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2026년도 사회적기업 정책’ 윤곽… ‘지속가능성’ 시험대에 올랐다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2026년도 사회적기업 정책 방향’은 현행 사회적기업 지원정책의 궤도를 절반 이상 수정하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정책은 지원 방식의 구조적 전환, 평가 체계의 고도화, 민간–공공 협력의 재구성 등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과도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기업의 자생력 약화와 양적 성장 위주의 정책이 가져온 한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로써 향후 2년간 예산 운용, 평가 체계, 인력 지원 방식 등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핵심은 ‘자생력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기존의 임금 및 운영비 직접 지원 중심 구조로, 사회적기업이 생존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2022~24년간 정부의 사회적기업 지원 예산은 연평균 4200억 원을 상회했으나, 이들이 창출하는 고용의 질‧기업 운영의 지속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노동부는 이 ‘지원→존치→고용보호’의 순환 고리를 끊고, 민간에서의 자본 조달–시장성 확대–공공구매 연계라는 새로운 삼각틀로의 전환을 모색한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직접지원금 지출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되, 사회적 가치 측정과 성과에 연동한 ‘성과 기반 지원’(Pay-for-success) 모델을 도입한다. 이를 위해 노동부는 기존경력 평가 시스템을 성과지표 중심 데이터베이스로 대체하고 민간 벤처·사회적 투자사의 참여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유럽의 사회적임팩트채권(Social Impact Bond; SIB) 등 실험적 모델에서 모티브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민간 자본시장 규모와 리스크 관리 역량의 열위, 금융-비금융 기업 간 정보비대칭 이슈 등 단기적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동부 내부자료에 따르면 최소 2000억 원 가량의 사회적 투자금 유치가 필요하나, 정책 신뢰도 및 민간부문 체계 정비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한편, 사회적기업 인증‧평가 모델에도 중대한 수정이 예고됐다. 현재 사회적기업 인증은 일률적 기준에 치우쳐, 실제로 사회혁신에 기여하지 못하는 ‘형식적 기업’이 상당수 포함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노동부는 계량화가 가능한 사회적성과(Social Outcome) 지표를 중심으로 인증 심사를 다층화하고, 연차별 사후평가 체계를 강화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성과 측정법 개발, 현장 제도의 실효성 확보가 관건이지만, 관련 표준화와 평가 인력 양성의 미비가 병존한다. 결국, 이번 정책의 성공 여부는 현장과 정책당국, 사회적금융기관 3자간의 정보공유 시스템 구축‧실질 평가 인프라 정비에 달려 있다.

공공구매 및 민간시장 연계 확대 역시 주요 축이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이 정부·지자체·공공기관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사회적가치 우선구매제도’ 확대를 명시했다. 2024년 기준 공공기관의 사회적기업 물품·서비스 구매 비율은 2.2%에 그쳤으나, 향후 3년 내 5%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공부문의 ‘의무구매’ 만으로 사회적기업 자립을 유도하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사회적 가치와 시장 경쟁력의 균형 확보 없이 구매 할당 비율이 높아질 경우, 전형적인 관치경제 비판이 반복될 소지가 있다.

사회적기업 인재 육성, 청년 창업 지원도 병렬적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기존 지원대상을 청년 사회혁신가–지방 소셜벤처 등으로 확장하고, 디지털 역량과 글로벌 시장 진출 역량을 지닌 기업에 가점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사회문제 해결능력·혁신성을 갖춘 창업 유도라는 중장기 정책 방향을 대변한다. 반면, 2019~2024년간 청년 대상 사회적경제 지원사업의 실제 창업 유지율은 35% 내외에 머물렀고, 폐업률 역시 평균 20%를 상회했다. 정책 지원의 물적 투입뿐 아니라 경영·사업모델·네트워킹 등 질적 지원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현장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정책 변화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중앙정부–지방민간네트워크 간 협업 체계도 도마 위에 오른다. 지방별 사회적경제 조직 간 양극화 심화, 중앙정책의 일방향 집행 등 기제로 인해 그동안 정책 효과의 공간적 불균형이 뚜렷했다. 노동부는 정책구상 단계부터 현장 프로젝트 참여, 민간부문 자문망 확대를 추구한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실행안은 미정이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정책 발표–지침 전환–예산 조정’의 관성적 순환을 효과적으로 중단할 수 있을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궁극적으로 이번 노동부 정책은 사회적기업의 근본적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해 지원 방식, 자본조달, 평가구조, 생태계 협력까지 폭넓은 구조 개편을 예고했다. 그러나 새 정책이 실질적으로 성공하려면 공공지원 축소에 따른 자생력 시험, 체계적 시장 연계, 균형잡힌 성과 측정과 현실적 인센티브 설계가 수반되어야 하며, 정책 시행 과정에서의 유연성과 지속적 피드백 체계 마련이 절대적이다. 외면하기 어려운 점은 이미 사회적기업계 내부, 그리고 예산 집행 라인마다 ‘이념·구호 중심 정책’ 대 ‘현실 맞춤 혁신’ 간 충돌이 재연될 조짐이라는 점이다. 정부의 이번 개편 의지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현장성과 데이터, 민간 주체의 자율성 보장이 실질적으로 녹아든 세부 실행 계획 수립이 동시에 진행될 수밖에 없다. 지속가능한 사회혁신 생태계로의 진전, 그 첫 단계의 관문에 2026년도 사회적기업 정책이 서 있다.

— 유상민 ([email protected])

고용노동부, ‘2026년도 사회적기업 정책’ 윤곽… ‘지속가능성’ 시험대에 올랐다”에 대한 3개의 생각

  • 정부 정책이 바뀐다지만, 결국 현장 실무자들은 또 혼란만 겪겠네요. 민간 주체 자율성은 늘 강조했는데, 실제로는 중앙에서 기준만 더 엄격해지는 느낌입니다. 최근 사회적기업 시장의 흐름 자체도 불안정한데, 지원금 축소랑 공공구매 확대가 제대로 현장까지 내려올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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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책 들을 때마다 한숨부터 나옴ㅋㅋ 앞서 말한 분들처럼 실효성, 지속성 이게 제일 큰 문제죠. 구체적으로 실행방안 좀 더 밝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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