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원’의 역주행, 한국 영화 흥행 패턴의 새로운 도전장
영화 ‘정보원’이 작지만 깊은 반향을 일으키며 이달 초 조용히 개봉했고, 박스오피스에서 예상 밖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허성태와 조복래, 두 배우가 이끈 이 스릴러는 대형 상업영화의 틈바구니에서 뒤늦게 관객의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 조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수치로만 본다면 개봉 첫 주 큰 주목을 끌지 못했던 ‘정보원’은 개봉 2주차부터 무대인사·GV 등 적극적 관객 소통 전략과 SNS 커뮤니티 화제성을 타고 일일 관객수 증대를 기록했다. 이 점은 최근 국내 극장가가 블록버스터나 프랜차이즈물 위주로 흘러가던 것과는 분명 결이 다르다.
‘정보원’의 내용은, 임무와 인간의 경계, 진실의 무게와 거짓말의 파동을 서늘하게 파헤친다. 허성태는 구로의 어둑한 공기부터 압도하며 정보원이라는 캐릭터의 그늘진 내면을, 조복래는 겉은 해맑지만 복잡하게 꼬인 충성심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감독의 연출은 장르의 문법에만 갇히지 않은 ‘공기’와 ‘침묵’의 연출이 인상적이다. 군더더기 없는 롱테이크와 현장음에 의존하는 사운드 미장센은 두 주연의 연기와 맞물리며, 이야기가 겉돌지 않게 잡아챈다. 특히 중반부 이후 간격 없이 쌓여가는 긴장감—이 점은 최근 한국형 스릴러의 한계로 지적됐던 ‘유독 늘어지는 중반’ 포인트를 탁월히 비켜간다.
최근 한국 영화시장이 극심한 침체기라는 평가 속에서도, 실제 데이터(영진위 통계)만 보면 올해 박스오피스 상위권엔 시리즈물, 수입 애니메이션이 대부분 줄을 지었다. 이 사이에서 ‘정보원’과 같은 신작 한국영화가 오히려 역주행을 일궈낸다는 건, 관객의 피로감이 기존 대작 구조에 쏠렸음을 방증한다. 입소문의 주요 루트는 2030 관객, 특히 지역상영관 위주로 번지고 있다. 일부 온라인 상영회에서 허성태가 직접 나서 관객 Q&A를 하는 장면은, 코로나 이후 희미해졌던 극장-관객의 유대를 회복하는 데서 중요한 단서다. 감독과 배우가 자신을 드러내는 순간에서부터 ‘진짜 이야기’의 힘이 나온다.
‘정보원’의 흥행 양상은 현재 상영작 ‘외계+인2’, ‘스파이더맨: 루이즈’ 등 초대형 화제작과 정면승부 대신, ‘관계를 맺는 영화’라는 차별화를 택했다. OTT에서도 아직 볼 수 없는 신작이라는 점, 입소문 불씨를 극장 경험의 ‘단 하나의 장’으로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영화관이 입장료 할인 대신 이야기에 값을 매기는 식의 회귀랄까. 허성태가 보여준 재능은 단순한 ‘악역’ 이미지 이상의 공감각적 연기로 읽힌다. 조복래의 연기는 허성태와 달리 ‘재빠르고 찰나적인 감정 변화’로 대비되며, 두 배우가 나누는 시선들과 어깨선의 미묘한 굴절들은 평범한 첩보극을 넘어서 관객들의 ‘관찰’을 자극한다. 이런 요소들은 스크린 산업이 수익성만을 강조할 때 종종 간과되는 ‘장면의 호흡’이며, 영화라는 예술의 본질이기도 하다.
장르적 성공과 더불어, ‘정보원’은 감독 이인호의 신념과 현실을 분할하지 않는다. 사회 내에서의 소속감, 감정의 이중성, 집단에서 홀로 서야만 할 때의 공포를 수직적으로 파내려 간다. 감시와 관찰, 그리고 정보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정보원’이란 캐릭터는 곧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영화는 대한민국 현실과도 직접적 접점(최근 산업스파이 이슈, 개인정보 노출 등)을 가진다. 하지만 이를 ‘선악의 대비’보다는 인간의 고독·욕망·두려움을 조명한다. 이 가운데 미묘한 조연 연기(금새록, 한재이 등)까지 감각적으로 배치된 점은, OTT 컨텐츠에서 보기 힘든 집중력을 극장에 되살린 성취다.
이 작품의 역주행은 현상에 불과하다면 씁쓸하겠지만, 관객이 지금 원하는 새로움이 장르적 새로움만은 아님을 일깨운다. 펜데믹 이후 관객들이 스스로의 시간과 극장 경험에 다시 질문하고, OTT의 속도전에 익숙해지다 잃어버린 ‘집중의 시간’을 극장이 준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허성태와 조복래 두 배우의 공존법, 감독이 택한 공기와 여운 중심의 크랭크 스타일은 지금 한국영화에 필요한 숨결로 남는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의 물결이 동시대의 다른 영화들에게까지 어떤 유의미한 동력으로 이어질 것인가다—겉으로는 소박해 보이지만, 단단하게 만든 이 조력의 힘이 필연적 변주를 낳길 바란다.
— 한도훈 ([email protected])


허성태 나온 영화면 일단 믿고봅니다. 스릴러 잘 뽑혔나 보네요!
이런 영화는 꼭 대형 프랜차이즈만이 극장을 차지하는 흐름을 좀 바꿔줬으면 합니다. 신선한 소재,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감정선까지 섬세하게 잡은 작품이 흥행하는 현상이 진짜 영화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겠죠. 앞으로도 이런 작품 계속 많아졌으면 하는데, 사실상 영화관에서 이런 접점이 늘어나는 게 그렇게 쉽진 않은 것 같네요. 특히 OTT의 영향력이 극대화된 이 시대에 극장만의 색깔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정보원’ 같은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관객과 극장이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롱테이크의 긴장감,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미장센, 진짜 놓치지 마세요. 익숙한 흐름이 아니라서 더 의미 있는 영화 같습니다.
역주행이라… 정보원도 이제 밀실탈출하는 시대인가봄… 관객 입소문이 진짜 무섭다니까요ㅋㅋ
ㅋㅋ극장가면 팝콘값이 영화값보다 더 듦ㅋㅋ 그래도 이 조합에 한번 더 돈 씁니다. 허성태X조복래 제대로 물올랐죠 요즘~ 극장쪽도 이런 신작 자주 뽑아줬으면 좋겠어요.
‘정보원’ 성공사례는 단순 역주행 아닌 현장 관객의 변화에 힘입은 대표적 사례라고 봅니다. 특유의 스릴러적 장르실험, 배우진의 개성, 그리고 OTT로는 느낄 수 없는 현장성 모두 겹쳐져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이끈듯… 제작진의 기획력, 현장 Q&A와 같은 소통전략이 흥행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면 업계 전체에 시사하는 바도 적잖을 겁니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역주행이라고 단언합니다.
한국영화가 이렇게 다시 캐릭터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너무 반갑네요. OTT에 식상했던 요즘, 신선한 자극 제대로 주는 작품 기대합니다. 허성태, 조복래 연기 또 한 번 믿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