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우주를 품고 있다, 영화 ‘척의 일생’
척의 삶은 지구 한복판이지만, 사실 모두의 안에는 무한한 우주가 산다. ‘척의 일생’은 멀티버스, SF, 환상 같은 트렌드 대신, 사람 내면 그 자체를 파고든다. 진짜 마음을 꺼내 놓으라고 하진 않는다. 그냥, 있어 줘. 관객한테. 부담 없이. 영화는 척이라는 평범한 남자의 하루를 포장지 하나 안 씌우고 보여준다. 유행 장르처럼 대단한 기믹은 없다. 대신 그냥 평범함 그 자체. 그런데 이상하게 한번 보면 자꾸 생각난다. 아주 평범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척. 점심 도시락도 평범. 버스 타고 일하러 가는 풍경도 평범. 대사도? 크게 감동 주려는 게 아니라, ‘어, 저거 내 얘긴데?’ 하는 느낌. 이 점에서 이미 영화의 반은 성공. SNS 시대, 카드뉴스처럼 누군가의 평범함이 밈이 된다. 그런 느낌. 덜어낸 서사, 담백한 영상미. 미장센도 대단치 않은데, 담백하게 남는다. 이런 심플함, 오히려 더 집중하게 만든다.
최근 국내외 영화들의 흐름을 보면 화려한 CG, 대형 프랜차이즈, 자극적인 전개가 중심이었다. ‘척의 일생’은 반대로 간다. 미국 독립영화 감성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딱 맞는 이야기 구조다. 캐릭터의 내면을 쪼개 보려는 연출 대신, 그저 두 눈을 따라가고, 척의 망설임에 따라 숨 쉬면 된다. 뻔하지 않지만, 누구나 겪을 법한 순간들만 쌓여 있다. 최근 ‘플로리다 프로젝트’나 ‘나의 작은 시인에게’류의 감성에도 가깝다. 관객이 직접, 자기 인생의 일부와 자연스럽게 겹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 누구의 일상에나 있을법한 고민, 우울함, 조용한 희망. 척의 하루에도 작은 위기들이 스며든다. 그런데도 ‘큰일’은 터지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지나치는 순간들. 툭툭, 살다 보면 자주 오는 그 느낌. 이 영화가 내세우는 ‘우주’는 거창한 은하계가 아니라, 각자 마음속 깊이에 있다. 영화 내내 특별할 것 없지만, 그 소박함에서 위로받는 순간. 관객은 결국, 척의 하루를 따라 자기 마음을 돌아본다.
음악도 과하지 않다. 반복적이고 절제된 사운드트랙. 우리 일상에 깔려 있는 백색소음 같다. “멋진 사운드트랙!” 이런 감탄보단, “저녁에 카페에서 들으면 좋을 듯” 한 그 질감. 배우들의 연기도 힘이 빠져 있다. 캐릭터의 감정을 ‘치장’하지 않고, 실제로 방금까지 우리 옆자리에서 일하다 온 사람 느낌 그대로. 영화가 끝나도 여운이 많이 남는다. 별다른 해답도, 교훈도 없다. 하지만 ‘나의 우주’에 대한 한 문장이 또렷하게 박힌다. 어쩌면 현대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삶이 너무 빠르고, 정신없이 변하는 지금. ‘척의 일생’은 의외로 쉼표 같은 영화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피드 넘기면서 스킵했던 아무 날의 기록들. 무심히 지나쳤지만 내 마음 어딘가에 남았던 감정들. 딱 그런 영화. 요즘 대세 영화들이 긴박하게 달리는 와중에 가볍게 쉬어가고 싶거나,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추천. 그래픽 과부하에 지친 눈도 쉬어간다.
비슷한 감성을 건드는 해외 작품들이 마니아 층을 타고 역주행하는 걸 보면, ‘척의 일생’도 소수의 입소문을 중심으로 호불호가 확실할 듯하다. 빠른 전개, 큰 반전, 명쾌한 결말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심심하게 느낄 수도. 시각적 임팩트, 소리의 폭발 이런 것보단 삶의 틈새, 적막, 잔잔한 유머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조용한 침투력’이 있다. 극장 나와서 딴 생각하다가도, 척의 표정 하나, 툭 던진 말 한마디가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 트렌디한 영상미 대신, 일상 자체가 영화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 누군가의 반복되는 하루도 들여다보면 우주만큼 깊을 수 있다. 영화관을 나와도 내 하루와 연결되는 이상한 경험. 그래서 이상하게 보고 나면 누군가와 ‘오늘 어땠어?’ 하고 가볍게 묻고 싶다. 척의 시선, 그 단순함이 새로운 공감대를 만든다. 오랜만에, 화려하지 않은 영화가 조용히 마음을 어루만진다. 우리의 우주, 매일 열리는 그곳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 남도윤 ([email protected])


와!! 진짜 이런 영화가 나오는 게 신기하다!! 다들 척의 평범함 얘기하는데, 사실 그런 일상이 가장 힘들기도 하지 않나요!! 진짜 찐공감!! 꼭 보러갈래요!! 빨리 보고 싶다구요!!
가끔 이런 영화도 필요하죠…
결국 또 평범함 찬양 영화. 이런 류 자주 나오는데, 과연 남들 다 좋아할까 싶다. 하루하루 지겹게 사는 사람한텐 그냥 더 지겨울 듯. 욕심 안 내는 것도 능력인가? 반대로 보면 대충 만든 느낌도 듦.
뭐야 이거🤔 대박 감성 폭발이라고 말하는데 실제론 맨날 같은 일상… 나만 심심함 느끼는 건가?🤔🤔
웃긴 건 평범한 영화라 해놓고 다들 애써 의미찾기 바쁨. 대중적인데 왜 소수만 공감하는지도 묻고 싶네. 결국 아무 말도 없는 영화 아닌가 싶음.
심플해서 좋은 듯. 근데 심심하면 책임 누가…?
마음의 평화 필요할 때 이런 영화 최고죠. 소소한 감정들이 쌓인다는게 과학적으로도 정신건강에 좋다더라고요. 꼭 보면서 감상 남길게요~
심심하지만 따뜻한 영화군요🤔 소박한 일상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보세요! 영화관에서 나와도 내용이 오래 남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