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수가 인상과 사법 리스크 완화, 근본 해법 논의 절실
국내 주요 환자단체들이 건강보험 체계 내 필수의료 영역의 수가 인상과 의료인 대상 사법 위험 완화를 요구했다. 최근 연말로 접어들며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이 반복, 장기화되고 있는 필수의료 인력 부족 사태의 근간에는 현장 의료진이 감당하는 낮은 진료 수가와 의료사고에 따른 처벌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진단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대한환자단체연합회 측은 “중증응급환자들도 적시에 치료받지 못하는 현실”을 들어,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을 지양하고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개선에 유기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필수의료란 응급·중증·외상 등 국민 생명과 직결돼 방치할 수 없는 분야의 진료를 의미한다. 최근 응급실,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계 진료과에서 의료인력이 지속적으로 이탈하면서, 수도권은 물론 지방 중소도시까지 환자 이송 및 진단 지연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등 관계부처가 내놓는 수급안정 대책은 주로 의료인 ‘공급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으나, 환자단체들은 실질적 ‘현장 보상’ 조치가 근본 대책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환자단체들은 현행 진료 수가가 중증환자 치료 수행 인력 및 기관의 부담을 적절히 보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주치의, 전공의 등 필수의료 인력은 근무강도가 높고, 응급상황 대응은 상시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관련 수가는 노동 강도 및 위험성을 합산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여 젊은 의사들이 해당 진료과 기피, 이탈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의료사고 발생시 형사 처벌 또는 민사 소송 부담이 개인 의료진에게 집중되는 점도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의료법 및 사고처리법 관련 판결과 수사 자료를 보면, 의료사고에서 의료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에도 실형 및 면허 취소 위험에 노출됐다.
해외 주요 국가들의 사례와 비교해볼 때, 필수의료 인력에 대한 인센티브 및 사법 리스크 보호는 이미 사회적 합의의 범주에 들어 있다. 영국, 독일, 일본 등은 응급·외상 분야 전문의 등에게 기본 급여 외 별도 ‘공공 의료 수당’을 지급하고, 의료사고에 대한 특별보험 또는 형사 면책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 특히 일본은 2016년 의료인 과실치사 사고에 대해 우선적으로 민사·행정 판정 경로를 적용, 업무상 중대한 고의가 아니라면 형사 처벌 범위를 최소화했다. 국내 의료계에서도 이미 유사 입법 도입 주장이 활발하지만 여론 및 정치권 반대에 부딪혀 진전 속도가 느리다.
이날 환자단체 요구의 배경에는 ‘필수의료 붕괴’ 현실이 이미 생활 구석구석까지 파급되고 있다는 위기감도 반영됐다. 지난 12월 초 서울 및 경기권 대형병원 응급실 대부분에서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소아 응급상이 ‘수용 불가’ 통보가 이어지면서 도심 외곽과 지방권 이송 환자가 급증했다. 소청과, 산과 등 생명과 직결되는 과 업무가 사실상 계약직 또는 파트 근무 체계로 전환, 진료 가용시간이 축소되는 일도 늘어났다. 환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의료 서비스 질 저하를 넘어, 언제 어느 가족이 의료공백 피해자가 될지 알 수 없는 불안정한 환경에 노출된 셈이다.
실제 현장의 의료진도 구조적 위험을 토로한다. 대학병원 전임의 A씨는 “지금은 환자 살리려고 최선을 다하다가도, 한순간의 상황에서 형사 고발이나 손해배상 소송을 각오해야 한다”며 “이번 한겨울처럼 감염병 확산기에는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극단적 부담버티기에 내몰린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은, 일선 의료인 이탈과 전공의 지원 기피로 직결되어온 주 원인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응급실·중환자실 등 주요 필수의료 인력 및 기관에 대한 ‘한시적 수가 인상’ 및 국고보조책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단체 및 일선 의료계는 이 같은 한시적 대증요법보다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개선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개인 의료진 과실에 대한 무차별적 처벌을 멈추고, 명확한 입증기준·의료분쟁조정 기준 마련 등 사법 리스크 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의 관련 법 개정안 심의도 표류 중이며, 전문가단·환자단체·의료계가 실질적 운영권을 가진 분쟁조정위원회를 별도로 신설하자는 요구도 나왔다.
의료 민원과 환자 불만, 현장 의료인 기피 모두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정치권, 의료계가 근본적인 정책 합의와 실행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필수의료 체계 붕괴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일시적 지원이나 구호 차원의 방책이 아니라, 현장 중심의 실질적 인센티브와 보호, 그리고 국민적 이해·합의를 유도하는 거버넌스 혁신이 필요하다.
필수의료 현장의 허심탄회한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과, 이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적 노력이 시급하다. 현장 의료진과 환자, 그리고 각계가 다시 한번 변화와 연대를 요구할 시점이다.
— 이현우 ([email protected])


이 문제가 해결될 거 같진 않은데?🤔 맨날 말뿐…
이런 현실을 보면 사회적 합의와 구체적인 개혁 의지가 절실하다고 느껴집니다. 응급 상황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논의가 더 활발해지길 바랍니다.
…환자랑 의사 둘 다 불만이면 누가 이기나 보자… 그냥 복지부가 제일 이득?
응급실 가봤는데 대기도 길고 정신도 없더라고요. 정책이 현장에 얼마나 뿌리내릴지 궁금하네요.
뭐가 변한 게 있어야 믿지 ㅋㅋ 정책만 반복이지 맨날