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삶, 워킹맘이라는 언덕 위에서 켜는 작은 등불
겨울이 깊어간다. 추위가 유달리 스며드는 계절, ‘워킹맘’이라는 이름으로 하루를 견디는 이들에게 시간은 조금 더 무겁게 흘러간다. 김경하 작가를 비롯한 여러 저자가 엮은 책 『단단한 삶』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제목 안에는 가슴 속 깊은 울림이 담겨 있다. 퇴근 버스 손잡이를 빼앗긴 손으로, 아이의 품에서 잠시 빠져나와 커피잔의 온기로 삶을 잠시 데우는 이들. ‘멘탈 회복 버튼’이라 불릴 만한 한 권의 책은, 그런 일상 속 외로움을 토닥이고자 한다.
사회는 여전히 ‘슈퍼맘’을 외친다. 완벽해야 하고, 빈틈없이 ‘워킹’과 ‘맘’을 오가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빛나는 겉모습 너머 수많은 순간, 흔들리는 심장과 빨아지기 힘든 고민의 그림자가 겹친다. 『단단한 삶』은 그런 내면을 대변한다. 불안을 내면에만 묻어둔 채 살아내기보다, 그것을 말하고, 들추고, 서로의 온기가 머물 수 있도록 글로 이끌어낸다. 이 책은 솔직하다. 누구 하나 완전하지 않은 우리 현실, 그럼에도 버틸 이유를 찾는 사려 깊은 손길이 글마다 묻어난다.
저마다 사연을 가진 워킹맘 6인의 이야기. 누구는 이직을, 누구는 작은 교육의 변화 한 조각을, 또 다른 이는 ‘어떤 날의 눈물’을 담담히 꺼내 보인다. 이 책이 주는 위로는 철저히 생활에 뿌리를 둔다. 아이의 급식을 챙기다 체한 속, 회사에서의 짧은 미소 뒤에 숨은 지친 마음, 그 사이사이 교차하는 책임과 사랑. 산문은 완벽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스스로의 결점을 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단단해지는 것임을 드러낸다. 언뜻 단단하다 말하면 차가운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이 말하는 ‘단단함’은 부드럽게 유연한 힘이다. 상처 위에 덧댄 투명한 반창고처럼, 이질적인 듯 자연스럽게 곁을 내준다.
최근 몇 해 사이, 일과 육아의 곡예를 견디는 이들을 위한 심리·에세이 출간이 좇는다. <엄마라는 소리, 그 무거운 이름> <나는 내가 제일 힘들 줄 알았다>와 같은 책들이 줄지어 등장했다. 하지만 『단단한 삶』은 울타리 안에만 갇혀 있지 않는다. ‘워킹맘’이라는 개인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연결된 하나의 사회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책 속에서는 ‘마음 근력’이란 표현, ‘포기와 용납의 미학’이란 단어가 반복되어 등장한다. 나아가 아이와 나, 가족과 나, 회사와 나 사이에서 결국 내가 길러내야 할 것은 자기 연민이 아닌 스스로에 대한 자비심임을 일깨운다.
울타리 밖을 바라본 시선, 또 다른 ‘돌봄 노동자’들에게도 가닿는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이 반드시 워킹맘일 필요는 없다. 여성, 남성, 혹은 일터와 집 사이 삶의 균형을 꿈꾸는 누구라도 괜찮다. 반복되는 피로에 짓눌린 날,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누군가 내 어깨를 툭 두드려주는 듯한 위로를 받는다. 숨길 필요도, 감추고 꾸밀 필요도 없는 고백들이 모인다. 『단단한 삶』이 따뜻한 이유는 거기서 비롯된다. 말 못 할 아픔보다, 아파도 괜찮다는 동행의 힘.
문화산업 전반, 워킹맘의 성장 서사가 드라마·영화·예능을 맴돈다. 새벽 아침 아파트 불빛, 유치원 앞 가방을 쥔 손, 사무실 복사기 앞 짧은 한숨. 모두가 내일에게 기대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단단한 삶』은 단순한 에세이에 머물지 않는다. 독자의 고단한 오늘을 달래는 무늬로 삶의 결을 바꾼다. 한밤, 잠못드는 마음이 서랍 속 잊혀진 일기장을 꺼내듯, 우리는 또 한 번 자기 이야기를 듣는다. 이 책을 덮는 순간, 삶의 한 귀퉁이가 이전보다 조금 더 유연하게, 그리고 조용히 단단해져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단단한 한 사람이 또다른 누군가의 등불이 되어간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워킹맘=존경… 내 엄마 생각남ㅠ😂
읽어보고싶다!! 제목 너무 공감됨 ㅋㅋ
쉽지 않은 길… 힘이 되어주는 책이네요.
짧지만 따뜻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워킹맘 모두 응원할게요!
헐;; 멘탈회복버튼 그거 꼭 나도 좀 주세요ㅠㅠ ㅋ 워킹맘들 진짜 대단쓰👏👏
ㅋㅋ 난 워킹맘 아니지만 인생 난이도 ㄷㄷ… 멘탈 회복이 아니라 멘탈 새로 장착하고 싶음… 저출산 시대라더니 정작 엄마들은 이렇게 힘들고, 정책은 말뿐이고…이 책이라도 한줄 위로가 되길🙏 얼른 읽고 리뷰 박을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