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관의 무대, K-POP 아이돌 켄타의 7년 만의 도전기
2018년, K-POP 아이돌로 한국 예능과 무대를 누비던 켄타가 7년 만에 일본 도쿄에서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야간의 신주쿠 골목, 번쩍이는 간판 아래서 스스로 캐리어를 끌던 켄타의 걸음이 뚜벅뚜벅 이어진다. 그의 뒤에는 더 이상 매니저나 팬들이 붙지 않았다. 바쁜 손놀림으로 라이브 커머스 장비를 세팅하는 그는 오롯이 자기 힘으로 스케줄을 소화한다. “이번 공연까지 스태프 한 명조차 없이 모두 혼자 준비했습니다.” 베테랑 아이돌이자 한국 예능 프로그램 ‘이웃집 찰스’의 출연자로 드러난 켄타의 근황이다. 직접 공간을 예약하고, 대관 문제와 의상 준비까지 모두 감당하는 모습에는 한때 화려했던 무대 뒤 벼랑 끝에 선 초심자의 표정이 서려 있다.
서울과 도쿄,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 그 사이에서 켄타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아이돌 시절 ‘JBJ95’ 멤버로 치열하게 활동하다 급작스런 휴식기를 맞았던 그는 30대 첫 해를 맞아 일종의 ‘제로 베이스’에 가까운 현실과 맞섰다. 현장에서 만난 그에게 일본 활동은 그저 시간의 흐름이 만든 변화가 아니었다. “한국 활동 당시엔 늘 누군가의 스케줄 관리 하에 움직였죠. 이젠 모든 걸 제 손으로 준비해야 해서 부담감이 큽니다.” 라고 그는 털어놓았다. 실제 그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소개하며 생방송을 진행하는 장면, 공연장 한켠에서 케이블을 정리하는 소박한 몸짓은 현장 언론인지라 더욱 피부에 와닿았다. 스포트라이트를 벗어나 자립하는 아이돌의 낯선 여정이 렌즈 안에서 선연하게 포착됐다.
케이팝 시장은 더 글로벌해지고, 아티스트의 개별적인 커리어 관리 책임도 커졌다. ‘BTS 군 입대’ 이후 세계 시장은 현지화된 아티스트를 선호하고, 대형 소속사는 적극적인 IP 확장을 꾀하지만, 과거처럼 기계적 시스템에 녹아든 멤버로 머물긴 어려워졌다. 켄타의 사례처럼, 개별 아티스트가 라이브 커머스나 직접적인 콘텐츠 생산, 소규모 콘서트를 통해 ‘자립형 엔터테이너’로 자신의 판을 만들고 유지하는 풍경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날 콘서트 현장에는 여전히 일본 팬들이 드문드문 모여, 그의 근황을 궁금해하며 작은 야광봉을 흔들었다. 팬들은 “더 성장한 무대와 솔직한 켄타의 모습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전 대규모 팬미팅 열기와는 분명한 간극이 느껴졌다. 공연장을 기록하는 카메라 렌즈마저 더 조용하고 근거리로 접근했다. 대형 기획사의 인력 의존에서 점차 벗어나는 켄타는 자신의 이름값과 실력을 현장에서 직접 입증해야 하는 시대에 필연적으로 서 있다.
주변의 다른 사례를 찾아보면, ‘아이돌+자립’ 공식이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단단해졌다. 전 SM 소속 아티스트 루나나, JYP 출신 래퍼 우영이 일본·미주 각지에서 소규모 공연 및 자체 굿즈 커머스를 시도한 바 있고, 유튜브·틱톡 등 쇼트폼 영상에 의존해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일부 팀은 성과를 내지만, 많은 경우 현지화 과정에서 다시 팬덤을 재건하거나 비용 구조 문제로 고전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1세대 H.O.T., 젝스키스가 겪은 ‘재결합’ 이후 2차 성장 곡선, 3세대 블락비·틴탑의 탈 소속 구조 실험, 그리고 켄타 같은 4세대 해외파 아티스트의 자신만의 브랜드 구축기는 각자 다른 결론을 낳고 있다.
콘서트가 끝나고 도쿄 거리로 흩어진 켄타의 실루엣이 남는다. 초겨울 일본의 밤, 셀프 촬영을 마치고 외로운 표정으로 숙소 없는 거리를 걷는 모습. 쇼윈도를 쓱 스치는 켄타의 손끝에서, ‘아이돌 2막’의 진짜 무게가 전해진다. 화려했던 첫 번째 인생을 지나, 생계를 위해 새로운 콘서트와 커머스를 기웃거리지만, 팬들과의 진짜 연결점을 잃지 않으려 분투하는 캐릭터의 드라마다. 엔터테이너로서의 자기 갱신, 시장의 냉정함, 팬덤과의 거리. 이 모든 것이 7년 만에 일본에서 다시금 카메라에 담긴 켄타의 현재 모습에서, 지금 K-POP 산업이 맞닥뜨리는 본질적 질문들이 던져진다. 이름 없는 무대 위에서 다시 써 내려가는 자기 서사의 힘, 그 풍경을 현장에서 포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 백하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