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혼자 떠나는 시간, 초단기 해외여행의 시대
공항의 새벽은 여전히 졸린 표정이지만, 누구도 들뜨지 않은 채 자신만의 리듬으로 걷는 발걸음들이 분주하다. 연말이 코앞인 지금, 짧은 휴가만 허락된 직장인부터 그간의 소란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연인, 그리고 누군가와 마주칠 필요조차 없는 ‘혼족’들까지. 해외여행의 풍경이 다시 바뀐다. 휴식이란 결국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일, 그래서 혼자라는 여행 방식이 더욱 결연하게 돌아왔다. 짧디짧은 초단기 해외여행이 유행이라는 뉴스 속 목소리는 수많은 통계와 현장 이야기를 품는다. 경기가 둔화하고, 생활비가 오르는 시대에 장기 체류보다는 2~3일 해외 체류가 인기라는 분석. 사람들은 이제 최적의 공항 접근성과 저렴한 항공권, 그리고 숙소에서 혼자만의 시간이 가능한 장소만을 추린다. 동남아 단거리 노선 예약률이 껑충 뛰었고 ‘혼자 2박 3일’ 일정 검색량 역시 올 한 해 최고치를 기록한다.
여행사 관계자의 말처럼, 대화도, 동행도 피로로 느껴질 만큼 바빠진 일상. 연휴인데도 ‘애인과도 말 섞기 싫다’는 고백이 시대의 정서를 대변한다. 연인의 손길 대신, 오롯이 자신만의 이음새를 찾는 ‘멍때리기 여행’이 확실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후쿠오카, 타이베이, 오사카 등 2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는 이국의 도시들이 각종 예약 플랫폼에서 최상위권을 달린다. 호텔도 ‘체크인 후 외부와의 소통 최소화’를 강조하며 1인 객실·노키즈존·조용한 작업실 등 특화 서비스를 내놓는다. 실제로 숙소 후기의 키워드에는 ‘혼자 조용히’ ‘불필요한 안내 NO’ ‘아침 커피를 혼자 마실 수 있는 곳’ 등이 등장한다. 음식 역시 현지인들 틈에서 간단하게, 혹은 룸서비스로. 매번 새로운 사람, 풍경, 맛보다 익숙하게 반복 가능한 여행의 안온함에 집중하는 이들마저 느는 것이다.
한 여행플랫폼 관계자는 “혼자 떠나면 동선 고민도, 일정 충돌도 필요 없다. 짧은 시간이라도 ‘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한다. 짐도 가볍고, 준비도 최소화. 단 며칠의 비행이지만 그 며칠이 또는 몇 시간의 산책이, 반복되는 하루를 견디게 해주는 쉼표로 작동한다. 이전처럼 친구, 가족, 연인과의 주말여행을 준비할 때의 고민과 부대낌, 타임라인을 맞추는 피곤함도 없다. 이전의 여행에서 ‘같이’의 가치를 더 강조했다면, 이제 ‘혼자’라는 선택이 더욱 자연스럽고 당연한 행위가 된 것이다. 누군가와의 추억을 쌓기보다, 내 안의 여백 찾기. 가끔은 죽 늘어진 해변가, 카페의 창가에서 머리를 비웠다가 돌아오는 삶.
이런 흐름의 저변에는 ‘소비의 가치’ 변화도 있다. 대규모 소비보다 나에게 맞는 미니멀 경험, 효율과 만족처를 찾는 움직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더욱 조용해진 인간관계,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이 여진처럼 남아있다. 그 여진은 비단 여행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각종 레저 활동, 외식, 심지어 문화생활마저도 ‘혼자’의 포맷이 자연스러운 시대. 누군가와 계획을 맞추지 않아도 코드만 맞으면 바로 떠나는, 즉흥성의 매력. 기존의 단체 여행 패키지 대신 ‘나홀로 초단기’ 상품, 1인 자유여행 가이드가 속속 등장해 트렌드를 재확인한다.
하지만 이런 자유로움 너머에 묵직한 슬픔이나 고립감이 없지는 않다. 혼자 여행하며 얻는 치유와 자유, 동시에 외로움과 괜한 허전함이 뒤따른다는 후기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 사람들이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상실이 아니라 성장의 한 형태임을 인정하고 배우는 듯하다. 기차의 스산한 창밖 풍경, 비에도 젖지 않은 호텔의 촉촉한 로비, 급하게 주문한 아침 커피 한 잔, 연결된 와이파이 한 칸. 이런 작고 소소한 장면들이 진짜 여행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주체적으로 내 시간을 운전하려는 이들의 용기야말로 시대의 작은 혁명이다. 누군가는 ‘혼자 떠나면 무슨 재미냐’고, 또다른 누군가는 ‘다리 밑 휴게소까지도 여행’이라 말할 테지만, 적어도 오늘 이 순간, ‘다시 혼자 여행’은 더 이상 외진 선택이 아니다.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 짧지만 깊은 자기만의 침묵 속에서 사람들은 다시 충전된다. 결국 혼자 떠나는 길 위에서 나 자신을 가장 오롯이 마주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짧은 여행에서도 진짜 쉼의 의미를 찾는 비결일 것이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근데 혼자 다녀오면 뭔가 아쉬움도 남음. 이상하게 입에서 쓸쓸하다라는 말이 튀어나오는ㅋㅋ 어쩔;
나도 언젠간 혼자 해외 가보고파🤔
남친보다 숙소가 좋더라ㅋㅋ 혼자 떠나라~ ✈️😆
시간 없을때 초단기로 혼자 다녀오는 여행이 효율은 갑이지. 근데 뭔가 맛집은 같이 가는 게 좀 그립긴 하더라. 묘한 감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