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코스피, AI 거품론 우려에 한 번 더 쉬어가나

국내 증시가 최근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원인은 단순치 않다. 12월 16일 오전 코스피는 0.5% 가까이 추가 하락하며 2560선 붕괴를 위협받았다. 전 거래일 종가 수준에서 불안한 등락을 거듭했다. 시장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동결과 내년 중 금리인하 기대가 있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대치와 현실 사이 괴리가 드러났다. 외국인은 3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고, 기관 역시 매수세에서 점차 발을 뺐다. 반면 개인투자자만 매수에 나섰다.

이슈의 핵심은 ‘AI(인공지능) 관련주 거품론’이다. 2023년 이후 엔비디아,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와 AI 수혜 종목들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빅테크 주식도 조정에 들어갔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AI 대표 기업의 주가는 이번 주 약세를 기록했다. 월가 주요 리서치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은 일제히 “AI 관련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과도하다”는 경고를 내놓는다.

한국 시장 역시 AI 거품 경계심리가 커졌다. 특히 엔비디아 매출 급성장과 투자자 집객이 동시에 이뤄진 뒤, ‘매출 성장=주가 재평가’ 공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기대에 힘입어 연초대비 크게 상승했으나, 하반기 들어서 이익 모멘텀이 둔화될 조짐이 있다. 실제로 최근 기관, 외국인의 동시 매도세는 기술주,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코스피 전체 거래량·거래대금도 2주 연속 줄었다. 시장 주도섹터에 대한 피로감과 테마 쏠림의 단점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현 시점에서 진단해야 할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AI 관련주의 밸류에이션 과열은 사실인가. 둘째, 이를 지켜보는 국내외 자금의 흐름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단기적 조정인지, 혹은 장기적 약세 신호로 작동하는가다.

우선 AI 거품론의 근거는 명확하다. 미국에서는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1년 사이 3배 이상 급등했으나, 실적 성장 대비 주가프리미엄이 극단적으로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JP모건, 골드만 등 주요 증권사 보고서는 2025년 실적 컨센서스 달성에 실패할 경우 ‘주가 급락 리스크’를 경고한다. 한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의 2025년 DRAM, HBM 등 대표 메모리반도체 수요예상치는 상향 조정됐지만 실적 불확실성은 남았다. 삼성전자 역시 연간 30조 원대 영업이익 기대가 나오나, 원화강세·수요 둔화·반도체 단가 하락 리스크가 상존한다.

둘째로, 국내외 투자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다. 외국인은 AI 관련주와 반도체에 대한 경계감 속에 보수적 포지션을 취하고, 미국 시장 영향력이 고스란히 국내 증시로 교차 전이되고 있다. 2024년 미국 주요 대형주와 AI 테마주의 조정장이 한 번 더 이어질 경우, 코스피 역시 단기 탄력적 반등 보다는 관망세 또는 추가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 기관 역시 4분기 이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을 열어둔 모습이다. 최근 한 달간의 수급구조 변화는 외국인 순매도(거래소 기준 2조원 규모)와 기관 매도전환이 눈에 띈다.

현재 투자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검증 필요성이다. 2024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금리 인하, ‘소프트랜딩’ 기대감에 증시 랠리가 이어질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AI 산업의 성장률이 둔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주가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 및 정책기관은 연말·연초 경기모멘텀 관리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물지표는 아직 조기반등 신호를 명확히 제공하지 않았다. 소비심리 및 실물고용의 둔화, 기업대출 증가폭 축소 등은 불안정 신호다.

주식시장은 항상 기대와 현실, 테마와 실적 사이에서 요동친다. 올해 코스피는 AI와 2차전지, 반도체 섹터가 판을 흔들었으나, 테마 쏠림의 또 다른 얼굴은 거품과 조정이다. 기관·외국인의 수급 구조가 현저히 위축되는 지금, 무분별한 테마 추격 대신 실적 기반 접근이 확실해질 때 시장의 기초체력은 다시 평가받게 된다. 시장 하락이 길어질수록 개인 투자자의 충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과거 모든 거품 장세는 결국 실적과 펀더멘털 점검의 시간을 피할 수 없었다.

AI·반도체 호황과 그에 기반한 상승장은 여전히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급등 이후 냉각기는 필연적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조정 국면에서 각종 ‘거품론’과 단기 지표보다, 시장의 구조적 체력과 중장기 성장동력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조정장세는 과열된 기대감에 대한 시장의 자연스러운 자기조정 과정일 뿐, 추가 하락이 이어질지는 정책·금리·실적 등 복합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신중한 투자원칙, 단단한 데이터 분석, 냉철한 현실 인식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 박희정 ([email protected])

[마켓뷰] 코스피, AI 거품론 우려에 한 번 더 쉬어가나”에 대한 3개의 생각

  • 국내외 기관 매도세가 이 정도면 단기 반등은 힘들다고 생각함. 거품론이 그냥 말뿐이 아니라는 근거가 차고 넘치고, 개인투자의 위험성이 더 부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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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 조정 얘긴 늘 들었는데 진짜 중요한 건 냉정하게 분석하고 지켜보는 것 같아. 선동 말고 데이터나 좀 신경 써서 투자하자. 무작정 따라가는 거 이제 끝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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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리 거품이라도 빠르면 또 튀는 법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준엄하게 종목 따지고 투자해야죠. 요즘 시장은 정말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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