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의 첫 트리플더블, S더비의 지형을 바꾸다—KCC 연승, SK는 침묵 끝 반등

강렬한 S더비, 그리고 허훈의 트리플더블이라는 드라마틱한 기록. 2025년 12월 20일, 프로농구의 이번 경기는 단순히 SK의 승리, KCC의 5연승이라는 성적표로만 요약되지 않는다. 최근 농구판의 메타가 개별 스타에 의존하는 전술에서 점점 더 조직력과 다채로운 선수 조합, 변칙적인 강약 조절로 옮아가는 가운데, 이번 두 팀의 맞대결은 KBL 무대의 흐름을 집약적으로 압축했다. SK는 S더비에서 이기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지만, 더 오래 기억될 장면은 KCC 허훈의 첫 트리플더블(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각 부문 두 자릿수)이다. 데이터로 본다면 이 날 펼쳐진 패턴은 최근 KBL 전술 로테이션의 ‘업데이트’라고 할 만했다.

SK의 변화는 선발 라인업 조정에서 확실히 감지됐다. 최근 패전의 흐름을 끊기 위해 득점원 중심의 과밀운용 대신, 기동력이 좋은 서브자원 투입을 늘렸다. 여기에는 2쿼터부터 상대의 속도 경합에 균열을 내겠다는 분명한 의지가 있었으며, 실제로 전반부터 양쪽 모두 오픈 찬스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공격에서의 단순하지만 강력한 2:2 전술 위주의 SK는, 외곽슛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세컨찬스 득점을 위한 리바운드 싸움에 집중했고, 이는 이날 승부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비 전환에서는 특히 스위치 디펜스 로 전환 시 지체하지 않고 즉각적인 압박을 가하면서 KCC의 템포 조율을 무력화했다.

KCC는 허훈을 중심으로 ‘볼 쉐어링’(Ball Sharing) 패턴을 심화했다. 허훈은 이번 경기서 자신의 커리어 최초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는데, 그의 플레이를 분석하면 단순 볼 소유 시간이 아닌 ‘거점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했는지 알 수 있다. 웬만한 라인업에서는 흔히 원 가드가 주도권을 계속 쥐는 구조지만, KCC는 이날 허훈이 주로 중간단계에서 공을 돌면서도, 제2플레이메이커(가령, 측면으로 빠지는 2, 3번 포지션)를 적극 활용하는 멀티핸들러 전술을 구사했다. 이런 전술은 상대 수비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동시에 내·외곽 공격 전개도 더 유연해진다. 다만, 이날 KCC는 연승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SK의 빠른 리셋 디펜스와 2쿼터 이후 골밑 접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빅맨의 컨디션, 그리고 벤치 전력의 즉각적인 힘이 SK보다 한 끗 부족했던 게 패인으로 지적된다.

객관적 경기 내용만 보면 승부처는 3쿼터 중반에 있었다. SK는 그 순간 리바운드 격차를 5점 이상 벌렸고, KCC는 그 와중에도 허훈이 연이은 어시스트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하지만 SK의 파생 득점, 즉 세컨드 찬스와 상대 턴오버 유도 후 트랜지션 찬스에서의 결정력이 경기 흐름을 바꿔놨다. 특히 농구계에서 흔히 말하는 ‘핵심 싸움’—클러치 타임 집중력—만큼은 SK가 확실히 앞섰다. 수치로 보자면, SK의 3점슛 성공률이 높지 않았음에도 불구, 파생 득점력이 월등해 총합에서 이득을 봤고, KCC는 허훈 중심으로 한 번의 패턴 변환으로 흐름을 바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번 경기가 가진 메타적 의미는 뚜렷하다. 첫째, 간판 선수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엔트리 옵션 활용이 상위권 경쟁의 필수요건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둘째, 허훈의 트리플더블은 단순 개인 기록이 아니다. 이 기록은 KCC가 이미 리그 스탠더드에 맞춰 움직이는 대표적인 팀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즉, 단일스타의 폭발력보다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만이 이런 기록도, 연승도 따라올 수 있다는 증명. 세트오펜스가 빡빡할수록 플레이메이커의 거점 플레이, 곧 속공과 하프코트 양면에서 흐름을 교란할 수 있는 옵션 확보가 얼마나 필수적인지도 이날 경기는 잘 보여줬다.

KBL 자체의 변화도 감지된다. 단조로운 속도전에서 밸런스와 멀티모션, 로테이션 수의 유연함까지, 리그 상위팀들의 운영 룰도 글로벌 트렌드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개별 선수의 폼도 중요하지만, 오늘의 주제는 결국 ‘팀의 움직임이 곧 메타’라는 것. 허훈이 쏘아올린 트리플더블은 기록의 의미를 넘어, 농구판 흐름 자체에 신호탄을 쏘았다. SK의 승리는 그 신호를 저지했던 순간이고, KCC는 연승의 주행을 멈췄지만 앞으로도 플레이메이킹의 새로운 표준이 된 허훈 패턴을 중심으로 더 업그레이드된 농구를 예고한다.

결정적 한마디. 기록은 단지 수치가 아니다. 이닝마다 달라지는 운용 패턴, 벤치에서의 실시간 변수 대응, 그리고 한명의 슈퍼스타가 얼마나 팀 농구의 허브가 될 수 있느냐. 이날 S더비가 남긴 메시지는 2020년대 중반 KBL의 오늘을 통째로 보여준다. 농구판 메타의 중심, 그건 어쩌면 더 이상 단순한 승패 표가 아닌, 움직임의 다양성과 예측불허의 연쇄작용이 아닐까.

— 정세진 ([email protected])

허훈의 첫 트리플더블, S더비의 지형을 바꾸다—KCC 연승, SK는 침묵 끝 반등”에 대한 5개의 생각

  • 경기력 대박👍 SK도 잘했고 허훈도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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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리플더블 멋집니다👏👏 오늘 SK, KCC 모두 최고의 경기력 보여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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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 팀플레이 진짜 굳👍 허훈 기록도 멋있는듯… SK 요즘 올라오는 거 체감됨ㅋ 두팀 다 앞으로 더 기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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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nda_laudantium

    트리플더블 기록될만함. 다만 KCC, 허훈에만 의존하지 말고 벤치 깊이도 키워야지… 허훈이 조던이냐 그냥 다 해먹네ㅋㅋ 근데 이런날 SK가 이긴 거 보니 농구는 역시 알 수 없다. 리그 전체적으로 밸런스 더 맞췄으면 좋겠음. 앞으로 더 나은 팀농구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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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나 KCC 경기 볼때마다 느끼는 건데 팀 조직력이 확실히 성장한 듯ㅋㅋ 이번 경기는 진짜 집중해서 봤네요. 허훈 기록도 멋졌음.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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