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3억 장애인 복지예산, 진짜 변화의 시작인가—울산시 정책의 민낯

울산시가 내년 장애인 복지예산으로 2143억 원을 편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 증액된 수치로, 적어도 숫자만 본다면 상당히 공격적인 확장이다. 중증장애인 일자리 확충, 활동지원 서비스 확대, 발달장애 특화 지원, 복지인프라 확충 등 각종 세부 사업에 대한 구체적 집행 계획도 제시됐다. 표면적으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변화이고,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 역시 ‘변화’에 대한 기대를 거둘 만하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더욱 날카롭게 접근하겠다. 2143억 원, 그 숫자가 과연 장애인 삶을 뒤엎는 전환점일까. 이 정책의 배경, 추진 동력, 예산 집행의 투명성, 그리고 구조적 맹점을 추적해본다.

최근 3년간 울산시의 장애인 복지예산은 꾸준히 상승 추세였다. 2023년 1736억, 2024년 1931억, 이번엔 2143억—불과 2년 만에 약 400억이 늘었다. 외형적 증액은 민선7기 이후 지방자치 내 ‘복지’ 경쟁 심화와 관련 있다. 중앙정부가 복지분권을 강조하며 각 지자체의 복지 전용 교부세를 증액하는 구조 역시 맞물렸다(〈노컷뉴스〉, 〈한겨레〉 등에도 주요 사례 다수 있음). 결국 정치적으로도, 행정체계상으로도 ‘예산 증액’은 울산만의 특수한 공로가 아니라는 점 먼저 짚어야 한다.

내년도 편성안 중에서 핵심은 ‘활동지원사 24시간 배치 공약’과 ‘중증장애인 고용률’이다. 시는 “활동지원사 근무체계 혁신과 돌봄공백 해소”를 내세웠지만 이미 서울·경기 일부 기초자치단체가 365일 24시간 돌봄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울산의 이번 확대가 사실상 전국적 복지 트렌드의 ‘후발 대응’임을 직시해야 한다. 더구나 장애인운동단체에 따르면, 활동지원사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없이 단순 인력만 늘리는 정책은 돌봄 질 하락과 인력 이탈을 유발할 뿐이다. 예산 중 약 40%가 인건비로 쓰이지만, 실질적 임금상승·휴게시간 보장이 수반돼야 한다.

복지정책은 집행 투명성이 곧 신뢰의 지표다. 울산시는 장애인 복지관 신·증축, 평생교육센터 설립, 탈시설 지원 택지를 명목사업으로 넣었다. 해당 예산의 세부 내역은 크게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공공조달 심의에서 ‘장애인용 리프트 미설치’ 등의 하자가 발견된 점, 복지시설 인허가 과정의 비리 논란(2024년 초 장애인 복지센터 입찰 담합 의혹—울산MBC 보도 참조) 등은 예산 ‘실투입’ 감시의 절박함을 추가하는 대목이다.

특히 장애계 내부의 목소리는 공동체 내 권력관계 왜곡과도 직결된다. 실질적 주체인 당사자 ‘참여 예산제’ 도입은 여전히 요원하다. 2025년 울산시 예산안 공청회에서 장애인 당사자 및 단체의 실질적 발언기회는 겨우 8분 남짓에 불과했다. 당시 “의견반영 귀기울이되, 시의 실정에 따라 전면 반영은 곤란”—담당 과장의 발언대로, ‘수혜대상’이 ‘진짜 발언권자’로 성장하지 못하는 구조는 반복된다.

이번 예산안에서 또 하나 주목할 구석은 다양한 유형(지적·자폐·시각장애 등)별로 복지서비스를 세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2024년 울산시 지적장애인 복지지원 단체 2곳이 아동학대·후원금 유용 논란으로 해산 또는 경찰 조사(〈울산신문〉, 〈경향신문〉 보도). 이처럼 ‘지원금→수탁기관→당사자’로 흘러가는 구조 자체가 언제든 부패·비리의 온상이 될 위험성이 상존한다. 투명하지 못한 수탁운영은 당사자 삶에 직접적 악영향을 끼치지만, 시는 “점검 강화”라는 원론적 답변만 반복했다.

장애인 일자리 정책도 한계가 뚜렷하다. 2025년 신규 채용 목표는 2,130명. 장애인고용공단과 싶게 수치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고용된 이들의 표준노동조건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최근 복지 일자리의 ‘보조역할’만 강화되고, 정규직 전환이나 장기적 커리어 설계는 미비한 현실은 전국적 현상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장애인 복지정책의 성패는 단순히 예산 증액이 아니라, 구조적 비리 차단과 투명성 강화, 그리고 구체적 삶의 변화로 연결시킬 방안이 있느냐에 달려 있다. 장애인 당사자가 정책 설계 단계부터 모든 의사결정의 주체로 올라서고, 예산 집행·감독 역시 완전히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성과주의·성과지표만 내세우는 시의 전략은 이미 천편일률적 한계를 드러냈고, 전국 지자체의 ‘나눠먹기’식 행사성 복지 역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현실은 ‘공공의 동정’ 대신 ‘주체적 권리’가 진정한 복지로 전환될 때 비로소 달라질 것이다. 2143억이라는 예산, 이젠 그 자체로 칭송받을 수 없다. 예산의 머물러 있는 곳, 권력과 관성, 그리고 부패를 철저히 추적하고 시정할 때라야, 진짜 변혁이 시작될 수 있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2143억 장애인 복지예산, 진짜 변화의 시작인가—울산시 정책의 민낯”에 대한 10개의 생각

  • 2143억이면 다 해결임?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아무도 모르겠… 또 전시행정 아님? 🤦‍♂️🤦‍♂️ 시민들 바보 아냐… 심사 좀 제대로 해라!! 정책 홍보용 아니길 🙄🙄🙄

    댓글달기
  • …실제로 쓰여야 할 대상을 위한 복지인가, 아니면 또 행정편의/시설 이권용 돈풀기 아닌지… 언제까지 보여주기식 행정일까 싶음… 장애인 당사자 의견 직접 반영할 시스템 도입 언제돼… 한숨만…

    댓글달기
  • 돈만 제대로 쓰이면 참 좋겠다… 근데 또 나눠먹기각?🤔

    댓글달기
  • 예산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장애인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되길 바랍니다. 복지기관들의 투명성도 꼭 챙겨주세요!!

    댓글달기
  • rabbit_American

    꼭 장애인 복지명목으로 또 돈 빼돌리는 사례 나올 듯ㅋㅋ 현장점검 제발좀 해라!!

    댓글달기
  • 솔직히 지자체 복지사업 예산 늘리면 늘릴수록 비리는 더 느는듯… 정치쇼 말고 실제 변화를 부탁한다

    댓글달기
  • 예산 많이 나가는 거 좋긴 한데 실효성은 의문!! 언제쯤 유의미한 변화 볼 수 있을지…

    댓글달기
  •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모든 시가 겪는 구조적 문제임… 예산만큼 시스템 혁신이 필요한데, 여전한 고정관념이 더 문제. 예산 몇 배 올라도 당사자 체감 없으면 무의미함… 근본적으로 변화 못하면 계속 제자리일 듯해요…

    댓글달기
  • 지난 해도 복지예산 증액, 올해도 증액인데 왜 체감하는 변화가 없죠? 결국 어디서 새는지 감시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투명한 관리와 시민 감독이 강화돼야 함!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