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속 SPA 브랜드가 옷장을 점령하는 이유

아우터 하나에도 신중해지는 연말, 오프라인 매장은 매번 긴 줄과 함께 북적입니다. 우리 옷장 깊숙이 자리잡은 SPA 브랜드들이 올해도 미소를 짓고 있다는 사실, 새삼 놀랍지 않죠?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은 비결은 바로 ‘가성비’입니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트렌디한 디자인까지, SPA 브랜드는 언제나 오늘의 소비자 감성을 정확히 저격합니다.

이제 ‘가성비’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값입니다. 신세계 인터내셔날과 같은 대형 유통사는 상반기 SPA 브랜드 매출이 두 자리 수 이상 성장했다고 밝히는데요, 업계는 신규 고객이 유입되었다기보단 기존 소비층이 꾸준히 재구매하는 구조가 더 단단해졌다고 분석합니다. 불황이 길어질수록 ‘합리적’ 소비의 이미지는 옷장 속 필수코디로 자리잡았죠.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도 SPA 브랜드의 어깨를 빌리면, 최신 트렌드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딱히 없어요.

국내 시장에서는 유니클로·자라·H&M 등 글로벌 브랜드와 함께 무신사 스탠다드, 탑텐, 엠플레이그라운드, 스파오가 레이스를 펼치고 있죠. 재치 있는 마케팅과 한정판 협업으로 SNS에서 자연스레 화제를 끌어올려요. 최근엔 K-패션 열풍에 힘입어 국내 SPA 브랜드 입지가 더 튼튼해졌다는 평도 많습니다. 변화무쌍한 트렌드에 최적화된, 순발력 좋은 SPA의 행보는 과연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지네요.

이 전략의 핵심은 낮은 가격에 안정적인 품질을 선보이면서, 시즌별 인기 디자인을 쏙쏙 캐치했다는 점이에요. 특히 탑텐의 패딩· 후리스, 무신사 스탠다드의 ‘데일리 베이직’, 스파오의 만화·영화 콜라보 아이템 등, 모두가 열광하는 ‘잇템’은 매년 화제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만져보고, 부담없이 쟁일 수 있다는 점도 못지않게 큽니다. 오래 쓰는 명품 하나 대신, 매 시즌 기분전환을 노리는 소비자에게 SPA 브랜드보다 더 똑똑한 선택은 없죠.

물론 SPA 브랜드의 ‘저가논란’ 비판도 꾸준합니다. 원가절감 경쟁이 극에 달하며 하청 구조, 노동환경, 친환경 소재 도입 등 여러 쟁점이 얽혀있어요. 일부 브랜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에 부응하려 다양한 리사이클 컬렉션과 친환경 원단 라인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업계 전반의 ‘착한 가격=윤리적 생태계’가 아니라는 비판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단순히 옷 한벌의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소비자가 영원히 브랜드에 충성할 거라는 공식은 점점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여전히 소비자는 현명해집니다. 앞서가는 SPA 브랜드일수록 본질에 대한 고민, 즉 가격·스타일·윤리의 삼각 밸런스를 맞춰야 살아남겠죠. 지금의 SPA 성공 방정식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패션업계가 맞닥뜨린 진짜 과제는 결국 새로운 신뢰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렴하게 다양한 선택지를 만드는 것, 이젠 기본 그 이상이 필요한 때입니다. 여전히 변하지 않는 건, 우리가 오늘도 옷장을 열 때 SPA의 옷이 눈에 가장 먼저 띄고 있다는 사실이죠.

거울 앞에서 패딩 지퍼를 올릴 때마다, 소비 트렌드의 한복판에 우리가 있다는 재미도 놓치지 마세요. 올해의 겨울도 SPA 브랜드와 함께라면, 트렌드는 내 옆에 있다는 자신감까지 얹어볼 수 있습니다.
— 오라희 ([email protected])

경기불황 속 SPA 브랜드가 옷장을 점령하는 이유” 에 달린 1개 의견

  • 솔직히 SPA 브랜드로 옷장 채우면 트렌드 걱정은 안 해도 되긴 함. 반대로 다 같은 옷 입고 다니는 느낌도 좀 피곤하다. 요즘엔 브랜드별 개성이나 지속가능성 신경 쓰는 사람도 많으니 앞으로는 변화 필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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