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다시 찾아온 고물가 시대…소비 트렌드의 변화와 전망은?
무심코 마트 장바구니에 기본 식재료만 담아도 예산 초과가 일상화된 2025년 겨울, 다시 한 번 찾아온 고물가 물결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장바구니 물가만 오르는 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패션, F&B, 문화, 취미까지 소비자의 모든 선택에서 고물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가지지 않아도 예쁘고, 비싼 만큼 오래 입자’라는 신(新) 소비 키워드, 그리고 가벼운 투자 대신 똑똑한 소비를 지향하는 ‘세컨슈머(Second Consumer)’ 패러다임이 지금 이 순간 시장을 바꾼다.
올해 주요 경제지수와 연구기관이 공통적으로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전년 동기 대비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 원자재 가격 인상, 에너지 불안정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대한민국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가격 전략까지도 전면 수정됐다. 마치 리얼웨이와 런웨이의 간극처럼, “할 때는 확실하게, 쓸 때는 제대로”라는 새로운 소비 원칙이 떠오른다.
패션업계 전체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패스트패션’ ‘착한 가격’을 앞세워 초저가·초다량 소비 트렌드를 견인했다면,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모습이다. 2025년 S/S 시즌 키워드는 ‘실속’과 ‘내구성’, 그리고 ‘작지만 강력한 나만의 것’이다. Z세대와 알파세대는 트렌드에 맞춰 옷을 바꿔 입기보다는 중고 리셀, 대여 플랫폼을 더 똑똑하게 활용하거나, 친구들과 한정판 아이템을 공동 구매하는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금융 압박을 돌파한다. 직접 소장하지 않더라도 괜찮은, ‘심플 럭셔리’와 ‘렌탈로 만족하는 소유욕’이 최신 스타일 공식이다.
하이엔드 명품 시장도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 예전엔 브랜드 가치가 절대적이었지만, 이제는 ‘리셀(Resell) 가치’, ‘적중률 높은 한정판’, ‘교환과 대여의 자유로움’이 신소비권력을 대변한다. 사실상 샤넬, 루이비통 등 글로벌 하우스들은 가격 인상과 동시에 시즌별, 지역별로 한정된 컬렉션을 밀어내며 소수정예 시장 전략을 채택했다. 소비자는 ‘사야 할 때 사라’가 아니라, ‘필요할 때 얻는 경험’을 선택한다. 매 시즌 쏟아지는 아이템보다 한 번에 오래 입을 수 있는 울코트, 레더백, 클래식 로퍼가 오히려 새 트렌드로 주목받는다.
MZ세대는 인간관계와 ‘소확행’에서도 양극화 소비 패턴을 보인다. 커피 한 잔, 하루치 도시락조차 카카오톡 비용절감 공유 기능을 꺼내 들고, 명품 카페·데이트·전시 등에는 과감하게 경험투자한다. 최근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조사한 2025년 겨울 소비 트렌드 키워드 1위 역시 ‘경험’, ‘공유’, ‘재화보다 스토리’였다. 이젠 셀프 브랜딩의 시대니까 내 돈이 들어가는 순간마다 ‘나만의 고유성’이 소비 결정에 작용한다.
현실 속 패션산업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수 SPA 브랜드들은 상품의 퀄리티 향상에 집중하거나 단가 인상 없이 소재와 공정을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일부 디자이너 브랜드는 한정 수량 제작 후 커뮤니티 멤버십에 우선 공개, 조기 솔드아웃을 노리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지속가능(ESG) 이슈도 ‘구태의연한 그린워싱’을 넘어 실제적인 리사이클 소재, 에너지 절감 패키지로 변화하는 움직임이다. 패션 SNS에서는 #템플릿리뷰, #착용후기, #중고직구와 같은 해시태그가 화제였다. 공유와 리필, 리셀이 산업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소비자가 더이상 ‘파는 사람’의 언어에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도 단순 광고성 협찬이 아닌, 직접 입어보고 겪어본 진짜 ‘생활 리뷰’를 내놓아야 신뢰를 얻는다.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나 리빙페어 플랫폼에서도 예전같이 “재고떨이”가 아닌, 체험 중심 부스와 친환경 소품 커뮤니티 중심으로 트렌드가 이동했다.
고물가의 시대에 “가성비”는 더 이상 1+1 빨간 딱지에만 있지 않다. 더 오래 입을 수 있는 체크 코트, 한철 유행해도 재사용 가능한 캔버스 백, 그리고 두고두고 쓸 수 있는 다회용 아이템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여러 패션 플랫폼에서 집계한 2025년 하반기 베스트셀러 랭킹에는 이런 제품들이 대거 포진했다. 이와 동시에 소셜 마켓이나 중고마켓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단순 중고거래를 넘어, ‘스토리’와 ‘가치’, 커뮤니티 기반의 판매 방식이 확대되는 중이다.
2025년 겨울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건 딱 하나, 물가의 파도 앞에서도 내 소유의 기준, 취향, 가치관이 흔들리지 않는 명확한 소비. 또렷한 시선으로 산업을 읽고, 세련된 취향으로 오래 머무를 아이템을 골라내는 것. 결국 패션은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식, 개개인의 선택이 만들어낸 집단적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오라희 ([email protected])


정말 부담되네요… 소비 타이트하게 해야할 듯🤔
트렌드 쫓으려다 월급 다 사라지겠어요!! 대여나 리셀 이용하는 게 이제 기본입니다.
옷도 경험도 다 렌탈로 돌려 막기… 이러다 내 인생도 렌탈할 판이네. 이게 선진소비냐?? ㅋㅋ
패션 시장 진짜 리셀/중고로 넘어가는 흐름 뚜렷함ㅋ 유행템은 중고로 풀리고 신상 사는 사람 줄어들듯. F&B도 똑같고 🛒 세컨슈머 확실 트렌드… 진짜 이제 탑브랜드 아닌 이상 버틸 수 없음. 가성비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시대 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