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거부권 해제’…MLB 172홈런 슬러거, 보스턴 대가로 투수 유망주 3명 건네받아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한 번 대형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통산 172홈런을 기록중인 중견 슬러거 해롤드 라미레스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하며, 보스턴은 투수 유망주 3명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라미레스는 최근까지 트레이드 거부권(10-5권)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번 오프시즌을 앞두고 팀과의 협의 하에 거부권을 해제함으로써 이적의 길이 열렸다.
올해 라미레스의 성적은 타율 0.247, 출루율 0.339, 장타율 0.394로 시즌 내내 15홈런 54타점을 기록했다. WAR는 fangraphs 기준 1.6에 머물렀으나 Statcast 지표에서는 땅볼 타구 감소, 평균 타구속도 상승 등 리바운드를 기대하게 하는 신호도 있었다. 지난 3년간 20홈런-80타점에 육박한 일관된 생산력과, 좌익 및 우익수, 지명타자 병행이 가능한 융통성은 현장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보스턴의 입장은 다급하다. 최근 3시즌 연속 5할 미만 승률에 그친데다 장타력 공백이 뚜렷했다. 올겨울 J.D. 마르티네스의 은퇴, 트리스탄 카사스의 무릎부상, 터너의 자유계약 이적 등 전력 이탈이 겹치며 라인업의 화력이 뚜렷하게 저하됐다. 이에 따라 팀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선발한 투수 유망주 3명을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는 모험을 선택했다. 이 중 최고 평가를 받는 오른손 선발 닉 윌튼(AA, K/BB 4.1, ERA 2.91)은 당장 2026년 콜업 후보로 포함된 재목이다. 나머지 2인은 FIP 기반 성장 곡선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AAA 경험이 많지 않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Fangraphs, Baseball Prospectus 등 미국 내 야구 통계 전문지들은 라미레스를 즉각적인 생산성을 가진 ‘융합형 자원’으로 평가했다. 평균 출루율(커리어 0.340 내외)과 영향력을 감안하면 내년 보스턴 타선에서 중위타선 고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트레이드 평가 지수에서는 SP 유망주 셋을 내준 점이 장기적으로 손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2020년 이후 MLB 성적 데이터를 보면, 30대 진입 타자의 WAR 유지율은 맥스 슈어저(예외) 외엔 2년 차에 급락하는 반면 투수 유망주는 매년 1명 이상 리그 평정급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스턴 내부 결정은 프런트 주요 인사 교체와 맞물린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올해 레드삭스는 팀 OPS 0.713(리그 19위), 홈런 수 168개(리그 22위)로 뚜렷한 장타력 부족 문제가 부각됐다. 라미레스의 존재는 클러치 상황(득점권 OPS 0.821)에서 검증된 무게감으로, 당장 다음 시즌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다. 하지만 유망주 3명의 이탈은 마이너 시스템 심화 차원에서 타격이다.
샌디에이고는 장기적인 전력 보강에 주안점을 두었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 불펜은 평균자책 4.32, 세이브율 64%에 그쳤다. 선발/불펜 유연성을 두루 지닌 젊은 투수 확보가 절박했다. 팀은 라미레스의 보장 연봉(올해 1,200만 달러)과 거부권 부담까지 덜어내며, 25세 이하 투수 자원 충원에 집중했다. 특히 번뜩이는 패스트볼+체인지업 콤보를 보유한 우완 윌튼, 좌완 크리스턴의 K/9 타이핑은 구단의 미래리빌드 플랜에 부합한다.
해롤드 라미레스의 커리어는 꾸준하지만, 리그 평균 대비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통산 타율 0.269, 출루율 0.340, ISO(순수장타력) 0.155 수준은 MLB 중위권이다. 다만 외부환경(홈구장, 보호타선)에 따라 장타 지표 변동폭이 컸던 점은 보스턴 입장에선 리스크 요인이다. MLB Statcast 데이터 조회 결과 라미레스의 펜웨이파크 기대 홈런 생산력은 기존 팀 내 타자 대비 플러스 7~9개, 외야 송구 지표(Statcast OAA 기준 -6~+2)는 리그 평균 이하로 분석됐다.
KBO에도 함의가 있다. 최근 SSG·삼성과 같은 리빌딩 중인 국내 팀들이 외국인 타자를 영입할 때, ‘즉시전력화’와 ‘장기 유망주 성장’ 중 무엇을 우선할지 논쟁이 활발하다. 보스턴-샌디에이고 간 트레이드는 이같은 전략적 고민의 복합판이라 할 수 있다. 단기 성과와 미래 성장성이라는 트레이드오프의 전형적 딜레마, 그 결과를 저울질하는 통계와 시장의 기대는 KBO 프런트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팀 성적의 반등을 바라는 보스턴, 내실 강화를 택한 샌디에이고 모두 명확한 전략적 선택을 내렸다. 라미레스의 생산성과 투수 유망주 군단 중 어느 쪽의 미래 가치가 더 클지는 시간이 답해줄 것이다. 야구에서 WAR와 성장곡선이 교차하는 지점, 그 미세한 균형은 올겨울에도 어렵고 흥미로운 난제가 되고 있다.
— 박민호 ([email protected])


판단이 성급하게 느껴짐.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이나 유망주 빼주면 구단 농사는 누가 짓나. 단기 성적이 장기 미래 포기할 만큼 가치 있나 싶다.
유망주 셋 대 슬러거… 위험해 보입니다. 그래도 응원할게요.
보스턴 유망주 나간 거 보고 팬들 멘붕…숫자 보면 라미레스 효과 눈에 확 띄면 좋겠지만, 요즘 WAR 믿다가 뒤통수 많이 맞더라…그냥 너무 빡셈;;
진짜 보스턴 리스크 크다 생각…SP 유망주 3명 희생 이상의 수익 날까? 결과가 너무 궁금합니다.
최근 MLB 트레이드들 보면 즉시전력 투입이냐 유망주 육성이냐에서 구단마다 온도차가 뚜렷한 것 같습니다. 보스턴이 테이블 세터보다는 확실한 중장거리 타자가 필요했던 건 맞지만, 투수 유망주 3명은 상당히 과감한 대가라고 느껴집니다. 장기적으로는 마이너 시스템 약화와 선발진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구단 운영진이 후속 전략까지도 확실히 준비해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