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거부로 드러난 한국 정치의 구조적 한계
정치 구도의 경직성, 그리고 ‘다수결’이라는 이름 아래 꽃피우는 의회 독재, 이 두 가지는 현행 대한민국 국회를 관통하는 피할 수 없는 모순이다. 2025년 12월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또다시 그 민낯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국회의장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본회의 ‘사회(司會)’ 직무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그의 논리는 단순했다. “악법을 만드는 데 협조할 수 없다.” 절반은 명분이고 절반은, 정치적 전략이다. 본지에서 추적한 바대로 주 의원의 거부는 단일 해프닝이 아니다. 이미 몇 차례 반복됐고, 최근 ‘노란봉투법’ 비롯해 노동, 방송, 사법 관련 법안이 야당 단독 표결로 처리되면서 그 빈도와 강도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타임라인’을 정밀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의회 운영의 절차적 중립성이라는 오랜 관행은 잠시 멈췄다.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은 “합의 운영을 위해 여야 부의장이 교대로 본회의를 진행하겠다”고 요청했지만, 주 의원은 끝내 단상에 서지 않았다. 고의적 ‘의장 사회 거부’의 그늘 아래, 송곳처럼 드러난 건 실상 두 가지다. 첫째, 진행을 거부하며 소수당이 ‘다수당 독주’에 정면 저항했다는 점. 둘째, ‘법’이라는 규범이 사실상 정파 논리에 의해 유린당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그 날, 본회의장에서 쟁점이 된 법안은 대체로 야당 주도 하에 신속 처리된 안건이었다. 특히 국민적 쟁점인 ‘노란봉투법’, ‘방송법’ 등이 쏟아져 나왔다. 야당 연합은 ‘민생’과 ‘개혁’을 이름으로 내세웠으나, 소수당은 이 법안들이 사실상 ‘여당 무력화’라는 프레임으로 작동한다고 주장한다. 주호영 의원이 “악법”이라고 한 강도 높은 표현의 본질은, 다수당이 입맛대로 처리하는 ‘합의 없는 입법’에 대한 극한 반동이다. 그러나 이것이 곧바로 ‘악법’이란 프레임으로 고착화되고, 의회 내 갈등구조는 더욱 격화된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구조가 있다. 국회의 본질은 다원적 대의에 있다. 그러나 공고한 양당 구도, 거대 정당의 거침없는 단독 처리, 상대 정당의 제도적 저항까지. 검사출신, 법률가 출신 정치인들이 다수포진한 현행 국회에서 ‘절차적 정당성’은 공허한 명목에 머무른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존재감 강화를 위해, 의장 사회 거부와 같은 극단적 수단을 동원한다. 반면 야당은 ‘민주적 다수결’을 쉴 새 없이 앞세운다. 이 균형의 붕괴는 고스란히 사회적 신뢰 저하와 연결된다.
주호영 의원의 행태는 적잖은 비판을 받는다. 회의 진행 거부가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 유기에 해당한다는 점, 그리고 민주주의적 절차를 무시한다는 지적은 충분히 근거가 있다. 동시에, 여당 또한 대안 없는 반대에 그친다는 비판을 비켜가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단순히 ‘막장 정치’로 치부하는 데서 멈춰선 안 된다. 더 심각한 것은 거대 양당제가 만들어낸, 구조적 협치 불능과 대화 실종이라는 점이다.
국민은 점점 더 정치에서 멀어진다. 민생법안이든, 그 무엇이든 ‘힘의 논리’가 판치는 국회를 보는 시민의 피로감은 이미 임계치에 도달했다. 야당 단독 법안 처리 – 사회 거부 – 국회 파행. 이 반복적 타임라인은 이미 21대 국회 내내 이어져왔고, 그 주기는 점점 짧아진다. 정치권의 위기 진단은 허울에 그칠 뿐, 현실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눈을 돌려보면, 법은 결국 권력의 결과다. 그리고 그 권력에 동원되는 수단이 곧 ‘절차’다. 누가, 어떻게, 어떤 논리로 사회를 거부하는지, 그리고 다수당이 얼마나 성숙하게 반대 목소리를 수용하는지. 이 모든 것에는 ‘책임’이라는 두 글자가 사라져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는 “다수가 곧 정의”라는 오만과, 소수가 할 수 있는 모든 ‘제도적 저항’이란 무책임, 양쪽 모두에 큰 상처를 남긴다.
이 사태를 방치하는 한, 유권자와 정치는 계속 평행선을 달릴 뿐이다. 국회, 구태를 넘어서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절차적 정의’를 되살리는 강한 제도 개혁이다. 그것이 국회의 구조적 비리를 뿌리 뽑는 첫걸음이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진영 논리에 빠져서 제대로 된 정책 합의는 사라진 지 오래. 사회 거부라니 이젠 코미디다. 밥값하는 의원 보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다니. 국민이 무서워해야 바뀌나? 🤦♂️
악법 타령 ㅋㅋ 일 안 하고 명분만 챙기네. 국회 존잼이다 ㅋㅋ
협치가 실종된 국회, 국민 눈높이는 점점 더 낮아집니다. 힘의 논리로만 가는 정치는 신뢰를 잃기 마련인데 다들 언제쯤 정신차리실지 ㅋㅋ
이러고 월급은 꼬박꼬박 타가겠지? ㅋㅋ 참 편한 직업이다
정치인들만의 세상…아무리 봐도 오늘도 연극 한 편 본 느낌. 국민? 그저 관객일 뿐. 이번 일도 결국 바뀔 건 없다에 내 한 표
지금 국회 상황 보면 그냥 양진영 다 나가서 밭일이나 하지 왜 정치한다고들 애써 ㅎㅎ 악법·선법 구분조차 이미 자기 진영논리로 뒤덮인 지 오래. 진짜 민주주의 제대로 하려면 국회부터 싹 뜯어고쳐야지. 한심해서 말이 안 나온다!!
실질적으로 사회 거부는 명백한 직무 유기입니다. 의회 정치에서 소수당의 견제? 동의합니다. 하지만 의회 내 절차적 정의와 책임의식은 어디로 갔습니까. 다수당의 독주니 악법이니 외치면서 정작 자신도 구조적 모순의 일부라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 반복되는 사태가 고쳐지지 않는 한 정치로부터 국민의 신뢰 회복은 요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