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화된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추가관세 보류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18개월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중국과의 고위급 경제회담 이후, 예정됐던 중국제 반도체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를 유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미중 간 무역 갈등이 2020년대 초반 이후 최대 고비를 맞은 가운데, 양국이 상호 호혜적 국면을 다시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동 결정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단기적 안정과, 글로벌 공급망의 충격 방지라는 명분 아래 이뤄졌다.

미국 행정부는 이번 관세 보류 조치에 앞서 중국산 전기차, 태양광 패널, 배터리 등 첨단제품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규제를 이어가는 국면이었다. 특히 반도체는 첨단 기술경쟁의 핵심 품목으로, 인공지능, 국방, 통신 등 전략적 가치가 높아 미중 양국 모두 양보가 쉽지 않은 분야다. 그러나 미국 내 인플레이션 문제와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경제적 현실, 동맹국들과의 공급망 협력 강화 필요성이 동 조치의 바탕이 됐다.

USTR은 “미국 내 제조업과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결정을 지속하겠지만, 단기적으로 반도체 공급 불안정을 막기 위해 관세 유예를 실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반도체협회(SIA)도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중국과의 무역 마찰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IT 공급망 전반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년여간 미중 무역분쟁은 메모리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설계 등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주요 밸류체인에 큰 부담을 준 바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신속하게 환영 입장을 내놨다. 상무부 관계자는 “협의를 통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글로벌 경제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2025년 초까지 최소 1년 반 동안 중국에서 생산된 반도체의 미국 수출이 급격한 시련 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 내 생산 거점을 유지하고 있는 현실도 일정 부분 고려된 것으로 비춰진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미국 내 IT 제조사들도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이번 정책은 대중 강경론을 내세운 강경파와, 공급망 안정을 중시한 실용파 사이의 절충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내년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경제 안정과 중산층 민심 관리가 정책적 우선순위에 오른 상황에서 나온 조치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로 미국 내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 완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대체 생산지 확보와 R&D 경쟁력 강화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현실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관세 유예가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본질적 완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진단한다. 미국 상무부는 핵심 반도체 장비 및 첨단소재의 대중 수출 제한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미 연방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ACT 및 보조금 정책 또한 미중 첨단기술 분리(디커플링) 전략의 일환으로 인식된다. 다만 공급망 전체가 혼란에 휘말릴 경우, 전세계 IT와 전자산업, 자동자, IoT 등 광범위한 산업군의 피해가 불가피하므로, ‘통제된 유화’ 전략을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른 주요 외신들도 이번 결정을 분석하며 ‘단기 유화, 장기 경쟁’의 이중 메시지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십년간 쌓여온 미중 상호의존성 구조 안에서 급작스러운 탈동조화(디커플링)는 현실성이 크지 않다”며 “양국 모두 경제적 안정 속에서 서서히 기술과 시장을 분리하려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즈, 블룸버그 등 역시 “바이든 행정부가 콘트롤 가능한 범위 내에서 무역갈등 리스크를 조정하는 신호”로 평가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경제권 역시 이번 미중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단기 완화, 소재·장비 분야 변수 등의 영향이 예상된다. 국내 산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의존도는 낮추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따른 기회 요인도 병행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S&P, 무디스 등 해외 신용평가기관들도 반도체 공급망의 단기 정상화 전망에 따라 관련 기업 신용등급 전망을 소폭 상향조정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미중 간 ‘관세 휴전’ 국면은 미국 기술경쟁력 강화 정책과 중국의 내수 확대 및 첨단 산업육성 역량이 맞물리며, 다시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각국 정부, 산업계, 투자자들은 이번 결정을 일시적 안도감으로 받아들이기보다, 18개월 뒤 다시 펼쳐질 수 있는 무역전쟁의 재개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는 예측 불가능한 지정학 변수와 기술패권 경쟁이 지속하는 현실에서 새롭게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안정과 경계, 개방과 통제 사이에서 각국의 전략적 선택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김도현 ([email protected])

약화된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추가관세 보류”에 대한 6개의 생각

  • 18개월만 유예? 결국 시간벌기 약속이네 줄임말로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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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진짜 두 나라 다 힘겨루기 질 안되냐… 우리만 피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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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ar_investment

    휴전이라더니 1년 반 뒤에 또 난리나겠군… 기대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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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진짜 곧 또 난리 날듯요🙃 정치인들 쇼 그만하고 실질대책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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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큰 나라들만 이득 보고, 작은 나라들은 피해 보는 구조네!! 옛날이랑 달라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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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없으면 핸드폰도 스톱~ 게임기회로 땜질해야겠네🤔 정치 싸움에 왜 내 지갑이 얇아지는가🤔미·중 싸움 멈추면 내 인생도 잠깐 유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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