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한국의 자율주행 격차, 그리고 우리만의 길: 차량단속·버스 분야 혁신의 현주소
전 세계 자율주행업계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테슬라와 비교할 때, 국내 자율주행 산업의 상용화와 기술 진화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하다. 최근 MBC 뉴스가 다룬 “테슬라에는 뒤졌지만‥버스·차량단속은 우리도 자율주행” 기사에서는 한국이 승용차 자율주행 분야에서 테슬라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특수목적 영역—버스 및 차량단속과 같은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기술 도입과 독자적 성과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기사에서는 서울시의 자동 단속차량, 경기도와 인천 교통공사의 자율주행 순환버스, 현대차-포스코 등 국내 기업들의 실증 프로젝트 현황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국내 자율주행 산업의 현주소는 기술적 난이도와 규제 환경, 그리고 시장 수용성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진단할 필요가 있다. 테슬라의 FSD(Full Self Driving) 소프트웨어는 글로벌 기준에서도 독보적이지만, 각국의 안전규제, 지도인식, 도로인프라, 책임보험체계 등이 상이해 실질 적용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한국은 각종 규제가 엄격하다.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건수는 매해 증가하고 있지만, 시범사업 중심을 벗어나 본격적 상용화 단계로의 진입은 제한적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서울시의 도로 주정차 단속자동차와 같은 실제 ‘실무형’ 자율주행 솔루션은 제도적 장벽을 비교적 신속히 넘어서고 있다.
도심 내 ‘자율주행 버스’는 좁은 경로, 낮은 속도, 반복경로 등 특수조건 하에서 안전성과 효율성 면에서 테슬라의 도심 주행보다 구현이 쉽다. 인천 청라, 판교 등에서 운영되는 자율 순환버스는 한정 구간 내에서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f시범사업 후 상업적 서비스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고령자 이동권 확대, 탄소저감 등—는 이미 확인 단계다. 주차단속 차량의 사례처럼,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가 맞닿은 분야에서 ‘K-자율주행’만의 해법이 모색되고 있다.
세계적 비교 관점에서, 미국과 중국은 법인택시, 가정용 승용차 등 일반인 대상의 완전자율주행 서비스에서 훨씬 앞서 있다. 구글 웨이모, 바이두 아폴로 등이 실제 승객을 태우고 도심 교통환경에 투입되고 있으며, 테슬라 FSD의 경우 OTA 다운로드만으로 전국 단위 서비스가 확장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책임보험 체계, 차량 전용노선 확보, 실제 대중이 마주하는 안전이슈에 대한 정밀 규제가 상존하고 있다. 정부(국토부·과기정통부)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 이후 단계적 확대를 시도하고 있으나, 지역별·용도별 이질성이 현격하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이 다목적 소형 자율주행 플랫폼(도심내 공유차량, 물류배송 로봇, 단속차량 등) 분야에서 선진 노하우를 쌓고 있다는 사실이다. 드론·소형 UAM(도심항공모빌리티)과의 융합, 스마트시티 구축 프로젝트와 연계될 경우, 승객운송 분야 외의 새로운 가치창출 가능성이 주목받는다. 대표적으로, 2025년까지 서울 도심 단속차량을 완전 자율주행 전환하는 시범사업은 앞으로 ‘관제 시스템 자동화—차세대 인공지능 교통 인프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B2B 시장과 공공 서비스 연계 기반의 틈새시장 창출이라는 전략적 시각도 무시할 수 없다.
기술 해설 관점에서,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량 다수는 레벨3 수준(조건부 자율주행)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도심 주행의 복잡성, 예상치 못한 교통상황 판단 등에서 아직 완전자율주행(레벨4~5) 도달은 미지수다. 실도로 테스트와 사용데이터의 축적, V2X(차량-인프라 통신) 완성도가 다음 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교통안전공단, ETRI, 전자통신연구원 등은 자율주행기반 교통분석, 시내·공항 연계, 플랫폼 표준화 등 다양한 기술적·제도적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결국 한국의 자율주행차 기술은 ‘테슬라식’ 영역(승용 레벨4~5 전면 상용화) 진입과 ‘버스·공공서비스 특화형’의 두 갈래 진화가 병행될 전망이다. 사회적 요구와 기술의 현실, 그리고 정책 방향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우리만의 독자적 모델”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한국이 선택할 다음 단계는 기술의 빠른 이식과 상시 관리체계 확립, 그리고 실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완전 상업화의 설계라고 할 수 있다. 동병상련의 일본·싱가포르, 그리고 로봇배달·공공교통 중심의 유럽 도심 사례와의 비교 연구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테슬라와의 격차를 솔직히 인정하되, 우리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 서비스—특히 공공 분야 자율주행의 상용화—로 산업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움직임이 필요한 시기다. 시장 선점을 위한 과감한 테스트베드 확대, 공동 규제혁신, 그리고 AI·빅데이터 인프라와의 결합이 미래 한국 자율주행차 산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 고다인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