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단편 드라마에 빠지다…달라진 스크린 풍경
겨울 초저녁, 도시의 불빛 아래로 흐르는 빠른 흐름처럼,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는 드라마의 시간도 더욱 짧고 압축적으로 흐른다. 최근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2분 남짓한 초단편 드라마, 이른바 ‘극단편드라마(短剧)’가 하나의 사회적 신드롬으로 자리 잡았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 카페 한 구석, 혹은 바쁜 손끝으로 모바일을 누르는 순간에도 드라마 한 편을 완주하는 모습이 더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극단편드라마는 한 화당 2~3분, 한 작품 전체가 10분에서 길어야 30분에 불과한 새로운 영상형식이다. 대사와 내러티브는 밀도 있게 압축되어 휴대폰 화면에서 펼쳐진다. 단조로운 일상에 짧은 긴장과 즐거움을 건네는, 마치 작은 사탕 하나를 천천히 녹여먹듯 일상이 달콤해지는 순간이다. 플랫폼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25년 들어 알리바바의 유쿠, 텐센트의 웨이시 등 대형 플랫폼에서 이러한 단편 드라마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주요 시청층은 2030세대 여성이지만, 직장 남성이나 고령층까지도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로 극단편드라마를 손에 쥔다.
눈에 띄는 건, 그 성장 속도이다. 2024년 한 해에만 극단편드라마 관련 제작 건수는 300% 가까이 늘었으며, 제작비와 마케팅 전략 역시 훨씬 세분화됐다. 제작사들은 단순히 사랑과 복수, 가족애 같은 기존 드라마 소재를 압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믿기 힘든 반전이나 초현실적 요소를 섞어 짧은 시간 내에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영상미 역시 현대적인 세련됨과 감각적 색감으로 무장한다. 유쿠, 콰이슈 등 주요 플랫폼에서는 초단편 전용 배너가 설치되고, AI 기술을 활용한 편집과 자동화 자막 기능이 도입되면서 개인 크리에이터도 손쉽게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
개인의 서사와 빠른 정보 소비 방식, 그리고 짧게 집중하고 곧바로 새로운 것을 찾는 리듬. 중국 청년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닮은 듯한 초단편 영상은 영상 콘텐츠의 패러다임 변화를 체감하게 한다. 중국 내 소셜미디어를 살펴보면 ‘드라마 한 편 끝내는데 라면보다 짧을 수 있다’, ‘너무 몰입되다 보니 출퇴근길이 짧아진 느낌’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짧다는 형식을 넘어, 현실과의 거리감, 혹은 감정 몰입의 설화까지 확장된다.
이 현상은 또 다른 문화적 풍경을 만들어낸다. 드라마 시청이 더는 긴 몰입과 시간이 필요한 취미가 아니라, 일상 속 짧은 휴식과 감정 해소의 루틴으로 자리 잡는다. 특히 소득과 시간의 제약이 있는 청년층, 혹은 직장인들에게 이 짧은 서사는 ‘잠깐의 쉼표’가 된다. 더불어 초단편드라마는 TV 드라마나 긴 호흡의 영화와 다르게, 시청자와 즉각적으로 소통하며 반응을 받는다. 대화면의 가족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혼자만의 작은 세계에서 몰입하는 개인의 축제로 바뀐 셈이다.
해외 전문가들은 현대인의 ‘주의력 경제’(attention economy)에 부응했다고 분석한다. 넷플릭스,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가 여전히 긴 호흡의 시리즈를 양산하는 동안, 중국에서는 스크롤이 빠르고 맥락이 격렬하게 바뀌는 세대별 소비 심리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그런 점에서 극단편드라마는 단순한 한류·중드(中劇)의 경쟁을 넘어,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자체의 변화를 상징한다. 모바일 중심, 개인 맞춤, AI 추천 기반, 초고속 소비가 자연스러운 지금 세대의 ‘감각적 엔터테인먼트 식사’인 셈이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은, 이런 변화가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 새로운 ‘작은 거인’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주연들 역시 막대한 인기를 끌며, 플랫폼 내 광고와 굿즈 판매 등 파생 콘텐츠도 눈에 띄게 성장한다. 개인 제작자, 소규모 스튜디오까지 새로운 창작 생태계를 포용한다. 이는 거대한 제작사 중심의 문화 산업 질서를 바꾸는 신호이기도 하다.
향후 중국 내 초단편 드라마가 글로벌 트렌드로까지 확산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짧고 뾰족하게 이야기를 던지는 방식, 모바일 화면에 최적화된 전개, 즉각적 감정소비와 공유. 이미 동남아, 중동 아시아권에서 유사한 포맷의 실험이 이어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티빙, 웨이브 등 일부 OTT 플랫폼에서 초단편 영상 콘텐츠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단, 콘텐츠의 깊이와 진정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짧은 즐거움이 깊은 감동을 대체하는 순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본질적인 변화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중국 2분 드라마의 흥행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개인의 하루, 스크린의 무게, 그리고 영상이 삶을 감싸는 방식을 다시 묻게 한다. 바쁜 하루 끝, 짧은 눈빛과 고백 한 마디에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영상 한 편. 우리는 이미, 영상의 세상이 아닌, 감각의 세상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진짜 시간 아까운 드라마 아냐? 2분이라니… 쓸데없음.
사람들 집중력 짧아진 건 맞는데, 이건 너무 지나친 거 아냐? 인류의 서사적 감수성 하락에 한 표. 결국 남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란 데 한 표.
짧아서 좋긴한데 다 비슷비슷… 깊이 없음ㅋ
와 진짜 신기하네요ㅋㅋ 중국 콘텐츠 시장은 항상 놀라워요! 저도 한번 봐야겠어요😊
2분만에 다 보여주면 이제 예고편만 보면 본편 끝난 느낌이겠는데요?🤔 요즘은 뭐든 다 스킵이네 진짜… 이제 사랑도 2분 만에 시작했다 끝나겠음ㅋㅋ
신선한 시도네요… 저도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몰입감이 있을까요? 조금 의심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