱 맞아 떨어지는 팀원간 시너지의 교과서였다는 평이 대세다.

디플러스 기아가 이 기세를 언제까지 끌고 갈지는 미지수. 시즌이 깊어질수록 상대 팀 밴픽 연구와 카운터 스타일이 등장할 것이고, 이때 이들은 팀 개개인의 센스와, 벤치 멤버 기용 유연성, 예측 불가 변수 대응력이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빠른 메타 적응력, 끈질긴 팀워크, 그리고 한 번 터진 싸움에서 속도와 연결고리로 경기를 내리는 플래시-이니시에이팅 구조가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올 겨울, 롤 e스포츠는 몸값 싸움이 아닌 ‘전술적 혁신’과 ‘선수 개발 체계’의 진화로 움직이고 있다. KT전에서 보인 디플러스 기아의 승리 공식은 결국 패턴화와 데이터화,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젊고 공격적인 팀컬러로 요약된다. 시즌 중반 이후 LCK 판도 전체에 변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음 번 상대들에게 제공된 정보는 많아졌지만, 이 전승 행진에서 디플러스 기아가 새 패턴을 던질지, 또 어떤 스매쉬급 하이라이트를 만들지 기다리는 맛이 있다.

— 정세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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