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장이 런웨이?! 멋쟁이들의 공항패션 현장 르포

최근 몇 년간 공항이 단순한 이동 공간을 넘어서 일명 ‘일상 속 런웨이’로 자리매김했다. 예전처럼 트레이닝복에 간소화된 차림으로 공항을 누비던 모습은 이제 옛말. 셀럽, 인플루언서, 글로벌 패션 피플들이 한껏 꾸민 출국길 공항패션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뽐내면서 공항이 패션의 전장으로 바뀌고 있다. SNS와 각종 미디어를 장식하는 스타들의 공항패션은 대중의 스타일 선택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실제 최근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등의 출국장에서는 당일 찍힌 사진이 브랜드의 공식 홍보자료로 곧장 활용되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공항패션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경계에는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무드와 여행지에서도 스타일을 잃지 않으려는 MZ세대의 태도가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돌 그룹 멤버, 배우, 패션 유튜버 등이 새벽 출국길임에도 불구하고 스타일리스트 입김 한껏 담긴 공항 OOTD(Outfit of the day)로 무장한다. 볼캡에 박시한 코트, 오버사이즈 데님과 함께 새틴 스카프, 레트로 무드의 선글라스, 슬림핏 부츠, 트렌디 백까지 믹스한 룩은 이제 패셔니스타의 필수 ‘챌린지’가 됐다. 2025 겨울 시즌에는 니트 트랙 팬츠, 메탈릭 소재 백, 벨벳 롱코트, 무드 있는 플로피햇, 심플한 플랫 슈즈까지, 계절감과 동시에 휴식과 멋을 모두 잡는 아이템이 사랑받고 있다. 눈길을 끈 건 ‘배색 레이어링’의 귀환. 톤온톤 믹스, 포인트 컬러 마스터하기 등 디지털 노마드 여행족들이 자유로움과 도시적인 감각을 절묘하게 담아낸 조합들이 SNS 피드를 장식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트렌드만 좇으면 아쉽다. 일명 ‘에어포트 뽐내기’가 과도해진다는 우려도 있다. 최근 몇몇 글로벌 팬 커뮤니티, 국내 포털 연예게시판 등에서는 공항에서 과하게 화려한 패션을 연출하다가 ‘민폐 패션’, ‘보안 검색대 진입 금지 룩’으로 회자된 스타도 적지 않다. 큼직한 장신구, 과한 레이어드, 부피감 넘치는 파카 등은 보안과 비행 안전 이슈로까지 이어진다. 실제로 유명 걸그룹 A씨는 한 번에 들 수 없는 사이즈의 액세서리를 손에 쥐고 등장했다가 현장 운영요원에게 제지당했다는 후문. 패션의 표현성과 공공장소 에티켓의 경계, 이 두 지점 사이에서 최근의 공항패션 트렌드는 조금씩 조정 중이다. 더욱이 최근 몇 년간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팬데믹 이후 청결·출입통제 지침이 강화되면서 ‘클린, 라이트, 심플’한 공항패션이 일종의 매너로 여겨지는 흐름도 포착된다.

특이한 점은 브랜드 홍보와 상품 전략이 확실히 맞물려 있다는 점.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같은 럭셔리 하우스부터 뉴진스, 르세라핌, 방탄소년단 등 K-pop 스타스러운 하이틴 및 유니섹스 스트리트 브랜드까지, 신상 출고 시즌에 맞춰 “공항길 프레스 릴리스”가 루틴처럼 반복된다. 이제 브랜드들은 아예 공항패션 룩북, OOTD 촬영용 특화 룩을 개발해 스타 측에 선제적으로 협찬하는 일도 늘었다. 글로벌 명품과 한국 신진 브랜드의 ‘공항 패션 동맹’까지도 등장한 분위기다. “공항에서 누가 뭘 들고 뭘 입고 갔나”가 마케팅의 실시간 이슈라는 사실. 실제로 2025 S/S 시즌을 정조준한 명품 메종과 국내 편집숍들이 공항을 무대로 ‘핫한 언박싱 포인트’를 겨냥한다.

공항패션 신드롬의 핵심은 셀럽의 소셜 파워다.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숏츠 등에서는 공항패션 해시태그(#airportfashion)로 연결된 스타일 챌린지가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패션에 무관심했던 일반인 여행자들도 남다른 OOTD로 SNS 인증샷을 남기는 게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최근 인천공항 3터미널 앞에는 신발, 가방, 선글라스, 모자를 소품별로 촬영하는 ‘공항포토존’이 설치됐을 정도. 이처럼 공항패션은 그 자체로 뉴트렌드이면서, 글로벌 유행의 촉매제다.

하지만 반대로, 지나친 ‘셀럽 따라잡기’가 표준화된 느낌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레트로풍 가죽재킷, 미니멀 스웨트팬츠, 무심한 듯 센스 있게 내린 볼캡, 크롭 다운패딩, 빅로고 백팩 등은 물론 세련되지만, 모두가 같은 브랜드에 같은 아이템을 선택하면 차별화 포인트가 흐릿해질 수밖에. 일부 전문가들은 “자신의 체형, 일정, 여행 목적에 맞는 실용성을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고 귀띔한다. 결국 진짜 멋은 ‘최신템’보다 ‘나다운 조합’을 찾는 센스라는 것. 기내 환경이나 공항 보안, 이동 동선, 편의성을 충분히 고려한 패션이야말로 요즘 시대 공항패션의 롱런 비결일지도 모른다.

올 겨울, 공항에서 ‘패셔니스타’가 되고 싶다면? 그 대답은 과감하면서도 실용적인 선택, 여기에 나만의 감성과 유연성을 더하는 균형감각이다. 결국 하늘길 위, 무수한 셔터 세례 속에서도 내가 나답게 보일 수 있다면—그게 바로 진짜 ‘공항패션’ 아닐까.

— 오라희 ([email protected])

출국장이 런웨이?! 멋쟁이들의 공항패션 현장 르포”에 대한 5개의 생각

  • 연예인 패션은 화려해서 보는 눈은 즐겁네요. 근데 일반인한테는 무리 아닐까요? 실용성 강조하는 트렌드 좋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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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보다 패션이 먼저라니…! 그래도 멋은 포기 못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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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TT 효과 제대로네요. 경제도 돌아가고 패션 업계 활력 좋아보입니다. 하지만 실용성 꼭 챙겨야죠. 연예인 따라간다고 무리할 필요는 없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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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출국할 때 패션쇼 안하면 민폐래!! 다음 여행 땐 나도 럭셔리하게? 근데 현실은 공항에서 줄서다 땀범벅 ㅠ 흐에에 넘 멋진 세계~ 역시 패알못은 오늘도 구경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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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공항패션도 자본이 만든 판 아닌가요! 유니크하고 개성있는 스타일을 응원하지만, 브랜드 협찬 티 너무 나면 좀 깨죠. 소비자의 실용성, 편의성 고려하는 패션이 건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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