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데이터, AI의 손에 미래를 맡기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변화의 풍경
12월이 깊어가면서, 한 대학병원 외래 진료실에서 만난 민정씨(34세, 간호사)는 새로운 시스템에 익숙해지느라 분주하다. 며칠 전부터 진료차트를 입력하면 AI가 자동으로 환자별 예후 예측과 진단서 작성 초안을 내주기 시작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반복되던 단순 입력에서 해방된 기분에 민정 씨는 아련한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일선 의료현장에 인공지능이 스며들고 있다. 최근 논란을 지나 본격 시행되는 ‘의료데이터 활용 확대’ 방침이 전국의 크고 작은 의료기관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정책 변화의 핵심은 환자 진료기록·검사결과·생활습관 등 방대한 데이터를 원활하게 공유·활용하도록 절차를 단순화하고, 개인정보도 안전장치 하에 실용성 있게 다루게 됐다는 점이다. 어디서 진료받든 환자 개개인의 건강데이터가 한데 모아지며, AI는 이 데이터를 학습해 더 정교한 맞춤 진료에 접근하고 있다. 수도병원 소아청소년과의 김주아(47세) 진료과장은 “이제 내 환자가 타원이력까지 한눈에 뜨니, 예전보다 훨씬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화는 전국 곳곳에서 포착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의료 AI 솔루션 등록 건수는 444건을 넘어서며, ‘의사 지원’ 분야에서 자동 판독 및 예측 기반 진료 지원이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대표적인 예로 숭례의료원은 최근 1년간 AI 기반 CT 자동 판독 시스템 도입 후, 오진률이 3분의 1 이상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면에는 우려도 남는다.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위험과 데이터 편향 문제, 진료 결정 책임 소재 등에 대한 비판과 걱정이 여전하다. 의협 총무 김현수 사무차장은 “AI로 진료 정확도가 오르면 좋죠. 하지만 최종 결정이 사람의 몫인지 기계인지, 책임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와 감시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주기적 감시·감독과 비식별화 강화, 데이터 접근권 보호 등을 위한 장치 마련을 약속했다. 국내외 사례에서도 영국 NHS, 미국 마요클리닉 등 역시 ‘데이터 활용과 인권의 균형’에 대한 꾸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간호·의무기록 인력들의 노동 강도가 줄어드는 점, 응급실·심장내과 등 시급생명이 좌우된다는 곳에서 AI 권고시스템이 유효했던 점에 눈빛을 반짝였다. 대구의 하은혁(56세) 응급구조사는 이틀 전부터 입력한 환자 증상 보고서에서 AI가 빠른 처치권고를 내주자 “위기환자 골든타임에 큰 심적 버팀목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결국 환자와 마주하는 진짜 시간은 오히려 줄어든 느낌”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의료의 기술화란 결국, 사람이기에 할 수 있었던 섬세한 돌봄과 감정, 신뢰의 문제를 다시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환자 권리와 공감의 의료를 지향했던 사회복지적 시각에서는 데이터의 무차별 활용이 의료현장의 온기를 희생시키는 측면은 없는지 경계한다. 국제보건 정책 전문가인 나윤지 박사는 “궁극적으로 데이터 기반 의학도 의료진이 환자와 충분히 소통할 여유를 줘야 진짜 의미가 든다”며, 무제한 데이터 경쟁보다 적정한 ‘사람 접점’의 확대를 주문한다.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환자 개인의 희로애락, 고통의 맥락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AI 1차의료’ 확산은 고령화·의사 부족에 시달리는 한국사회에 새 희망을 안긴다. 동네의원에서부터 대형병원까지 각자의 고민이 다르지만, 환자 개개인 삶의 맥락·주위 환경·노동조건 같은 ‘보이지 않던 데이터’가 의료진과 AI 사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환자와 사람 사이를 잇는 징검다리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는 단계를 넘어, 공감과 신뢰‧온기의 가치가 다시 부각되는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약간 더 편하게, 건강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의료 AI는 성장한다. 하지만, 이 성장의 길목마다 사회 전체가 질문하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이러다가 의사도 AI면 환자들도 AI 환영이냐?😅
AI가 오진하면 보험이 책임? 아니면 또 환자 탓?ㅋㅋ 이래서 무조건 맹신은 금지임. 물론 일은 빨라지겠지. 느낌이 묘하네…🤔
이제 의사도 AI가 해주는 세상… 진짜 빠르게 바뀌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