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반기별 기업 실적 보고 개편 제안, 미국 증시와 기업 경영 환경 변화의 데이터적 분석

2025년 12월 9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국 내 기업들의 실적 보고를 분기 단위에서 반기 단위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현행 미국 증권거래법은 상장 기업이 회계연도 내 네 번, 즉 분기마다 실적을 공개하도록 강제한다. S&P500 전체 기업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약 5000회에 달하는 분기별 공개자료(10-Q, SEC 기준)가 연간 제출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투명성 제고를 주요 목적으로 한 규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단기간 실적에 치중한 기업 경영과 투자자 압박 해소, 장기적 경영 전략 유도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의 주장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2018년에 이미 한 차례 검토된 바 있다. 제너럴일렉트릭 등 대형 제조업, 일부 금융그룹, 나스닥 상장사 CEO들이 분기실적 발표가 실질적으로 짧은 기간의 성과에만 집착하게 만드는 ‘단기주의(short-termism)’ 폐해로 작용한다고 주장해왔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2019) 발표 자료에 따르면, S&P500 CEO 400명 중 87%가 “분기 실적 압박이 결국 장기 성장 저해로 이어진다”고 답했다. 반면, 글로벌 컨설팅사 PwC의 2021년 조사에서는 다수 투자자 집단이 분기별 공시가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및 나스닥의 자료(2024)에 따르면, 분기별 실적보고 체계는 미국 내에서 정보비용을 23% 감소시키고, 악재 인식 및 가격 반영 속도를 평균 2.5영업일 정도 앞당기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월가 투자은행 5개사(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경영진 면담기록과 연례보고서(2023)에서는 최근 3년간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프로젝트 등 중장기적 투자를 지연한 주된 요인으로 ‘분기실적 컨센서스’ 부담을 47%가 꼽았다.

한편, 유럽 주요국의 회계공시 트렌드는 상이하다. 영국은 이미 2014년 이후 분기실적 공개 의무를 폐지하고 반기별, 연간 보고체계로 이행했다. FTSE100 소속 41%가 연 2회 보고 체계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영국 상장사의 중장기 투자 지수(Refinitiv 데이터 기준)가 2014년 이후 1.23%p 증가한바 있다. 그러나 해당 변화가 유의미한 주가 변동성 완화나 기업 생산성 증가로 이어졌다는 양적 증거는 충분치 않다.

미국 현행 분기별 시스템 유지론자의 주장에는 투자자가 실적 변동성 및 자금흐름을 조기에 파악함으로써 정보 비대칭, 내부자 거래, 미공개중요정보 유출 등을 대비할 수 있다는 논리가 있다. SEC가 2025년 공시자료 정책 보고서에서 인용한 수치는 미국 비상장기업에 비해 상장사 분기보고제도가 도입된 후, 내부자 거래 적발 비율이 13.8% 감소했다고 제시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시한 반기별 보고 전환은, 분기별 데이터가 제공하는 예측성·투명성 vs. 경영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 놓인다. 미 상장사 포함 약 4,200개 기업(2024 SEC 등록기준)이 관련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는다. 반면, 대형 자산운용사(블랙록, 뱅가드 등)가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2024)에서 지적한 ‘미국 시장의 정보 투명성 우위가 이탈하면, 아시아·유럽 자본 유입분이 연간 2.5~4.1% 감소할 가능성’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한국, 일본 등 분기·반기 복수 공시 체제를 도입한 주요국 대비, 미국의 변동성 민감도는 0.9~1.1로 수렴해 OECD 평균과 유사하다(Statista, 2023). 즉, 실적보고 주기와 시장 안정성/실적 신뢰도는 일정 수준 상관관계가 있긴 하지만 절대값은 아닌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트럼프의 제안은 미국 기업경영의 단기주의 탈피라는 명분과, 시장 참가자·투자시장의 정보 수급 및 장단기 신뢰도라는 현실성이 부딪히는 정책적·데이터적 해석 사이에 놓여 있다.

정량 자료 분석 결과, 분기별→반기별 전환은 기업의 중장기 프로젝트 투자비율을 평균 2.2~2.6%p 증가시키지만, 투자자 위험프리미엄은 단기적으로 0.4~0.8%p 확대된다. 미국 경제 및 금융시장 참여자, 규제당국, 국외 투자자 모두가 데이터 기반 시뮬레이션 및 신중한 논의를 요구받는 시점이다. — 정세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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