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7세 고시’ 금지 법안 통과, 교원 임용 관행 바뀔까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소위원회가 이른바 ‘4세·7세 고시’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국립 유치원 교사 임용시험에서 오랜 기간 암묵적으로 작동해온 나이 제한 관행에 대한 법적 제동이다. 교육부와 여야가 정치적 부담과 공정성 논란 속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이번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평등권 강화라는 명분이 앞세워졌지만, 이면에는 교총, 전교조 등 이해집단의 요구와 청년층의 불만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사실상 현장과 정책당국 모두 ‘관행의 틀’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있으나, 사회적 감시와 여론 압력이 입법을 견인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4세·7세 고시’란 국가·공공기관 임용시험에서 특정 연령 이하(4세, 7세 차) 지원자만을 사실상 선호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하는 행태를 가리킨다. 특히 교사 선발 과정에서는 세대 순환 논리가 작동했다. 대학 신입생 선발과 달리, 교원 임용은 수년 단위로 준비해야 하는 전국 단위 경쟁 구조에 갇혀 있었고, 그 과정에서 교대·사대 졸업자들의 실질적 기회 제한이 반복됐다. 이는 일부 법률 자문위원들과 인권위에서도 ‘헌법상 평등 원칙’ 위배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국회 법안소위 합의 사항은 단순하다. 교육공무원 임용시험에서 특정 연령층이나 졸업연차를 기준으로 한 차별 금지, 채용 전형과정의 절차적 투명성 강화, 그리고 위반시 제재 근거 마련이다. 이런 결정 뒤에는 최근 20~30대 청년층의 집단적 문제제기와, ‘공정 사회’ 담론에 대한 정치권의 선제적 대응 심리가 있었다. 윤석열 정부는 직업 선택의 자유와 법 앞의 평등 의무를 번갈아 내세워 ‘낡은 관행‘과 거리두기를 시도해왔다. 반면,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현장 유연성” 또는 “정기적 교직 교체 필요성”을 거론하며 제도 도입의 불가피성을 언급해 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소위 결론은 여야가 공정 프레임 앞에서는 더 이상 혜택 구조 옹호에 나서지 못하는 현실을 방증한다.

쏟아지는 졸업생 불만, 교사 임용시험 특수성, 그리고 기성 교원 사회 내부의 암묵적 장벽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간 교육 현장과 관료조직이 ‘경험 많은 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라는 식의 해묵은 논리를 유지해왔으나, 이는 산업화 이후 변화한 인구 구조와 청년 고용 위기 앞에 상충하기 시작했다. 타직군과 달리 교원 임용은 대규모 집단실기와 민감한 평가 절차가 동반되기 때문에, 나이 또는 신분과 관계없는 평등 담론이 실제 선발 현장에 안착될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역량에 따라 편차가 그대로 드러날 수 있다. 결국 이번 금지법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교육부의 관리권 강화, 초·중등 현장과의 정기 교차 점검, 법 적용 위반시 실효적 제재 장치 마련이 선결 과제다.

문제의 본질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국민 다수가 동의하는 ‘공정의 기준’과 현장 실질을 일치시킬 방안. 둘째, 국가시험 전형 과정의 정치적 논란 소지 최소화다. 최근 대입, 사법시험, 공무원 선발 등 정부차원의 각종 채용정책 논의가 격렬히 펼쳐지고 있다. 2023년 대법원 판례,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OECD 평등채용 가이드라인 등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일본과 독일 등에서는 연령 제한 관행이 엄격히 금지되며, 투명한 전형 관리를 위해 외부 전문가 감시가 정착됐다. 한국의 임용시험 정책도 이러한 국제 기준과 조율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

향후 전망은 단순하지 않다. 입법취지는 명확하나, 시행령 및 하위 지침 단계에서 세부 예외조항 설정을 둘러싼 공방이 예고된다. 또한 현장 교원단체가 ‘경력직 우대’, ‘지역별 맞춤 선발’ 문제를 재차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체 임용규모 축소, 신분안정 욕구, 지역별 불균형, 세대 갈등 등의 맥락도 상수로 작용한다. 이번 소위 논의가 일회성 정치적 이벤트로 그칠 것인지, 실질적 인사혁신의 계기가 될지는 본회의 처리와 이후 현장 반영에 달렸다. 정치권과 교육당국 모두 당장의 입법 실적에 도취하기보다, 현장에 맞는 합리적 전형 설계와 ‘공정한 사회’ 프레임 이후의 책임있는 후속조처에 집중해야 한다.

— 윤태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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