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 장례까지 책임지는 복지 실험…지방행정의 새 판 깔리나

경남 의령군이 전국 최초로 장례비 부담까지 지역 주민에게 전적으로 책임지는 복지정책을 공식화했다. 노인 인구 비중이 40%를 넘으면서, 기존 생계·의료·주거 지원을 넘어 ‘죽음의 존엄’을 공공안전망 안으로 포섭했다. 비슷한 고령화 흐름을 보이는 전국 군단위에서 전례가 없다. 의령군은 2026년까지 ‘의령형 존엄 장례 서비스’를 제도화하겠다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군민 누구나 무의탁·저소득층 조건 상관없이 장례비 전체 혹은 상당부분을 행정이 부담하는 형태다. 실제 시범사업부터 상담 인원, 예산 추계, 실무지침 마련까지 전 과정을 행정주도로 진행하는 점이 특징이다. 애초에 ‘복지=생존’의 틀을 벗어나 ‘삶과 죽음까지 지방정부가 개입한다’는 것은 지방행정의 복지 패러다임에 대한 근본적 문제제기다.

통계청 발표 기준, 의령군은 2025년 현재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42.1%를 넘어 ‘초고령사회’의 첨단에 있다. 매년 인구 1,300~1,400명대 수준에서 고령층 비중이 꾸준히 오르며, ‘단 한 명도 존엄하지 못한 죽음을 맞지 않게 한다’는 기조가 정책 슬로건이 됐다. 과거 노인신체보호/의료지원에서 못나아가던 농촌형 복지모델이, 이제 ‘우리는 장례까지 공공이 맡아야 한다’는 현실적 요구에 당면했다 볼 수 있다.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장례의 공공화가 도입되는 맥락이다.

의령군 안팎 반응은 엇갈린다. 행정 안팎에서는, 예산 문제부터 시범사업 확장 과정서 발생할 주민 반발까지 다양한 변수를 쟁점 삼는다. 이미 2024년 한 해 무연고·저소득층 충당 장례비(1인 170만원 기준)만 2억여원이 집행됐다. 내년 예산은 두 배 이상 증액계획이지만, 군 전체 재정의 5%를 뛰어넘기 시작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군측은 “연 130~150명 수준의 장례 건”을 예측, 사업확대와 장기 재정건전성 균형을 숙제로 남겼다. 보수 주민들은 “사망 이후 지원이 생존 복지보다 우선이면 안 된다”는 입장이고, 진보 또는 실용 지향 주민은 “현실적 필요에 답하는 맞춤정책”으로 높게 평가한다.

중앙정부와 복지부도 의령군 사례를 따로 검토 중이다. 이미 서울 등 대도시서는 공영장례제도가 확대 중이나, 군단위 ‘보편장례’ 정책은 신호탄격이다. 통상 기초생활수급자, 무연고에 한정됐던 지원범위를 2026년부턴 의령주민 전체로 넓혀, 군 재정 자체로 충당한다는 발상이 전국전파 가능할지가 관건이다. 인구 1만 2천~3천명 위급소형 농촌지역에선 복지사각 해소란 상징적 의미도 가지지만, 비슷한 연령대와 재정여건의 타 지역서 ‘의령식 모델’ 당장 베끼기는 녹록치 않다.

정치적으로는 지역정가, 군의회, 행정부가 모두 차기 지방권력 흐름 재편의 실험장으로 보인다. 의령군 단체장의 주요 공약에서 비롯된 이 정책이 선거를 앞두고 주민 결집 내지 갈등 해소 일환으로 작동, 지방선거 공약 제도화 시도 가능성 높다. 현재 군의회 일부 의원, 보수성향 군민은 ‘혈세 누수’로 규정하지만 청년·청장년·진보단체는 오히려 “도전적 패러다임, 실패해도 남는다”는 시각을 보인다. 2025년 기준, 지역 복지관련 예산 대비 장례부담 확대에 불만을 드러내는 세력이 보수층에 쏠려 있고, 국회 인구·농촌정책 분과에서도 ‘의령의 실험’을 실제 전국단위 농촌정책 전환의 단초로 참조 중이다.

권력 지형으로 볼 때, 의령군 단체장과 행정부 고위 라인은 내년 지자체 선거까지 정책 성과를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갈라진 지역사회 분위기 또한 선거전에서 정책효과·재정효율 프레임으로 갈릴 전망이다. 이중 “가족 없어도 국가·지자체가 존엄하게 마무리한다”는 공적책임 강화론, “생존 위주의 복지 우선해야 한다”는 제한적 개입론이 첨예하게 맞붙는 구도다. 중앙정부의 반응, 전국 지자체의 동향, 파생 논점별 실무집행이 내년 공공복지 담론 향배를 크게 가를 변수로 보인다.

2025년 의령발 장례 복지 실험은 시혜적 복지의 전철을 벗어나, 생의 마지막까지 정치의 공식 관리 영역에 포함시킬지를 한국 지방정치가 묻고 있다. 한편 보편복지/선별복지, 보수/진보, 세대 간 책임분담, 주민 의견수렴 방식 등이 뒤얽혀 권력 지형 구도를 더욱 입체화하고 있다. 민주적 정당성 및 재정 건전성의 절충점, 주민 체감인식 변화가 의령식 복지의 전국 확대 여부를 좌우할 것이다. — 윤태현 ([email protected])

의령군, 장례까지 책임지는 복지 실험…지방행정의 새 판 깔리나”에 대한 7개의 생각

  • 이럴거면 세금 더 걷겠다 하지…효율성은 어딨냐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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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무연고 지원이랑 뭐가 다르냐 그냥 이름만 바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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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쯤 되면 복지의 본질이 뭔지 다시 고민해야…세금만 더 낼 각인가🤦‍♂️ 효율성 검증 제대로 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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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도는 알겠는데 실행이 될까? 전국 민원감당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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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없으면 이젠 죽지도 못하겠네… 아니 장례까지 복지라니 급발진 아닌가요? 걍 정치쇼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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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헐;; 일단 시도는 참신함 ㅇㅇ인데 유지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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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nda_laudantium

    장례를 공공재로 취급한다는 건 분명 시대적 변화임. 하지만 비용 계산 제대로 안 하면 전 국민이 피해볼지 모름. 여러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할 땐 필히 예산과 주민의견까지 검증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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